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Moyamoya disease


  • 모야모야병이란?

모야모야병은 양쪽 속목동맥이 머리 안으로 들어가는 부분부터 점차적으로 막히는 특수 뇌혈관질환입니다. 동양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흔히 발생해 민족적 특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심장에서 목 안쪽을 지나 뇌로 올라가는 혈관인 속목동맥은 전체 뇌 혈류의 80%를 공급합니다. 이 큰 혈관이 서서히 막히는 동안 부족한 뇌 혈류를 공급하기 위해 뇌의 바닥 부위에서 가느다란 이상 혈관이 발달하면서 측부 순환이 형성됩니다. 병이 마지막까지 진행되면 머리 안의 주요 혈관은 모두 막히고 두피나 머리 아래쪽의 혈관이 측부 순환을 형성해 혈액을 공급합니다. 새로 형성된 기형 혈관의 모양이 연기가 가느다랗게 피어오르는 것과 비슷해 이를 뜻하는 일본어 ‘모야모야’가 질환의 이름으로 붙여졌습니다.


  • 모야모야병의 증상

측부 순환이 적절히 형성되기 전에는 뇌의 활동에 필요한 혈액에 비해 공급량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허혈성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측부 순환은 일부 약하고 불안정한 부분이 있어서, 이곳에 과다한 혈액이 흐를 경우 이를 견디지 못하고 파열되어 출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어린 나이의 모야모야병은 허혈성 증세가 주로 나타나고, 성인에서의 모야모야병은 출혈성 증세가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는 건강검진 등을 통해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상당히 있어서 무증상의 성인 환자들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환자의 상황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반면, 혈관의 적응 능력은 아주 낮으므로 필요한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합니다.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우는 경우 또는 달리기 등 심한 운동으로 과호흡 상태가 되는 경우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정신을 잃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가 잠시 후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이를 ‘일과성 허혈 발작’이라 합니다. 일과성 허혈 발작이 일어나는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호흡 상태가 되면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지는데, 이때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액량이 늘어나는 것이 정상 반응입니다. 그러나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혈관은 이미 만성적인 혈액 부족 상태에서 혈관이 최대한 확장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못합니다. 결국 과호흡 상태에서 더 이상 혈관이 확장하지 못해 비교적 정상인 부위로 혈액이 쏠리고,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허혈 상태가 심해지면서 일시적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 흐느껴 울고 난 후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진다.
- 뜨거운 음식, 특히 라면을 먹다가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진다.
- 풍선이나 악기를 불다가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진다.
- 달리기 후 숨이 가쁘면 팔이나 다리에 힘이 빠진다.
- 이와 같은 상황에서 팔다리가 심하게 저려온다.


  • 모야모야병의 원인

모야모야병에 대해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발병 원인으로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 모야모야병의 치료

모야모야병은 머릿속 혈관이 모두 막히고 머리 바깥 혈관이 안으로 자라 들어가게 되면 병의 진행이 끝납니다. 그리고 병의 진행이 끝나면 대부분의 경우 환자도 이에 적응해 심한 증세를 보이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모야모야병의 증세는 대부분 혈관이 점차 막혀가는 진행 과정에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치료는 병의 진행을 인위적으로 빠르게 만들고 자연 경과를 거치면서 환자가 겪을 수 있는 허혈 증세를 줄여주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즉 수술적 방법으로 두피의 혈관을 두개골 안으로 넣어서 자연적으로 측부 순환이 형성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것입니다. 또한 측부 순환이 더 짧은 시간에 광범위하고 효율적으로 형성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소아 환자의 경우 수술적 치료가 표준으로 되어 있어서 진단과 함께 수술 시기를 결정하고 진행합니다. 허혈 증상이 반복되면 운동장애 또는 마비, 감각 이상, 언어장애, 안면 마비, 지능장애, 학습장애, 시력장애 등 영구적 장애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경학적인 증상, 특히 뇌경색이 오기 전에 적극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성인의 경우는 허혈성 발작보다는 뇌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더 흔하고, 병의 진행도 완만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 없이도 비교적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중히 판단해 수술을 결정해야 합니다.


<간접혈관 문합술> 

현재까지 수술적 치료 중 가장 많이 행해지고 위험성이 적은 치료는 간접혈관 문합술입니다. 간접혈관 문합술은 두피의 혈관과 주변 조직을 분리해 두개골 안쪽의 뇌 표면에 얹어서 혈관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치료법입니다.
소아 모야모야병은 양쪽 혈관을 침범하므로, 보통 4-6주 간격으로 양쪽을 모두 수술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최근에 증세가 더 자주 나타나고 심한 쪽을 먼저 수술합니다. 한쪽 혈관만 침범한 모야모야병인 경우에는 1차 수술 후 경과를 보면서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를 결정합니다.
간접혈관 문합술은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이므로 이에 따르는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마취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과호흡을 하게 되면 뇌 혈류가 불안정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일과성 허혈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뇌경색이 올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마취과에서는 마취 전 미리 약을 사용해 환자를 재우는 등 여러 방법을 이용해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합니다. 마취를 깨우는 과정에도 과호흡의 위험이 있으며, 병실로 옮긴 후에도 통증과 불안한 심리 등으로 한동안은 불안정한 상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 만 하루 정도는 마취과의 도움을 얻어 환자를 안정시키는 약물을 투여하게 됩니다.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두피에서 혈관을 분리해 뇌 표면에 얹는 수술 과정에서 보통 사람에 비해 더욱 심한 자극을 받게 됩니다. 이로 인해 허혈성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약 5-10%는 수술과 관련된 합병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외과 심규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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