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악명 높은 난소암, 최고 전문가의 협공으로 완치율 향상

난소암 환자들의 믿음직한 동반자 남은지 교수 

남은지 교수 프로필 바로가기 


부인암 중에서 유독 악명 높은 난소암의 발병 원인은 무엇인가요? 

난소암은 국내 신규 환자가 1년에 약 3,000명으로 발병률은 낮은 편이나, 부인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난소암의 약 20-30%는 타고난 유전적 소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부인암인 자궁내막암은 유전성 암의 비율이 3-5%인 것과 비교하면, 다른 암에 비해 난소암의 유전성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또 배란과 호르몬 분비를 담당하는 난소의 특성상 빠른 초경, 늦은 폐경, 비출산 등 배란을 많이 할수록 난소암의 위험이 증가하며, 스트레스나 환경적 요인 또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됩니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난소암을 의심할 수 있나요?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고, 암이 3기 이상 진행되어 덩어리가 커지고 복수가 차면서 배가 나오고, 속이 더부룩하며 소화가 안 되고,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난소암은 조기 발견을 위한 효과적인 검사 방법이 없습니다. 부인과 초음파검사, CT, MRI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면서 1-2기의 난소암을 발견하는 사례가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이러한 부인과 영상검사로도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난소암은 단기간에 발생해서 말기까지 매우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4개월마다 꾸준히 검진을 받았는데도 3-4기 난소암으로 진단받는 환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폐경으로 난소의 기능이 사라지면 난소암 발병 위험도 사라지나요? 

우리 몸의 세포들은 세포분열 과정에서 유전자 결함을 일으키고 그걸 다시 복구하는데, 이 유전자의 복구 능력이 떨어지는 세포들이 암세포로 변하게 됩니다. 나이 들수록 세포의 복구 능력이 떨어지니까 대부분의 암은 고령일수록 발병률이 높아집니다. 비유전성 난소암 또한 폐경 이후인 50대 후반부터 70대에 호발합니다. 이와 달리 유전성 암은 부모로부터 특정 유전자의 변이를 물려받은 경우로, 암 발병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높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이 생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유방암 또는 난소암의 가족력이 강하거나 본인이 유방암 과거력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유전자검사를 시행해 난소암 위험도를 평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로 인해 BRCA1/2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으면 예방적 절제수술로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예방수술은 언제 받는 게 좋은가요?  

과거에는 예방적 절제수술의 대상 유전자가 BRCA1/2 뿐이었지만, 유전자와 난소암의 상관관계가 계속 밝혀지면서 BRIP1, RAD51C, RAD51D 등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유전자 변이에 따라 암 발생 위험도와 호발 연령대가 달라 수술 시기 또한 다릅니다. BRCA1 변이 보인자는 만 35-40세, BRCA2는 40-45세, BRIP1은 45-50세에 예방수술을 받는 것이 권고됩니다. 예방수술은 유방암 진단 후 난소 난관을 절제하는 사례가 많고, 최근에는 난소암의 위험이 널리 알려지고 예방수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안젤리나 졸리처럼 암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예방수술을 받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세암병원 암예방센터는 유전성 및 가족성 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배선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와 유전 상담을 연간 1,000건 이상 진행하고 있으며, 유전성 유방암·난소암 증후군에 서 400례 이상의 예방적 절제술을 시행했습니다.


유전자검사, 난소암 예방의 첫걸음 

유전성 난소암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BRCA1/2 배선 유전자 돌연변이는 부모로부터 물려받기 때문에 보인자의 형제자매와 딸도 50%의 확률로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암 환자에게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된다면 가족 모두 유전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아래 기준에 해당되면 건강보험 급여로 유전자검사를 받을 수 있다. 

_ 유방암이 진단되고 환자의 가족과 친척 가운데 1명 이상 유방암, 난소암, 남성 유방암, 전이성 전립선암, 췌장암이 있는 경우 

_ 만 40세 이하에 진단된 유방암 

_ 만 60세 이하에 진단된 삼중음성 유방암 

_ 양측성 유방암 

_ 유방암과 함께 난소암 또는 췌장암이 발생한 경우 

_ 남성 유방암 

_ 상피성 난소암


3-4기로 진단되어 암이 여러 장기에 퍼져 있다면 수술이 불가능한가요?

여러 장기로 전이되면 수술이 불가능한 다른 고형암과 달리, 난소암은 3-4기에서도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합니다. 잔류 종양 0을 목표로 난소와 난관, 자궁, 골 반 및 대동맥 림프절, 장간막, 그리고 암의 전이 부위를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종양감축술로 눈에 보이는 암을 최대한 제거할수록 환자의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난소암의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서는 산부인과뿐 아니라 대장항문외과, 비뇨의학과, 간담췌외과 등 여러 분야 외과의들의 협력 수술이 필요합니다. 치료 성적 향상을 위해 종양감축술 이후 복강내 온열항함화학요법(HIPEC, 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 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성공적인 암 치료를 위해 이것만은 꼭 지키세요!  

_ 항암약물치료 중에는 호중구 수치 저하로 감염 위험이 높아지므로 위생이 의심되는 날 음식은 피하고, 손 위생에 각별히 주의한다. 

_ 난소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나 식품은 없다. 성분 미상의 한약이나 건강기능식품은 간 또는 신장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사가 처방하지 않은 약제는 복용하지 않는다. 

_ 체력이 좋아야 항암약물치료를 잘 버텨낼 수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생각으로 뭐든 잘 먹고 체중을 늘리도록 노력한다. 

_ 마음 건강도 좋은 치료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 우울감을 덜 수 있도록 햇볕을 자주 쬐며 몸을 움직이고, 가족 및 지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긍정적인 태도를 기른다. 

_ 항암치료 도중 해열제를 복용했음에도 고열이나 설사, 기력 저하 등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한다.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치료 약제가 달라지나요?  

항암약물치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잔존암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개 3주 간격으로 6-9차례 치료를 시행합니다. 난소암의 90%를 차지하는 상피성 난소암에서는 파클리탁셀과 백금계열 항암제인 카보플라틴이 주로 사용되며, 유전자 변이 여부를 비롯한 세부 사항에 따라 다양한 신약을 병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종양의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베바시주맙, 그리고 BRCA 변이 또는 HRD(상동재조합결핍, Homologous Recombination Deficiency) 양성인 환자에서 유전자 복구 시스템에 결함이 있는 세포들을 표적으로 공격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PARP 억제제 등의 표적치료제를 기존의 항암제에 추가로 투여해 좋은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관문억제제를 병용하기도 합니다.


난소암은 재발이 잦아 환자들의 공포가 유독 큰 것 같습니다. 치료 성적에는 변화가 있나요? 

앞서 설명한 대로 다양한 신약을 병용하면서 3, 4기 난소암 환자의 장기 생존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과거에는 난소암에서 방사선치료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지금은 수술이 어려운 부위가 있거나 림프절에 국소 재발한 환자에서 방사선치료를 시행해 치료 성적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는 국내 최고의 외과의들이 최고의 협력 수술, 정교한 로봇수술과 단일공 복강경을 비롯한 최소 침습 수술, 복강내 온열항암치료 등을 시행하며, 재발성 난치성 부인암 치료를 위해 공익적 성격의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을 비롯해 국내 최다의 임상시험을 운영함으로써 환자 맞춤형 항암약물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술, 전통적인 항암제와 표적치료제 및 면역치료제, 유전자검사 등 최첨단 의료기술의 적절한 조합이 난소암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남은지 교수

산부인과

프로필 바로가기 


난소암과 복막암,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의 치료가 전문 영역이다. 차분한 말투와 정확한 설명으로 환자들의 걱정과 불안을 덜어주는 남은지 교수는 연세암병원 부인암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유전성 난소암 고위험군 환자들의 진료와 관리, 예방수술, 교육 등 난소암 예방활동 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암이라는 병을 넘어 환자가 처한 상황과 마음까지 살피는 것이 의사의 본분이자 성공적인 암 치료를 위한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는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4년 2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