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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질환 치료의 명장 김성수 교수




보통은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게 되는 걸 실명이라고 부르지만, 김성수 교수(안과)의 해석은 조금 다르다. 오늘날의 형편을 감안하면 시표의 가장 큰 글자를 못 읽어내는 단계부터 사실상 실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시력이 0.1이라면 정상 시력을 가진 이가 60m 떨어진 데서 읽을 수 있는 글씨를 6m까지 바싹 다가가야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마저도 식별할 수 없게 되면 현실적으로 실명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됩니다. 버스 번호판이나 표지판 하나만 하더라도 시력 0.1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만들거든요. 표지판이니 간판이니 하는 게 다 그래요.” 처음엔 통 낯설기만 하던 설명이 귀에 쏙 들어온다.

교수님은 시표의 맨 윗줄 너머로 시력이 떨어지지 않게 붙드는 일을 하시는 셈이네요.
축구공으로 치자면 고무튜브에 해당하는 부분을 살피고 있습니다. 망막이라는 조직인데, 뇌처럼 신경조직이어서 한번 손상을 입으면 기능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시력을 잃고 실명하게 되는 거죠.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자리가 황반인데, 그 기능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0.1까지는 볼 수 있지만 완전히 망가져버리면 글자나 형태를 제대로 구별할 수 없게 돼요. 그처럼 심각한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문제를 찾아서 해결하는 게 제 일입니다. 그러자면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그쪽이 제 주력 분야입니다. 망막이 분리돼 떨어지는 망막박리라든지 황반이 망가지는 황반주름이나 황반원공, 그리고 인공수정체 문제와 관련된 수술을 비롯한 여러 눈 수술의 합병증 관련 수술이 대표적이죠.

안구처럼 좁다란 공간에서 그런 수술들이 이뤄진다니, 상상이 가지 않습니다.
미세하고 정밀한 수술이긴 하죠. 일반적으로 망막수술로 알려져 있는 유리체절제술은 눈에 0.5mm짜리 구멍 3개를 내고, 각각 물과 빛, 지름 0.3-0.5mm짜리 기구를 투입해 흉터를 분리해서 제거하고, 망막이 찢어진 부위는 레이저로 치료해서 붙입니다. 일반적인 외과수술과 달리 눈은 크게 열고 수술할 수 없어요. 그래서 작은 구멍을 뚫고 아기동자(동공)를 통해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면서 수술합니다. 로봇수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매우 부드럽고 한번 손상이 생기면 망가져버리는 망막조직을 가능한 손상 없이 다뤄야 하기 때문에 마이크론 단위의 섬세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수술하는 동안 환자의 움직임, 특히 호흡에 따라 발생하는 환자의 미세한 반응에 대응하면서 지름 2.5cm의 눈 안 공간에서 집게, 가위, 커터 같은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 망막수술에서는 로봇으로 접근하기에는 아주 큰 한계가 있습니다.

의학기술의 발전이 놀랍습니다.
30년 전만 해도 백내장 수술은 어마어마한 수술이었어요. 돌아보면, 당시의 수술 방법이 워낙 거칠고 감염도 잦아서 수술환자 넷 가운데 하나는 실명할 정도였죠. 그런데 제가 레지던트 생활을 하던 1990년대 초반부터 안과의 수술기술과 장비가 눈부시게 발전했어요. 엑시머라식이 선보이기 시작하고 다양한 안약이 쏟아져 나왔죠.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도 높아져서 선진 의료기술들이 바로 실시간으로 들어올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됐고요. 요즘 누가 백내장 수술을 겁내겠어요. 각막 역시, 특별한 질환이 겹쳐지지 않는 한 이식으로 해결이 가능해졌어요. 불과 20-30년 만에 판도가 확 바뀐 거죠. 이제는 대부분이 수술을 비롯한 여러 방법으로 회복 가능한 실명 원인이 되었고 망막질환이나 녹내장 같은 신경계 질환들만 불가능한 영역에 남게 되었는데, 저는 그쪽을 전문 분야로 삼은 거죠.


“마지막 숙제는 근시성 안질환입니다. 고도 근시는 인종적인 특징이 분명합니다. 백인이나 흑인보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들에게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요.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하 인구의 절대다수가 근시랍니다. 유전적 소양이 있는 아이들이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면서 근시가 되는 거죠. 근시 환자 셋 중 하나는 실명 가능성이 높은 퇴행성 근시로 발전합니다. 이걸 더 파헤쳐서 기전을 밝히고 해법을 찾아내야 하는데, 제가 다 할 수는 없어도 토대는 마련해놓아야죠.”

상대적으로 더 까다롭고 복잡한 길을 선택하셨군요. 남다른 뜻을 세우셨나 봅니다.
성공적이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려면 목적을 분명히 하고, 좋은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워서 성실하게 수행하고, 결과를 평가해 진로를 수정하는 사이클이 순조롭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세브란스병원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류를 질병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라는 확실한 목적, 미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목적,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에서 제가 의사로서 목표를 정한 겁니다. 보지 못한다는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치료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에 매달리는 거죠. 후진을 키우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훌륭한 제자를 많이 키울수록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제가 노력하는 이유는 주변에 대한 좋은 영향력입니다. 환자에게나 동료,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어 큰 보람을 얻고 이를 통해 남는 좋은 ‘기억’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보상입니다.

저라면 겁이 나서라도 이쪽을 기피할 것 같은데, 지원하는 후학들은 꾸준히 있는 편입니까?
그럼요. 적잖은 후배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고도의 숙련도가 요구되는 분야라 도전적인 자세를 가진 친구들만 훈련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제 몫을 하는 수준이 되려면 적어도 2년쯤 훈련을 받아야 하니까요. 시작할 때야 당연히 두렵겠죠. 하지만 겁이 나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일 겁니다. 알고 나면 공포감을 느낄 까닭이 없잖아요. 처음에는 덜덜 떨며 하던 수술도 나중에는 능숙하게 처리하기 마련이죠. 저를 뛰어넘는 제자들을 많이 키워내는 것까지가 제 목표입니다. 제게 수련을 받고 전문가가 된 다음 여러 방향의 길이 열려 있습니다. 대학에 남을 수도 있고, 다른 기관에서 일할 수도 있고, 개원할 수도 있지요. 어떤 길이든 결국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일상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돕고 그에 따른 대가를 얻는다는 것, 그래서 의사가 좋은 직업인 이유가 아닐까요?

교수님 덕에 빛을 찾고 지킨 환자분들이 숱하겠습니다. 뿌듯하시겠어요.
제 능력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치료는 표준화되어 있어서 이럴 땐 어떻게 하고, 저런 경우엔 또 어떻게 한다고 이미 정립되어 있습니다. 제 장점이 있다면 경험이 많아졌으니 실수가 적다는 정도겠죠. 그동안 만난 환자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그중에서도 중국 교포 한 분이 기억납니다. 기생충 때문에 황반에 구멍이 생긴 젊은이였어요. 중국의 유명 병원들을 다 돌아다닌 끝에 우리나라까지 와서 세브란스에서 치료를 받고 시력을 건졌죠. 아내가 또박또박 편지를 써서 보냈더군요. 웬만큼 보고 살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요. 베트남에서 일하던 한국 기업인도 생각납니다. 사업 때문에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실명 직전에 찾아왔어요. 방치된 당뇨병 때문에 양 눈뿐 아니라 건강 상태도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도 심각한 상태였던 양 눈 모두 수술해서 한쪽 눈은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시켰습니다. 그 과정에 당뇨병도 조절하기 시작하고 덩달아 건강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베트남에서 결혼해 가정이 있더군요. 이분들을 떠올리는 건 아마 가족 때문일 겁니다. 환자 하나가 아니라 한 가정을 살려낸 셈이잖아요.

망막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평소에 조심할 ‘명의의 팁’ 몇 개만 알려주세요.
50세가 넘으면 정기적으로 눈 검사를 받는 게 좋습니다. 당뇨병이나 혈관질환 판정을 받았다면 즉시 관리에 들어가야 하고요. 망막질환은 초기 대응이 예후를 좌우하거든요. 요즘은 좋은 진단 장비와 기술을 갖춘 병원이 많아져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금방 문제를 찾아내 해결할 수 있습니다. 눈에는 웬만하면 손을 대지 않는 게 좋습니다. 간지럽다고 비비거나 문지르는 건 금물이죠. 유해광선은 될 수 있는 대로 피해야 합니다. 일식을 본다고 맨눈으로 태양을 직접 바라보는 건 절대 안 됩니다. 근육을 키울 욕심에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것도 금물입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은 온몸의 건강을 잘 지키는 일입니다. 몸이 튼튼해야 망막도 건강해지는 법이죠.

에디터 최종훈 포토그래퍼 최재인


명의의 특강│고도 근시
불편보다 더 큰 문제, 실명의 위험
근시는 대부분 안경 또는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거나 라식, 라섹 같은 근시교정수술을 받으면 시력이 교정되기 때문에 쉽게 해결되는 질환으로 받아들여지는데, 실상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근시가 있으면 다양한 안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지며, 회복 불가능한 실명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사진 김성수 교수(안과) 포토그래퍼 최재인

외부활동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근시(近視, Myopia, Nearsightedness)란 말 그대로 가까운 것은 잘 보이고 먼 곳은 잘 안 보이는 눈의 상태로 정의한다. 백인의 근시 유병률은 약 1-3%이며 흑인에서는 더 드문 반면, 동양인 특히 극동 아시아인에서는 상당히 흔하다. 우리나라는 젊은층의 근시 유병률이 아주 심각한 상태로, 서울 지역에 거주하는 19세 남자의 96.5%가 근시라는 통계도 있다.
근시의 유병률이 높아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도시화에 따라 유소아-청소년기에 실내생활 시간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인정받고 있다. 미국에서 근시가 없는 초등학생들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근거리 작업(독서, 게임, 컴퓨터 등)보다 외부활동 시간 부족이 근시의 진행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야외활동 시간이 하루 4시간 이상인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근시 진행이 적었는데, 이는 어두운 곳에서 키운 닭은 안구 내에 도파민 형성이 저하되어 눈 길이가 커지는 현상인 안-도파민 이론이 원인 기전으로 설명되고 있다.

근시 환자, 백내장과 녹내장 발생률 약 3배
우리나라는 근시가 너무 흔해서 심각한 안질환으로 받아들여 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근시가 있으면 백내장과 녹내장의 발병이 정상보다 약 3배 높으며, 특히 망막질환의 발생 위험성이 매우 높다. 망막박리는 정상안에 비해 약 7-8배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부위에 발생하는 질병은 전체 근시의 약 10-20%에서 발생한다. 이 질환은 근시교정수술을 받았다고 예방되지 않으며, 회복 불가능한 실명 원인으로 나이 먹으면서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시각장애의 원인이 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근시 유병률을 60% 정도로 추정한다면 전체 인구의 거의 5%가 근시와 관련해 실명할 위험성이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구미 지역의 3대 회복 불가능한 실명 원인은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성 망막질환인데, 최근 우리나라 젊은 인구에서 근시 유병률이 급증함에 따라 조만간 근시성 안질환이 주요 실명 원인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된다. 녹내장과 망막질환은 너무 진행하기 전에 미리 확인하고 치료해야 하므로, 근시가 심한 위험군은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눈 관리가 필수다.

최근 안과에서 가장 발달한 분야인 근시교정수술은 많은 근시 환자들이 안경 없이 세상을 더욱 선명하게 보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좋은 시력을 갖게 된 근시 환자들도 나이 먹으면서 시력이 다시 감퇴하고 여러 근시성 안질환이 발생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정기적인 망막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

고도 근시, 황반질환의 위험성 특히 높다
눈 길이가 정상보다 앞뒤로 길거나 각막이 좀 더 볼록한 경우 근시가 생긴다. 근시를 교정할 때 사용하는 오목렌즈의 도수를 마이너스(-) 디옵터(Diopter)로 표시하는데, 눈 길이가 길어질수록 더 높은 마이너스 도수의 안경이 필요하다. 특히 -6디옵터 이상의 도수가 필요한 근시를 고도 근시라고 정의한다. 만약 -10디옵터의 렌즈가 필요하다면, 눈앞 1/10m, 즉 10cm의 거리에 있는 글자는 잘 보이지만 그 이상 멀어지면 흐리게 보이고 안 보이는 상태를 의미한다. 고도 근시가 있는 사람들은 안경을 맨눈으로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정도로 근시가 심한 경우 정상인보다 더 다양한 눈 질환이 생긴다. 백내장, 녹내장뿐 아니라 시력에 중요한 황반 부위가 더욱 볼록하게 확장되면서 다양한 황반질환이 발생하며, 주변부 망막에 구멍이 생기는 망막열공과 이에 동반되는 망막박리도 발생한다. 근시에 의한 황반질환, 망막박리, 녹내장은 회복 불가능한 실명의 원인이므로, 실명 가능성을 낮추려면 조기 발견과 관리가 필수다.


안조직에 발생하는 노화, 퇴행성 근시
고도 근시로 근시교정술을 받은 환자가 나이 들면서 다시 근시가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눈의 뒷부분이 호리병박처럼 튀어나오는 후포도종으로 인해 눈의 길이가 앞뒤로 길어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 때문에 시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황반구조가 변하고, 아주 심해지면 황반이 얇아지 다가 구멍이 나는 근시성 황반원공이라는 질환으로 진행해 실명하게 된다. 이런 변화의 위험성이 큰 근시를 흔히 병적 근시, 악성 근시라고 표현했는데, 정확하게는 퇴행성 관절염처럼 안조직이 나이 들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근시(Degenerative Myopia)라고 정의한다.
퇴행성 근시는 눈 속을 찍은 사진을 보면 확실하게 구별된다. 정상과 비교하면 망막과 그 아래 맥락막 조직이 얇아지면서 호피무늬 망막이 관찰되고 점차 일부 망막과 그 아래 조직의 위축이 황반과 중심와를 침범하면서 시력을 잃게 된다. 퇴행성 근시에 의해 시력을 잃는 주원인은 황반 변화이며, 특히 빠른 시간 내에 시력을 잃게 하는 질환은 근시에 의한 황반하 신생혈관(근시성 황반신생혈관), 그리고 황반 주위의 조직이 황반을 잡아당겨서 발생하는 견인성 황반병증이다. 이와 더불어 퇴행성 근시는 아니지만 눈 속의 유리체 변화에 의한 망막박리도 중요한 실명 원인이다.

후포도종이 발생한 눈의 모식도. 황반 부위가 뒤로 팽창하는 후포도종으로 인해 황반 부위가 잡아당겨지는 변형(견인성 황반병증)이 일어나거나 출혈이 잘 발생하는 신생혈관(근시성 황반하 신생혈관)이 형성된다.

 

정상안(위)과 달리, 퇴행성 근시의 안저사진(아래)에서는 황반 부위의 위축이 관찰된다. 


황반하 신생혈관의 신호,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
상당 기간 퇴행성 근시는 진단이 어려웠다. 단순한 안저 사진으로는 색과 평면적인 모양의 변화만 확인할 수 있었으나, 2000년대에 도입된 광간섭단층촬영(OCT,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기술의 발전으로 가시광선을 이용해 황반의 단층구조를 무해하게 세포 단위까지 분석하면서 그동안 확인하기 어려웠던 근시성 황반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출혈이 동반되는 근시성 황반하 신생혈관은 진단은 어렵지 않았으나 그동안 별다른 치료법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OCT와 항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Anti-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안내 주사치료가 도입되면서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의미 있는 시력 보호 효과를 볼 수 있다. 황반하 신생혈관은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가 나타나므로 증상이 발생하면 바로 안과 전문의의 진료와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견인성 황반병증, 황반 구멍 발생 전에 수술치료
퇴행성 근시에 의한 후포도종이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견인성 근시 황반병증은 황반이 잡아당겨지는 모양에 따라 두꺼워지거나 아니면 중심와 아래 부위가 들뜨면서 시력이 저하되고, 최종적으로는 구멍이 발생하는 쪽으로 진행된다. 이런 변화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의 중심 부위가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최종적으로 중심시력을 잃어 글을 읽지 못하게 된다.
OCT 도입 이전에는 황반에 구멍이 발생해 확실한 진단이 가능할 때만 수술을 진행했는데, 이미 황반이 상당 부분 망가진 상태이기 때문에 수술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황반 구멍이 발생하기 전에 황반 주위의 견인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통해 진행을 억제하는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으며, 너무 늘어난 눈 뒷부분을 삽입물로 눌러주는 황반공막돌융술이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수술 기법의 발전에 따라 결과가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으나, 더 획기적인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

퇴행성 근시질환은 아직 치료가 상당히 어려우며, 현재로선 예방이 불가능한 실명 원인이다. 그러나 최근 급격한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면서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을 일으키는 질환인 황반하 신생혈관과 근시성 황반원공 등에 대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정상인 황반(위)과 근시성 황반원공(아래)의 광간섭단층촬영 영상. 황반이 들뜨면서 구멍이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