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간이식, 이제 장기생존을 위한 관리 질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인경 교수
태어나면서 담도폐쇄증 진단을 받은 다은이(가명, 2세). 담도폐쇄증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소장으로 나가지 못해 간 손상을 일으킨다. 출생인구 1만명 중 한 명 정도 나타나는 희귀질환이다. 여기에 복막강 뒤쪽에 신경모세포종까지 발견됐다. 생후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아이는 담도폐쇄증으로 담도를 제거하고 간과 소장을 직접 연결하는 카사이 간공장문합술을 받았다. 종양 제거를 위해 신장 절제술과 후복막강 종양 절제술, 부신 절제술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다은이의 간경변증은 악화됐고, 다행히 뇌사자 기증으로 간이식을 받을 수 있었다.
소아 간이식은 선천적인 원이이 많고, 진행 속도도 빨라 성인보다 까다롭다. 담도폐쇄증이나 선천성 대사질환, 급성 간부전, 선천성 간경변 등이 대표적이다. 이식은 성장 상태나 합병증, 약물치료 반응, 삶의 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소아의 경우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어 제때 이식받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인이 되기 전 간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는 매년 40~50명 정도다. 이 중 5세 이하 소아 기증자의 경우 2023년을 봤을 때 4명에 불과하다. 다은이의 경우 다행히 이식을 받은 케이스다. 그래서 소아 간이식 환자의 80% 정도가 아빠나 엄마의 간 일부를 떼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는다. 5세 안팎의 아이들은 어른 간의 15~20% 정도를, 10살이 넘으면 오른쪽 간(우엽)의 60% 정도를 떼 이식한다. 아이가 클수록 기증자의 간을 많이 떼야 해 부담이 늘어난다. 기증자는 수술 전 철저한 평가를 거치며, 수술 후에도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받는다. 소아 간이식에서는 수혜자뿐 아니라 기증자의 안전 역시 중요하다.
전세계적으로 18세 미만의 소아청소년 간이식의 50% 이상이 담도폐쇄증으로 인한 간경변이 원인이다. 담도가 막히면 담즙이 소장으로 가지 못해 간에 머물게 된다. 이로 인해 간독성과 간 손상이 누적되어 간경변으로 이어진다. 담도폐쇄증 환자 3명 중 1명은 1, 2년 안에 간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10살이되면 50% 가량 간이식을 받아야 한다.
담도폐쇄증은 담낭과 담도 전체를 절제하고 담즙을 소장으로 흘려보내는 카사이 수술을 통해 간 손상을 줄인다. 하지만 카사이 수술 후에도 간 손상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고, 수술 전 간섬유화가 많이 진행됐거나 간경변이 있으면 간이식을 준비해야 한다.
수술 후 초기에는 면역억제제 복용과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안정기에 접어들면 대부분의 학교나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문제는 간 이식 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술 직후엔 고용량 면역억제제를 쓰는데, 이 시기 아이들은 폐렴 등 각종 감염성 질환에 노출된다. 신장 기능 평가와 제때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서 생기는 거부반응도 체크해야 한다. 그래서 수술이 잘 됐더라도 외과와 소아청소년과의 여러 전문의들로부터 수시로 상태를 확인하고 관리받아야 한다.
그래서 다학제 진료가 중요하다. 장기이식 수술에 이식외과와 소아외과, 아이들의 성장과 영양을 담당하는 소아소화기영양과, 면역저하 상태인 환아들의 감염병 예방과 치료를 담당하는 소아감염면역과, 간이식 후 신장기능 저하 환자들의 신장기능을 지켜주는 소아신장과가 이식 받은 소아청소년 한명 한명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세브란스병원은 다학제 관리를 통해 이식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2023년 소아청소년 간 이식 37례 중 생존율은 97.3%로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아 간이식 생존율은 1년 90.6%, 5년 86.7%, 10년 85.8%로 조사되고 있다.
이식이 잘 되면 일상 복귀는 물론 학교 생활도 가능하다. 하지만 꾸준한 면역억제제 복용과 감염, 거부반응, 약제 부작용 등 관리를 위해 추적 검사도 필요하다. 이식은 완치보다 일상으로 복귀해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