S STORY 

신장질환 앓고 있다면 

약은 함부로 먹으면 안 됩니다  

진심 담아 적극적 치료와 관리 강조하는 신부전 치료의 명장, 김범석 교수 


콩팥(신장) 하나는 어른 손바닥 안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다. 길이는 10cm, 너비는 5cm이고, 3cm 정도의 두께다. 꽤 작지만 이 장기가 하는 일은 어마어마하다. 노폐물 정화, 혈액 속 물과 전해질의 비율을 조절하는 삼투압조절기능, 혈압조절기능 등이 콩팥의 주요 임무다. 이 콩팥을 통과하는 혈액은 하루에 무려 약 200리터. 문제는 이렇게나 중요하고 많은 일을 하는 이 장기에 손상이 생기면 대부분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신장질환은 상당히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고, 한 번 손상이 시작된 신장은 점점 나빠져 나중에는 투석이나 이식이 필요합니다.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지요.” 신장질환 치료의 권위자 김범석 교수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환자들은 특별히 잘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디터 이나경 포토그래퍼 최재인

김범석 교수 프로필 바로가기 


콩팥은 작지만 참 많은 일을 하는 장기군요. 손상 후엔 회복이 안 된다니 놀랍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대해서는 환자들이 질환 정보, 위험성, 관리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는 반면, 콩팥병은 매우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잘 모르는 분이 많습니다. 혈당이나 혈압은 즉각 수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콩팥의 문제는 그렇지 않거든요. 증상이 없어서 병원에 오시는 일도 늦습니다. 콩팥은 장기 조직의 특성상 손상을 받으면 회복이 거의 안 됩니다. 콩팥을 구성하는 단위인 네프론이 한쪽 콩팥에 100만 개 이상 있는 데, 병이 진행될수록 일하는 네프론 숫자가 줄어들고, 이렇게 죽어버린 네프론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신장질환의 치료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신장염 같은 경우, 유전적인 특성이나 환경적인 문제, 생활패턴 등이 모두 연관되어 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발병 기전이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모르니 완전히 없앨 방법도 없는 상황이죠. 과거에 비해 연구를 통해 상당 부분 밝혀내긴 했지만, 여전히 완벽하게 확인할 수 없는 병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염증을 가라앉히고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주력하는 편입니다. 병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도 진행을 늦추는 치료들이 많이 나와 있으니, 환자들은 자신의 병과 친해지도록 노력하고 주치의와 잘 상의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치료를 받느냐, 안 받느냐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그래서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시라고 권합니다.


환자들은 치료 과정이 언젠가는 투석으로, 또 신장이식으로 이어질 거라는 점에서 두려움이 클 것 같습니다. 

말기신부전 환자들은 아무래도 ‘말기’에 초점을 두니까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크게 불안해합니다. 아예 “죽어도 투석이나 이식은 하지 않겠다”고 작심하는 분들도 있고요. 그럴 때 저는 치료는 장기로 뛰는 경주이며, 환자는 지금 종착역에 오신 것도 아니고, 여행이 끝난 것도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자동차 여행에 견준다면, 지금은 타던 자동차에서 내려 다른 차로 갈아타고 여행을 계속하는 시점이라고 설득합니다. 그런 설명과 상담을 통해 이식을 받은 분들은 대부분 “하기를 참 잘했다.”, “그전에는 어떻게 견디고 살았는지 모르겠다”라면서 매우 만족합니다.


질환의 특성상 환자들은 거의 평생에 걸쳐 교수님을 만날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도 많으실 텐데요. 

전공의 1년 차 때, 중환자실에서 의식도 거의 없는 환자를 한 달 반 이상 집에도 못 가고 돌본 적이 있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가 중증으로 진행된 상태였어요. 저랑 나이가 비슷해 마음이 많이 쓰였는데, 다행히 의식을 찾고 잘 퇴원해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그후 외래에서 그분을 콩팥병 환자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분은 10년 정도 치료를 받다가 신장이식까지 받았습니다. 그분이 사경을 헤매던 젊은 시절에 만나 살아나는 모습을 봤고, 또 콩팥병으로 치료받으며 이식을 통해 다시 건강해진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 20년 전에는 스무 살 정도 된 청년이 급속진행사구체신염(RPGN)으로 신장기능이 10% 남짓 남은 상태로 이송돼왔는데, 면역억제치료를 시행해 몇 달 후 청년의 신장기능이 약 60%까지 회복되었습니다. 지금은 신장기능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투석이나 이식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때 치료가 조금만 늦어졌더라면 그때부터 투석하며 그 환자의 인생은 좀 어려워졌겠지요. 대기업에 취직하고 결혼해서 아이 낳고 잘 사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의사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신장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 가장 강조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제발 의사랑 상의하지 않은 약은 절대로 먹지 말라고 합니다. 약국에서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이나 소염진통제 같은 것들이 콩팥병 환자들에게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약을 먹었다는 사실조차 의사에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같은 지병을 가진 분 중에는 관절이 안 좋아서, 허리가 아파서 등등의 이유로 소염진통제를 아무렇지도 않게 장복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광고에 많이 나오는 감기약 중에 코가 시원하게 뚫린다는 약에는 혈관을 수축시키는 에페드린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혈관 수축이 콩팥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콩팥이 안 좋은 분들은 주의해야 합니다. 콩팥 수치가 괜찮았던 환자가 안 좋아졌을 때 꼬치꼬치 물어보면 감기약이나 소염제를 오래 먹었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년 이상 의업의 길을 걷고 이제는 지천명의 나이를 지나셨습니다. 환자를 대하는 마음이나 후배들에게 주는 조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환자들도 천차만별이라 저에게 힘을 주는 분이 있는가 하면, 힘들게 하는 분도 있지요. 교수가 된 지 얼마 안 되어 어떤 분이 진료실에서 저를 좀 힘들게 했는데, 다음 환자를 볼 때 그 감정이 남아 있는 제 모습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 임상의사라면 절대 있어서 안되는 태도지요. 그래서 환자 한 분 한 분을 볼 때 제 감정을 초기화하려고 노력합니다. 거창한 진료철학보다 제 진심이 느껴지도록 진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금 나와 독대하고 있는 그 순간, 환자가 제대로 대우받으면서 치료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말이죠. 환자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고요. 후배 의사들에 게도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하며 환자들에게 옳은 행동을 하는 의사가 되라고 강조합니다.


관심을 갖고 계신 주제와 앞으로의 연구과제에 대해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장기이식은 성공률과 생존율에서 괄목한 만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완벽함까지 이르려면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신장 손상을 막기 위한 약제와 관련해 장기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치료법을 찾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종이식 연구입니다. 안타깝게도 국내에 신장이식을 기다리며 대기 중인 환자가 10만 명 이상입니다. 사람의 장기가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돼지의 장기를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만성질환이 결국 장기의 섬유화로 이어져 문제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신장의 만성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와 진단법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신부전 치료에서 여러 약제들이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결과들이 나와 있고, 과거에 비해 유용한 약제의 종류와 숫자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투석이나 신장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의 발전은 매우 우수합니다.

 투석의 5년 생존율은 약 70-80%, 신장이식에서는 10년 생존율이 약 90%에 이릅니다. 

신장조직의 손상된 부분은 대부분 가역적인 회복이 어렵지만, 이런 지표들은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하면 된다는 희망을 보여줍니다.


명의의 특강

만성신부전

생각보다 흔하고 심각한 만성질환, 신장 건강 지켜야 전신 건강 지킨다   

만성신부전은 진행되면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지만, 안타깝게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으로 신장질환을 예방 및 관리하고,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 의료진과 상담하도록 한다.

글 김범석 교수(신장내과)


만성신부전 환자가 많아지는 이유

만성신부전은 신장기능이 점진적이고 비가역적으로 저하돼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해 체내 노폐물과 수분을 조절하는 데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만성신부전의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고령화, 당뇨병과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1%가 말기신부전으로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빠른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만성신부전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조기 진단과 예방, 적절한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만성신부전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으나, 신장기능이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하면 피로, 식욕부진,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병이 진행되면 부종, 고혈압, 소변량의 변화, 야뇨증 등이 발생하며, 말기에는 심각한 전신 증상이 나타납니다.


사구체여과율, 크레아티닌 수치, 단백뇨와 혈뇨 

만성신부전은 주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가장 중요한 지표는 사구체여과율(GFR)로, 신장이 혈액을 여 과하는 능력을 수치로 나타낸 것입니다. 사구체여과율이 정상 수치(90mL/min/1.73m2 이상)보다 지속적으로 낮게 나타나는 상태가 3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크레아티닌 수치는 신장기능을 평가하는 또 다른 중요한 지표로, 혈액 내 크레아티닌 농도가 증가할수록 신장기능이 저하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변검사로 단백뇨(소변 내 단백질의 양)와 혈뇨 여부를 확인해 신장이 손상되었는지 알 수 있으며, 이는 만성신부전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진단 지표가 됩니다. 초음파, CT 등의 영상검사도 신장의 구조적 변화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검사를 통해 만성신부전의 유무와 진행 상태를 평가하고, 조기 치료와 관리 계획을 수립합니다. 


신장기능 저하로 다양한 전신 합병증 유발

만성신부전은 신장기능 저하로 인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신장에서 생성되는 에리트로포이에틴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빈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피로감과 운동능력 저하를 초래한다. 치료로는 에리트로포이에틴제제 투여와 철분 보충이 필요합니다. 

비타민D 활성 저하와 칼슘-인 대사 이상으로 신성 골이영양증이라는 뼈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 뼈 통증, 골절 위험이 증가한다. 뼈 합병증은 칼슘 보충제와 활성형 비타민D 제제 투여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은 만성신부전 환자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다.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이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혈압과 지질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고칼륨혈증은 심장 부정맥을 유발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면역력 저하로 감염 위험이 높아지며, 피부 가려움증, 수면장애, 신경계 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합병증은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적절한 치료가 중요합니다. 


혈당과 혈압 철저히 관리해 신장 손상 최소화 

만성신부전의 치료 목표는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당뇨병, 고혈압 등 원인 질환의 철저한 관리가 필수입니다. 

우선 혈당을 엄격하게 조절해 신장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극적인 식이요법, 운동, 약물치료를 통해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해야 합니다. 혈압 관리는 신장 손상을 방지하고 심혈관계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중요하며, ACE 억제제나 ARB 계열의 약물이 주로 사용됩니다. 

최근에는 SGLT2 억제제라는 새로운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에서의 포도당 재흡수를 억제해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신장 내압을 낮추고 염증 반응을 줄여 신장 보호 효과를 나타냅니다. 여러 임상연구에서 SGLT2 억제제가 만성신부전의 진행을 늦추고 심혈관계 합병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비스테로이드성 미네랄코르티코이드 수용체 차단제인 피네레논에서 신장 및 심혈관계의 보호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피네레논은 염증과 섬유화를 억제해 신장기능의 저하를 늦추며, 최근 임상연구에서 만성신장병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유의한 효과를 보여 사용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백뇨 감소는 신장기능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단백뇨를 줄이기 위해 ACE 억제제나 ARB를 사용하고, 식이 단백질 섭취를 조절한다. 고지혈증 관리는 동맥경화를 예방하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신독성 약물의 사용을 피하고, 약물 복용 시에는 의료진과 상의해 신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정기적인 신장기능 검사를 통해 질병의 진행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치료 방침을 조정해야 합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접근을 통해 만성신부전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생활습관 관리 선택 아닌 필수!  

올바른 생활습관은 신장의 부담을 줄이고, 혈압과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신장 건강을 보존하는 데 기여합니다. 특히 식이요법은 질병의 진행을 늦추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정기 검진을 통해 신장기능을 모니터링하고,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합니다. 


단백질 섭취 제한

 단백질 섭취는 신장에서 생성되는 노폐물의 양을 증가시키므로, 적절한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그러나 단백질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 있어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균형 잡힌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 


나트륨 섭취 제한

 부종과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 국물 음식, 가공식품, 염장식품, 소금기가 많은 음식은 피한다. 


칼륨 섭취 조절

 고칼륨혈증 예방을 위해 콩이나 두유 를 비롯한 견과 제품, 바나나, 감자, 토마토 등 칼륨이 많은 식품에 주의한다. 


인 섭취 제한

 고인산혈증과 관련된 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유제품, 콩류, 견과류 등의 섭취를 조절한다. 


수분 섭취 조절

 개인의 소변량과 부종 상태에 따라 수분 섭취량을 조절한다. 과도한 수분 섭취는 부종과 혈압 상승을 유발하므로 의료진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알코올과 카페인 제한 알코올과 카페인은 신장에 부 담을 줄 수 있으므로 섭취를 제한하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금연 흡연은 신장 혈류를 감소시키고 질병의 진행을 촉진하므로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 


Zoom in 말기신부전 환자를 위한 신대체 요법 - [성공적 신대체 요법, 조기 준비와 계획이 중요하다]

말기신부전은 신장기능이 극도로 저하되어(사구체여과율, GFR < 15mL/min/1.73m2) 신체 내 대사 노폐물과 수분 조절이 불가능한 상태를 의미한다. 이 단계에서는 요독증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피로나 구토, 식욕부진, 호흡곤란, 부종, 신 경계 이상 등이 발생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로 진행되므로 신대체 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신대체 요법은 손상된 신장기능을 대체해 체내 환경을 정상화시키는 치료법으로, 크게 투석과 신장이식이 있다. 신대체 요법을 선택할 때는 환자의 신체 상태, 생활 방식, 선호도 등 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 조기 준비와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석 : 혈액에서 노폐물과 과잉 수분 제거 

투석은 신장이식과 달리 기증자 없이도 즉각적인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 시간과 빈도에 따라 생활에 제약을 받는다. 또 식이와 수분 섭취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하며,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다. 무엇보다 투석으로는 신장기능을 완전히 대 체하지 못하므로 장기 생존율이 이식에 비해 낮다. 

혈액투석 투석기(인공 신장기)를 이용해 환자의 혈액을 정화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주 3회, 회당 4시간 정도 병원이나 투석센터에서 진행된다. 혈관접근로(동정맥루)를 만들어 혈액을 원활히 순환시킨다. 치료 효과가 높고 관리가 용이하지만, 치료 일정에 따르는 생활 제약이 있다. 

복막투석 환자의 복막을 여과막으로 이용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투석액을 복강 내에 주입하고 일정 시간 후 배액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자동화된 장치를 이용해 야간에 도 투석을 진행할 수 있다. 환자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어 자택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복막염 등의 감염 위험이 있으며, 장기간 사용 시 복막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신장이식 : 신장기능의 완전한 회복 

신장이식은 건강한 신장을 이식받아 정상적인 신장기능을 회복하는 치료법이다. 이식 신장은 일반적으로 복부에 위치 하며, 기존의 손상된 신장은 제거하지 않는다. 이식은 투석에 비해 생존율과 삶의 질이 높으며, 식이와 수분 섭취에 대한 제한이 적고 자유로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면역 거부 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이로 인한 감염 위험과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기증자 부족으로 인해 이식 대기 기간이 길어질 수 있으며, 수술 관련 합병증의 위험도 존재한다. 


혁신적 치료법으로 치료 기회 다양화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만성신부전 치료에 혁신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면역치료 분야에서는 면역 관용을 유도해 신장이식 후 거부 반응 없이 면역억제제 복용을 최소화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면역 조절 세포치료나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방법들은 이식 성공률을 높이고 합병증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이식에 관한 연구도 활발하다. 이종이식은 유전자 조작된 동물(주로 돼지)의 신장을 인간에게 이식하는 방법으로, 기증자 부족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최근에는 면역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성공적인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임상 도입 전에 면역학적 문제나 바이러스 전이 위험성, 윤리적 논쟁 등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법들은 만성신부전 환자들의 치료 기회를 다양화하고,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범석 교수

신장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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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세브란스병원> 2024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