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치료의 변화 이끄는 로봇수술…세브란스, 정밀수술 시대 연다


췌장암은 대표적인 난치성 암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렵고, 췌장이 주요 혈관과 여러 장기 사이 깊숙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어 수술 자체의 난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최소침습 수술 기술의 발전과 로봇수술 확대, 중입자 치료와 같은 첨단 방사선 치료가 등장하면서 췌장암 치료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는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 변화의 중심에 로봇수술이 있다고 설명한다. 췌장은 주변에 중요한 혈관과 신경이 밀집해 있어 정교한 술기가 요구되는 장기다. 로봇수술은 고배율 확대 시야와 정밀한 기구 조작이 가능해 이러한 해부학적 환경에서 특히 장점을 보인다. 최근에는 기존 복강경 수술에서 한 단계 발전한 로봇 기반 최소침습 췌장 수술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로봇수술은 집도의의 미세한 손 떨림을 보정하고 관절형 수술 기구를 활용해 좁은 공간에서도 세밀한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췌장 절제술처럼 난도가 높은 수술에서 혈관 주변 조직을 보다 정교하게 분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 결과 수술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으며, 최소 절개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출혈과 통증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 로봇수술 분야를 선도해 온 의료기관이다. 2005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다양한 암 수술에 적용해 왔으며, 2023년에는 단일 의료기관 기준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4만례를 돌파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는 로봇수술 분야에서 병원의 기술적 축적과 경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이정표로 평가된다.


현재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전립선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로봇수술이 시행되고 있으며 간담췌 질환에서도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간담췌 수술은 복잡한 해부 구조와 높은 술기 난도를 요구하는 분야로, 로봇수술이 제공하는 정밀한 조작 능력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췌장암 치료는 수술 기술뿐 아니라 방사선 치료 영역에서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도입된 중입자 치료는 기존 방사선 치료보다 에너지 전달 효율이 높아 종양에 방사선을 집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치료 기술은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췌장암 치료가 정밀한 수술 기술과 첨단 방사선 치료의 결합을 통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로봇수술은 향후 인공지능과 영상 기술이 결합되면서 보다 정교한 수술 환경을 구현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강 교수는 “췌장암 치료는 여전히 도전적인 분야지만 로봇수술과 중입자 치료 같은 기술 발전이 치료 가능성을 넓히고 있다”며 “환자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해 치료 성과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강창무 교수 프로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