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경화증
Multiple sclero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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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발경화증이란?
다발경화증은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하는 염증과 탈수초(demyelination) 현상에 의해 신경 손상이 나타나는 자가면역성, 신경퇴행성질환입니다. 신경 손상이 축적되면 신체장애로 나타나고, 나중에는 인지능력 저하와 함께 삶의 질이 크게 나빠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10만 명당 약 3~3.5명이 발생하며, 서양에 비해 매우 드문 편입니다. 여성에서 약 2.4배 더 많이 발생하고, 20~40대에 주로 첫 증상이 발생하기 시작하지만 드물게 소아나 고령에서 처음 발생하기도 합니다.
- 다발경화증의 원인
다발경화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바이러스 감염 등 여러 요소들이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원래 병균, 바이러스와 같은 외부로부터의 침입에 반응하고 우리 몸을 방어해야 하지만, 면역체계가 잘못되면 자신의 면역세포가 스스로 활성화되어 중추신경계 안으로 들어가 신경을공격하고 염증반응을 일으켜 수초와 신경을 손상시킵니다.
- 다발경화증의 증상
다발경화증은 재발완화형, 이차진행형, 일차진행형 등의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약 85% 이상 대부분의 다발경화증은 초기에 재발완화형으로 시작하며, 이때의 증상은 중추신경계 중 염증이 발생하는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주로 편측성 시신경염, 부분 척수염, 뇌간 증후군 등으로 발현합니다. 증상은 대부분 24시간 이상 지속되며, 수일에서 수주에 걸쳐 악화되는 경과를 보입니다. 다발경화증은 증상이 매우 경미하거나 무증상의 뇌 병변도 존재하는 만큼 발병 및 재발 시기에 증상이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첫 발병 또는 재발 시 나타나는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시신경염: 한쪽 눈의 시력이 갑자기 저하되거나 시야가 점차 좁아지거나 부분적으로 안 보이는 암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뿌옇게 흐려진다거나 색상 이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 전에 안구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으며, 다만 다발경화증에서는 시야가 완전히 흐려져 검게 보이는 경우는 드뭅니다. 통상적인 안과 검사에서는 이상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 척수염: 팔과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저림 또는 무딤과 같은 감각 이상이 발생할 수 있고 배뇨, 배변, 성기능 장애 등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힘이 빠지는 증상은 하반신, 사지, 편측 상지/하지/상하지 등 여러 가지 패턴으로 발생할 수 있고, 증상의 정도도 다양합니다. 심한 경우 다리의 근력저하 또는 위치감각 이상으로 균형을 잡지 못해 독립적인 보행이 어려워지며, 배뇨 또는 배변이 되지 않거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고개를 숙일 때 등 쪽으로 전기가 오르는 듯한 통증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 뇌간 증후군: 뇌간에 병변이 발생하는 경우 실조, 어지럼, 겹보임, 구음장애, 삼킴장애, 안면마비, 감각이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대뇌 병변: 수일~수주에 걸쳐 편마비, 편측 감각이상 등의 기능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수주 후에 저절로 호전되기도 합니다.
다발경화증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면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장애가 축적되기도 하고, 뚜렷한 재발 증상은 없으나 점차 신체기능이 악화되는 경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재발완화형에서 뚜렷한 재발 없이 신체기능이 점차 악화되는 경우를 이차진행형이라고 하며, 첫 증상 발생부터 재발과 완화의 경과 없이 점차적으로 신체기능이 악화되는 경우를 일차진행형이라고 합니다. 진행형 경과를 보이기 시작하면 보행장애, 기억력 저하, 인지기능 장애, 피로 등 장애가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악화됩니다. 우울증과 같은 정신 증상도 잘 동반할 수 있습니다.
- 다발경화증의 진단
다발경화증은 처음 발생 시 증상이 매우 다양하고 감별해야 하는 질환이 많기 때문에 면밀한 병력 조사와 체계적인 신경학적 진찰이 중요합니다. 중추신경계 중 이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위에 대한 MRI 검사를 시행하고, 시신경척수염범주질환, MOG항체관련질환을 포함해 종양, 전신 자가면역질환 등 유사 질환을 감별합니다. 질환명에서 알 수 있듯이 이전에는 다발의 증상이 있어야 다발경화증을 진단했지만, 2024년 McDonald 진단기준이 새로 발표되어 증상이 전혀 없더라도 매우 전형적인 MRI 소견 및 시신경염 검사 소견, 뇌척수액 검사 등으로도 다발경화증을 진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다발경화증이 의심되는 경우 뇌 MRI, 눈 MRI, 척수 MRI를 비롯해 안과 검사, 뇌척수액 검사 등을 시행하며, 감별진단을 위해 항아쿠아포린-4 항체 검사, MOG 항체 검사 및 기타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다발경화증은 하나의 검사 결과만으로는 진단이 불가능하며,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해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 신경학적 진찰: 환자의 증상을 토대로 병력을 청취하고, 신체 진찰을 통해 증상 및 증후를 확인합니다. 운동기능평가, 감각기능평가, 실조평가, 시력 및 시야 평가 등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시신경, 척수, 뇌 등 중추신경계 중 병변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부위부터 MRI 검사를 시행합니다. 정확한 병변 위치를 확인하고, 병변의 범위, 모양, 조영증강 정도를 통해 다른 질환과 감별할 수 있습니다. 다만 MRI 촬영만으로 확진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보다 정확한 감별진단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 뇌척수액 검사: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막에 채워져 있는 뇌척수액을 채취해 검사합니다. 뇌척수액에 국한된 올리고클론 띠가 존재하거나 카파프리라이트체인이 높은 경우 진단에 도움이 됩니다. 이외에도 신경 주변으로 염증이 발생하였는지 확인하고, 감염 등 다른 질환과 감별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 안과 검사: 시신경염이 동반된 경우 시각유발전위검사, OCT 검사 등 안과 검사를 통해 다발경화증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 다발경화증의 치료
다발경화증의 치료는 급성기 발병치료와 장기적 질병조절치료(disease modifying treatment)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급성기 치료는 발병 당시 증상을 최소화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치료입니다. 질병조절치료는 재발완화형, 이차진행형, 일차진행형 등의 질병 형태에 따라 치료가 달라질 수 있으며 증상이 없더라도 꾸준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구용 약제, 자가주사치료제, 정맥주사치료제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투여 간격도 약제별로 상이합니다. 질병조절치료를 하던 중 병이 재발하거나 악화된다면 약물을 변경해야 할 수 있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약제 선택이 달라질 수 있으니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최적의 약을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1) 급성기 치료
-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스테로이드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강력한 약물입니다.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는 다발경화증의 급성기 치료 중 가장 먼저 시도하는 치료로, 통상적으로 3~5일 동안 시행합니다.
- 혈장교환술: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치료 이후 충분한 증상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혈장교환술 또는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를 시행합니다. 혈장교환술은 혈관에 카테터를 넣은 다음 필터를 통해 혈액에서 나쁜 면역물질을 제거하는 치료입니다. 입원하여 약 2~3주에 걸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나,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혈장교환술 이후 IVIG를 추가로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 정맥을 통해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하여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자가면역물질을 줄이는 치료로, 보통 2~5일에 걸쳐 치료합니다.
2) 질병조절치료
- 자가주사: 인터페론베타와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는 대표적인 자가주사치료제입니다. 약제에 따라 이틀에 한 번 또는 주 1회 직접 주사합니다. 안전성이 높지만 두통, 근육통, 주사 부위 발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경구용 약제: 테리플루노마이드, 다이메칠 퓨마레이트, 핀골리모드, 포네시모드 등은 하루 1회 또는 2회 매일 복용하는 약제입니다. 그리고 일정 기간 집중적으로 복용하는 클라드리빈은 단기간 복용 후 4년 이상 그 효과가 지속됩니다. 약제별로 간수치 이상, 림프구 저하, 심장 독성 등이 있을 수 있으니 주기적인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 주사 항체 치료제: 나탈리주맙은 4주(또는 6주), 오크렐리주맙은 6개월마다 정맥주사가 필요합니다. 또한 수일간 집중적으로 정맥주사를 2~3회 시행하는 알램투주맙도 있습니다. 이들 정맥주사약제는 그 효과가 뛰어나지만, 감염을 비롯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어 주기적인 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3) 대증치료
- 반드시 금연해야 합니다. 비타민D 저하가 있는 경우 보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비만일 경우 더 나쁜 예후를 보일 수 있어 적절한 체중 유지가 필요합니다. 특히 적절한 강도의 꾸준한 운동은 후유증상을 개선시켜 기능장애를 호전시킬 수 있고 다른 합병증 발생을 관리하는 데에도 중요합니다. 또한 저염식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근력저하, 보행장애, 배뇨/배변장애 등 일상생활 기능의 장애가 있는 경우 재활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보행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약물도 있습니다. 또한 통증, 이상감각 등의 증상은 약물치료를 통해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권영남 교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