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종인대골화증 

 Ossification of the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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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종인대골화증이란?

후종인대는 척추관 안에서 척추체의 뒤쪽, 척수의 앞쪽을 따라 세로로 이어지는 인대로서,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목이 과도하게 굽혀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후종인대골화증(Ossification of the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이란 이 인대 조직에 비정상적으로 뼈가 형성되는 질환입니다. 단순히 칼슘이 쌓이는 석회화와 달리, 인대 일부가 실제 뼈조직으로 바뀌는 ‘이소성 골화’에 해당합니다. 골화된 인대가 점차 두꺼워지면 척추관이 좁아지고, 그 안을 지나는 척수가 압박받게 됩니다. 이로 인해 손발 저림, 손의 기민성 저하, 근력 저하, 보행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지마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후종인대골화증의 원인

후종인대골화증은 서양인보다 동아시아인에서 훨씬 흔합니다. 국내 유병률은 전체 인구의 약 0.4-3%로 추정되고, 남성이 여성보다 약 2배 많이 발생하며, 주로 40-60대 연령대에서 진단됩니다. 한국인에게 더 많이 생기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전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이 크게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병과 비만 등 대사질환과의 연관성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 후종인대골화증의 증상

경추 척수병증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 중 하나는 손의 기민성 저하입니다. 젓가락질이 어색해지거나, 단추를 채우기가 불편해지거나, 글씨가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척수 안쪽의 신경이 먼저 압박받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후종인대골화증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증상입니다. 이후에는 팔다리가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며, 다리에 힘이 빠지고 걸음걸이가 불안정해집니다. 병이 더 진행되면 배뇨와 배변 장애가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사지마비로 이어집니다.

 꼭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후종인대골화증 환자는 가벼운 충격에도 심각한 척수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척추관이 이미 좁아져 있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아무렇지 않을 낮은 곳에서의 낙상이나 가벼운 교통사고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후종인대골화증 환자가 목에 충격을 받았다면 반드시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가야 합니다.


  • 후종인대골화증의 진단

목 통증이나 손발 저림이 있을 때는 우선 경추 X-ray로 골화 여부를 확인합니다. CT 검사는 골화의 정확한 범위와 두께, 형태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며, 수술 계획을 세울 때 가장 중요하게 활용됩니다. 후종인대골화증의 형태는 크게 특정 마디에만 생기는 분절형, 여러 마디에 걸쳐 이어지는 연속형, 두 가지가 섞인 혼합형, 국소적으로 발생하는 국소형으로 분류되며, 형태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집니다. MRI는 척수가 얼마나 눌리고 있는지, 신경 손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데 중요한 검사입니다. 척수에 밝은 신호 변화가 보이면 신경 손상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에는 목을 앞뒤로 굽히고 편 상태에서 찍는 동적 X-ray가 수술 방법 결정에 중요하게 쓰이는데,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K-line’입니다. 경추 2번과 7번의 중간 점을 이은 선을 기준으로, 굳어진 인대가 이 선을 벗어나지 않으면 K-line 양성(+), 벗어나면 음성(-)으로 분류합니다. 특히 목을 앞으로 굽혔을 때의 변화(굴곡 K-line)는 평소에 드러나지 않던 압박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후종인대골화증의 치료

증상이 가볍고 척수 압박이 심하지 않다면 먼저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목 보조기 등 보존적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이미 굳어진 인대를 녹이거나 되돌리는 치료는 없기 때문에, 보존적 치료는 어디까지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신경 증상이 진행되거나 척수 압박이 심해지면 수술을 권장합니다. 수술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목 앞을 통해 굳어진 인대를 직접 제거하는 ‘전방접근 감압 및 유합술’입니다. 압박 원인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어 신경 회복 효과가 가장 좋지만, 삼킴 불편이나 척수액 누출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목 뒤쪽에서 척추관을 넓혀주는 ‘추궁성형술’로, 여러 마디에 걸친 광범위한 골화에 적합하고 목 움직임을 잘 보존할 수 있습니다. 특히 K-line이 양성이고 목의 정상적인 커브가 유지된 환자에게 효과적입니다. 셋째, 척추관을 넓히면서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후방 감압 고정술’로, 목이 앞으로 굽어 있거나 K-line이 음성인 환자에서 추궁성형술보다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맞는지는 골화의 범위와 형태, 목의 정렬 상태, 환자의 전신건강 상태 등을 종합해서 결정합니다. 수술 방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환자에게 맞는 수술’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술 시점을 결정할 때 척추관 점유율 수치만큼 중요한 것은 신경 기능의 변화 추이입니다. 영상검사에서 골화가 상당히 진행된 것이 확인되더라도 신경 기능이 유지되고 증상이 안정적이라면 경과 관찰이 우선입니다. 반면 MRI에서 척수 신호 변화가 나타나거나, 손 기민성 저하, 보행 불안정 등의 증상이 진행 중이라면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더불어 척수는 손상이 진행될수록 회복 가능성이 낮아지므로, 증상이 악화되는 시점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척추관 점유율이 50%를 넘으면 수술을 고려하고, 60% 이상이면 증상이 가볍더라도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이 수치는 절대적 기준이 아니며, 환자의 나이와 전신건강 상태, 증상 양상을 종합해 결정합니다. 

 현재 골화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되돌리는 약물은 임상적으로 확립된 것이 없습니다. 소염제와 진통제는 통증 완화를 위한 보조적 수단으로만 사용됩니다. 현시점에서 수술은 척수 압박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하고도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이창규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