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박리 

Aortic dissection

  


대동맥박리란 세 층으로 이루어진 대동맥의 내막에 균열이 생겨 구멍이 나거나 찢어지면서 혈류가 그 틈을 타고 대동맥벽 내로 들어가 대동맥벽이 두 층으로 길게 분리되는 것을 말합니다. 상행 대동맥을 포함하는 대동맥박리는 응급수술이 필요합니다.


  • 대동맥박리란?

대동맥은 우리 몸의 제일 중요한 혈관이자 중추적인 기능을 하는 기관입니다. 심장이 펌프 기능을 통해 온몸의 장기로 혈액을 보내는 인체의 고속도로와 같은 기관입니다. 대동맥은 흉부 대동맥과 복부 대동맥으로 분류되고, 흉부 대동맥은 심장과 연결된 상행대동맥, 뇌와 팔동맥이 연결된 대동맥궁, 그리고 하행대동맥으로 구분됩니다.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려면 튼튼해야 하니까 대동맥은 3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깥층은 두께는 얇지만 가장 튼튼하고, 안쪽으로 갈수록 약합니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혈관의 가장 안쪽 층에 균열이 생겨 구멍이 나거나 찢어지면 바깥층만 남은 상태에서 중간층과 바깥층이 갈라지는데, 이때 생긴 틈으로 혈액이 흐르는 것이 대동맥박리입니다. 나뉜 두 층으로 강한 압력의 혈액이 흐르면서 혈관 파열, 장기로의 혈액 공급 장애 등 위험한 상황을 초래합니다.


  • 대동맥박리의 원인

가장 큰 원인은 혈관 노화에 의한 혈관 벽의 변화(동맥경화)이고, 마르팡증후군 같은 일부 유전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동맥경화는 나이 들면서 진행하는 병이기 때문에 대동맥질환은 주로 60대 이상의 환자가 많으나, 유전질환에 의한 대동맥박리는 젊은 층에서도 나타납니다.
대동맥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동맥경화로 인한 혈관 노화가 심한 경우, 고혈압을 오랫동안 방치한 경우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합니다. 그러나 고위험군이라 하더라도 대동맥이 정상 크기라면 갑자기 박리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문 편입니다. 가족력과 상관없이 혈관이 정상 크기보다 1.5-2배 정도 커져 있는 대동맥확장증 환자에게 대동맥박리가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평소 혈압이 높거나 대동맥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또는 동맥경화나 대동맥확장증이 있는 경우에 갑자기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면 대동맥질환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 대동맥박리의 증상

대동맥박리나 파열은 수 시간 내에 급성으로 찾아오고, 발생 즉시 증상이 나타나서 몸의 모든 기관이 급격하게 타격을 받습니다. 환자들은 칼로 가슴을 베는 것처럼 심한 통증을 느끼는데,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통증이라고 말할 만큼 그 강도가 심합니다. 상행 대동맥박리는 흉통, 하행 대동맥박리는 허리와 복부 통증이 주로 발생합니다. 또 대동맥박리로 혈류 공급 장애가 생기면 심정지, 심근경색, 의식 변화, 사지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대동맥박리의 진단

대동맥박리 환자는 응급실 내원 시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어서 진단이 까다롭습니다. 의식 변화가 있을 때는 뇌경색이나 뇌졸중, 흉통은 협심증, 허리 통증은 허리디스크 질환과 다소 유사한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이를 감별하느라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동맥박리는 영상검사인 CT를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이때 추가로 심초음파검사를 시행해 심장 부위로 박리가 진행되었는지 살펴보기도 합니다.


  • 대동맥박리의 치료

대동맥박리는 크게 A형과 B형으로 나뉩니다.
1) A형 박리는 상행 대동맥을 포함하는 대동맥박리로, 대부분 상행 대동맥부터 대동맥궁, 하행 대동맥까지 대동맥 전체를 침범합니다. 그래서 상행 대동맥이 찢어지면 급사의 위험이 높아 반드시 48시간 안에 응급수술을 시행해야 합니다.
2) 반면 상행 대동맥을 침범하지 않는 B형 박리의 경우, 약 70-80%는 수술하지 않아도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유지되므로 약물치료가 기본입니다.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해 적정 혈압을 유지하고, 혈관의 부담을 덜어주는 약물을 사용하면서 경과를 지켜봅니다. 그러나 크기 변화가 심하거나 혈류장애가 동반되면 스텐트 그라프트를 이용한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합니다.
대동맥박리 수술은 위험 부담이 매우 큰, 고난도의 수술입니다. 박리된 대동맥을 인조혈관으로 교체해야 하니까 개흉해서 진행하고, 대동맥 교체를 위해서는 심장과 몸의 전체 혈액순환을 잠시 멈추는 ‘완전 순환 정지’가 필요합니다. 또한 완전 순환 정지를 하려면 환자를 저체온 상태로 유지시켜야 합니다. 그 시간 안에 대동맥을 빠르게 교체하고 꿰매는 것까지 마무리합니다. 환자의 상태와 조건을 고려해 스텐트 시술 또는 스텐트 시술과 수술을 혼용해 절개 범위를 줄인 하이브리드 수술 등을 활용하기도 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주현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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