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근개 파열 

 Rotator cuff tear 


  •  회전근개 파열이란?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잡아주는 4개의 힘줄이 찢어지는 질환으로, 50대 이후에 흔히 발생합니다. 조기에 발견하면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회복의 폭이 넓어집니다. 타이밍이 치료의 핵심입니다.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운동 범위가 가장 넓은 관절입니다. 팔을 들어 올리고, 물건을 집고, 옷을 입는 등 일상의 동작은 모두 어깨관절 덕분에 가능합니다. 그러나 어깨관절은 자유로운 만큼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숙명을 안고 있습니다. 이 불안정한 어깨관절이 탈구되지 않도록, 마치 튼튼한 밧줄처럼 사방에서 감싸 쥐고 중심을 잡아주는 4개의 힘줄 묶음이 있는데, 이를 회전근개(Rotator Cuff)라고 합니다.
회전근개는 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이라는 4개의 근육과 힘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어깨관절이라는 공(상완골두)이 어깨뼈의 받침(관절와)에서 빠지지 않고 매끄럽게 굴러가도록 사방에서 잡아주는 4개의 끈입니다.
회전근개는 단순히 팔을 드는 힘만 담당하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역할은 팔뼈와 어깨뼈의 중심을 맞춰주는 ‘정렬(센터링)’입니다. 즉 어깨의 움직임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관절이 마찰 없이 움직이도록 돕는 핵심 구조인 것입니다. 극상근은 팔을 옆으로 들기 시작할 때(초기 외전) 도움을 주고, 극하근과 소원근은 팔을 바깥으로 돌리는 동작(외회전)을 담당하며, 견갑하근은 팔을 안쪽으로 돌리는 동작(내회전)과 앞쪽 안정성 유지를 맡습니다.


  •  회전근개 파열의 원인 

회전근개 파열은 과격한 스포츠 활동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에 더 가깝습니다. 밧줄을 오래 쓰면 닳아서 올이 풀리듯, 어깨 힘줄도 50대가 넘어가면 탄력이 떨어지고 혈류가 감소하며 서서히 약해집니다.
실제로 환자 중 60대 이상 여성의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요리, 미용, 도장 작업처럼 팔을 반복적으로 위로 쓰는 직업을 가졌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경우, 흡연을 하는 경우에는 힘줄이 더 약해질 수 있습니다. 물론 넘어지면서 손을 짚어 생기는 외상에 의해서도 회전근개 파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 

- 팔을 들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경우
- 밤에 잠을 못 잘 정도의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 넘어지거나 부딪힌 뒤 통증과 기능 저하가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
- 수술 후 갑작스러운 ‘뚝’ 소리나 감각이 느껴지면서 통증이 악화되는 경우

어깨가 아프면 많은 사람이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을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다릅니다. 가장 쉬운 구분 방법은 “남이 팔을 들어주면 올라가는가?”입니다. 오십견은 관절이 굳어 있어 남이 도와줘도 팔이 잘 올라가지 않습니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통증은 있지만 남이 들어주면 끝까지 올라갑니다. 다만 혼자서 그 상태를 유지할 힘이 부족해 팔이 ‘툭’ 떨어지기도 합니다.
밤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도 회전근개 파열의 특징적인 증상입니다. 낮에는 참을 만하다가도 잠자리에 들면 통증이 심해져 옆으로 눕기 힘들어집니다. 머리를 감거나 옷을 입는 동작이 어려워진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회전근개 파열의 진단 

진단은 의사의 신체 검진에서 시작됩니다. 팔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여 통증과 근력을 확인한 뒤 X-ray와 MRI 검사를 시행합니다. X-ray로는 뼈의 상태나 관절염 여부를 확인하고, MRI는 힘줄이 얼마나 찢어졌는지, 근육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초음파검사를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확인하기도 합니다.


  •  회전근개 파열의 치료 

치료의 핵심은 ‘타이밍’입니다. 파열이 작거나 부분 파열인 경우, 또는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재활운동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행합니다. 어깨 주변 근육을 강화해 힘줄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6개월 이상 치료해도 통증과 기능 저하가 지속되거나, 파열이 크고 활동량이 많은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합니다. 최근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작은 구멍을 통해 찢어진 힘줄을 다시 뼈에 붙이는 봉합술을 시행합니다.
수술 후 아물기까지는 최소 3–6개월의 생물학적 치유 기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수술 후 보조기를 착용하는 4–6주 동안에는 매우 답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인내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무리하게 팔을 쓰면 공들여 고친 힘줄이 다시 떨어지는 ‘재파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수술이 50%라면, 나머지 50%는 꾸준한 재활 운동과 환자의 관리로 채워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  Q&A로 알아보는 회전근개 파열  

Q. 주사를 맞으면 파열 부위가 붙을 수 있나요?

주사로 통증과 염증을 줄여 재활운동을 가능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찢어진 힘줄이 주사만으로 완전히 붙는 것은 아닙니다. 주사로 증상이 좋아져도 파열의 크기와 근육 상태에 따라 추적 관찰이 필요합니다.


Q. 파열이면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작은 부분 파열이거나, 통증이 조절되고 기능이 유지되는 경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재활 운동 같은 보존적 치료로도 충분히 지낼 수 있습니다. 반면 큰 파열이거나 외상 이후 갑작스러운 근력 저하가 나타난 경우, 직업이나 운동 때문에 팔을 많이 써야 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더 적극적으로 고려합니다.


Q. 수술 후 재파열은 꼭 생기는 문제인가요?

재파열은 드물지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파열이 클수록, 근육 변성이 심할수록, 흡연이나 당뇨병 등 치유에 불리한 요인이 있을수록 위험이 높아집니다. 다만 재활 수칙을 잘 지키고 무리한 동작을 피하면 치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재파열되더라도 통증과 기능이 모두 나빠지는 것은 아니어서, 경우에 따라 추가 치료 전략이 달라집니다.


Q.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어떻게 다른가요?

오십견은 관절 자체가 굳어 ‘움직임이 제한되는 것’이 핵심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힘줄 손상으로 ‘통증과 힘 빠짐’이 주 증상인 질환이지만, 아파서 움직임이 줄어들면 오십견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즉 두 질환이 겹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Q. 수술 후 통증은 언제까지 있나요?

통증은 보통 수술 직후 1–2주 동안 가장 강하고, 이후 점차 줄어듭니다. 다만 힘줄이 뼈에 붙는 치유는 수개월이 걸리므로, 통증이 줄었다고 바로 무리하면 위험합니다. 통증이 예상보다 심하게 지속되거나 갑자기 악화되면 진료가 필요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윤태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