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Breast 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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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방암이란?
유방암은 유방 조직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2만 명 이상의 여성이 유방암 진단을 받고 있으며, 환자 수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국제 암 보고서에 따르면 유방암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는 북미나 서유럽과 함께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국가에 속합니다. 유방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반면,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정기검진으로 증상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유방암의 증상
유방암은 대부분 건강검진을 받다가 혹은 자가 진찰 도중 멍울(종괴 또는 혹)이 만져져 병원을 내원하면서 발견됩니다.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거나 유방 피부 또는 유두가 함몰되는 경우, 겨드랑이 임파선이 만져지는 경우 등도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유방암의 원인
유방암은 유전적 소인과 여러 사회 환경적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에스트로겐이라는 여성호르몬으로,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늘어날수록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초경을 12세 이전에 시작하거나 폐경이 55세 이후인 경우, 출산을 하지 않았거나 고령에 출산한 경우에 유방암 발병 위험률이 약간 올라갑니다. 폐경 여성에서는 과체중일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커지며, 폐경 후 호르몬 대체요법이나 음주 등도 위험도를 증가시키는 인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을 때도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반면 운동과 같은 신체적 활동이나 모유 수유, 적절한 영양 공급과 건강한 식습관 등은 그 위험을 억제한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 유방암의 진단
유방암의 크기가 작은 경우 의사의 진찰로 발견이 어려울 수 있으며, 유방 조직의 밀도가 높은 치밀 유방의 경우 유방촬영술로는 종괴를 관찰하기 어려우므로 유방 초음파검사를 시행합니다. 간혹 유방 압박 시 통증이나 치밀 유방을 이유로 유방촬영술 없이 초음파검사만 원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적절한 방법이 아닙니다. 미세석회화를 동반한 유방암은 초음파에서 잘 보이지 않아서 유방암 진단을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40세 이상에서는 유방초음파와 유방촬영술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방암으로 의심되는 혹이 있을 때는 유방초음파 혹은 유방촬영술로 실시간 혹을 관찰하면서 바늘을 넣어 세포나 조직을 얻거나, 피부를 절개해 혹을 잘라내는 수술적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획득한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필요하면 특수 면역조직화학염색법을 이용해 유방암을 진단합니다.
조직검사를 통해 유방암으로 확진되면 치료를 위해 정밀검사를 합니다. 수술에 필요한 기본 검사와 함께 수술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유방촬영술, 유방초음파와 더불어 유방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시행해 암의 크기와 위치, 겨드랑이 림프절의 전이 여부 등을 평가합니다. 유방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료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나 전산화단층촬영(CT), 흉부 CT, 전신뼈검사를 필요에 따라 추가로 시행합니다.
- 유방암의 치료
유방암은 수술로 암을 제거한 뒤 항암약물치료를 포함한 다른 보조치료들을 시행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암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유방보존술(부분절제술)을 시행해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암이 넓게 분포하거나 여러 곳에 존재하면 암의 완전한 제거를 위해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이 경우 암 수술과 동시에 또는 수술 후 시간을 두고 유방복원 성형술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유방암은 종류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는데, 호르몬 수용체가 발현된 유방암에서는 여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경구 항호르몬제를 5년에서 10년 정도 복용합니다. 항암약물치료는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수술 후 체내에 있을 수 있는 미세 암세포들을 제거해 재발 가능성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시행하며, 수술 주변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시행해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제거합니다.
진단 당시 암의 크기가 크거나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선행 항암약물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성장인자호르몬수용체-2(HER-2)의 발현 상태에 따라 트라스트주맙 등을 이용한 표적치료로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면역치료제가 치료 결과 향상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수술 후 걱정하는 합병증 가운데 하나는 림프 부종입니다. 겨드랑이 림프절의 제거는 유방암의 예후 평가나 치료 방향 설정에 중요한 사항이므로 꼭 필요한 수술 과정인데, 이로 인해 유방암 수술 환자의 약 5-25%에서 림프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축적되어 팔에 림프 부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감시 림프절 생검술을 통해 부작용의 위험성을 줄이고 있으나, 림프 부종은 한 번 발생하면 만성화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부종이 생기기 전부터 예방법을 숙지하고, 변화가 나타나면 빠르게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 유방암의 예후
유방암의 재발률은 병기에 따라 위험 수준이 다르지만, 대부분 수술 후 5년 내에 재발합니다. 그러나 5년이 지났다고 해서 재발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며, 반대쪽 가슴에 암이 생길 위험도 존재합니다. 따라서 치료 기간뿐 아니라 치료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정기검진을 받아야 재발 및 2차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최근 다양한 신약 임상시험을 통한 치료법의 발전으로 유방암 환자의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1.2%, 10년 생존율은 85%에 달합니다. 이는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높은 치료 성적입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박세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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