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Crohn disease



  • 크론병이란?

크론병은 소화관 모든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입니다. 대장과 소장이 만나는 회맹부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는 소장, 대장 순으로 많이 발생합니다. 크론병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좌우되는 만큼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빠르게 내원해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 크론병의 증상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복통, 설사, 체중 감소를 들 수 있습니다. 특히 10~20대 젊은 연령대에서 1~2개월 이상 배 아픔과 설사가 지속되면 크론병일 가능성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체중 감소는 앞의 두 증상의 결과이기도 한데, 배가 아프면서 설사가 잦아지는 탓에 몸무게가 줄어들게 됩니다. 소아, 청소년의 경우에는 성장에도 영향을 미쳐 키가 잘 자라지 않고, 사춘기가 늦어지기도 합니다. 이 밖에 미열이나 관절염, 포도막염, 신장 결석, 빈혈, 피부에 반점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국내 환자들은 항문 근처에 구멍(누공)이 생기거나 염증이 발생해서 고름이 차는 농양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크론병이 발병한 후 합병증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크론병의 다른 증상 없이 첫 증상으로 먼저 나타나기도 합니다.


  • 크론병의 원인

원인이 뚜렷하지 않고, 유전자 변이 등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의 결합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육류나 방부제, 식품첨가물 등이 다량 포함된 음식물, 서구화된 식단과 흡연, 대기오염 등이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 크론병의 진단

한 가지 검사만으로는 진단하기 어렵고 증상을 관찰하면서 혈액검사, 내시경검사, 엑스선 검사, 복부 CT, MRI 등 다양한 검사를 진행해 진단합니다.


  • 크론병의 치료

크론병은 현재까지 완치보다는 적절한 ‘관리’를 목표로 합니다. 근본적으로 병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관해기’를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입니다.
크론병은 환자마다 상태나 병 진행 상황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환자의 증상을 살펴 가며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합니다. 통상 발병 초기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설파살라진과 메살라민과 같은 항염제를 주로 사용합니다. 항염제는 오래 사용해도 부작용 위험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치료 효과가 다소 약합니다. 반면 초기 치료 효과가 강한 스테로이드는 장기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염증이 극심한 때에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이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한 유지 요법으로 ‘아자티오프린’이나 ‘메토트렉세이트’와 같은 면역조절제 치료를 하게 됩니다. 최근 각광 받는 치료제는 생물학적 제제입니다. 생물학적 제제 또한 효과가 있는 환자와 없는 환자가 있고, 내성이 생기는 등 우려가 없지는 않지만 이러한 부정적 효과를 줄이기 위한 약제 개발이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크론병을 제때 치료받지 못했거나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장이 달라붙거나 장에 구멍이 생기는 장 협착과 누공, 농양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상태가 나빠진 장의 일부를 잘라내고 다시 잇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통상 크론병 진단 후 첫 5년이 지나면 약 30%의 환자들이 장 절제 수술을 받고, 10년 후에는 40%, 20년 뒤에는 절반 이상이 수술을 받지만 모든 환자가 수술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 크론병의 예후

크론병은 관리가 쉬운 병은 아니지만 가능한 조기에, 증상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면 충분히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잘 관리한다면 관해기가 거의 평생 유지되기도 합니다. 한편 치료되지 않은 염증이 만성화되면 치료가 한층 어려워지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길 권합니다. 또한 크론병은 발병 연령도 예후에 영향을 미칩니다. 16세 이전에 발병한 경우 증상이 심할 가능성이 높고, 40세 이후에 발병하면 증상도 비교적 경미하고 경과도 좋은 편입니다. 따라서 어린 나이에는 특히 더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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