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잃어버린 손·팔 되찾는 수부이식,
일상 복원하는 수술
손·팔 상실 환자의 기능 회복과 삶의 질 개선을 돕는 최윤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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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은 손·팔도 간이나 신장처럼 이식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합니다. 수부이식이란 어떤 치료인가요?
수부이식은 사고나 질환으로 손·팔을 잃은 환자에게 뇌사 기증자의 손을 이식하는 치료입니다. 다른 장기 이식과 차이가 있다면 간이나 신장은 하나의 독립된 장기인 반면, 수부는 뼈, 힘줄, 혈관, 신경, 피부 등 성격이 다른 여러 조직으로 구성된 복합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이식의 목표 또한 환자의 생명 연장이 아닌, 삶의 질 개선에 있습니다. 이식한 손에 혈류가 유지되는 것은 기본이고, 손으로 감각을 느끼고, 손가락을 구부리고, 물건을 쥐는 등 일상에서 손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수술 자체도 매우 까다롭고 수술 전후 관리도 복잡한 편입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장기이식법 개정으로 수부이식의 법적 토대가 마련되었으며, 세브란스병원은 2021년 첫 수술을 시행하고 현재까지 총 3건의 사례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습니다.
손·팔을 상실한 경우라면 모두 수 부이식을 받을 수 있나요? 조건이 궁금합니다.
손은 생명 유지에 필수인 장기가 아니기 때문에 대상자 선정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은 환자의 전신 건강입니다. 이식 후에는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감염에 취약해지고 암을 비롯한 질병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며, 약제 자체에 의한 합병증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는 절단 사고 후 최소 6개월이 지나야 이식 대기자로 등록할 수 있고, 대기 환자가 속해 있는 병원에서 발생한 뇌사자에게서만 이식 수부를 구득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환자가 비교적 젊고, 우세수(주로 쓰는 손) 또는 양손을 상실해 일상 수행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경우 우선순위로 고려합니다.
대략적인 수술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수부이식은 기증자의 수부를 채취하고 준비하는 과정, 그리고 환자의 절단 부위를 준비해 연결하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되는 수술입니다. 성형외과에서는 피부, 감각신경, 혈관 등 연부조직을 주로 담당하고, 뼈와 인대, 근육, 주요 신경(척골·정중·요골신경)의 박리와 연결은 정형외과에서 담당합니다. 실제 이식 과정은 크게 뼈 고정, 힘줄 연결, 혈관 및 신경 봉합, 피부 봉합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식한 팔의 생존을 위해 최대한 신속하게 혈관을 이어 혈액을 흐르게 하는 동시에, 기능 복원을 위해 뼈와 힘줄, 신경을 정교하게 맞춰 연결해야 합니다. 약 30명의 의료진이 참여해 15-20시간 동안 진행되는 고난도 수술로,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유기적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손의 기능 회복을 위해 교수님은 수술 중 어떤 부분에 특히 신경을 쓰시나요?
세브란스에서 시행한 3건의 사례는 모두 손목에 가까운 전완부 절단이었습니다. 전완부는 요골과 척골이라 는 2개의 뼈로 이루어져 있고, 힘줄과 신경이 여러갈 래로 나뉘어 있어 각각을 정확히 구분해 연결해야 합니다. 척골은 직선 모양, 요골은 미세하게 굽은 곡선 형태로 이 두 뼈는 손목 회전에 관여합니다. 따라서 두 뼈의 자연스러운 곡선과 정렬을 원래의 해부학적 구조에 최대한 가깝게 복원하는 것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손등 쪽의 굽히는 힘줄과 손바닥 쪽의 펴는 힘줄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 균형이 맞지 않으면 손 모양이 변형될 수 있고, 손을 쥐거나 펴고 물건을 집는 등 기능에 제한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람마다 신경의 사이즈가 달라서 현미경으로 보면서 정교하게 연결해야 합니다.
수술 후 치료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수술 직후 초기 일주일은 혈류 안정이 최우선입니다. 이식된 조직에 혈액이 원활히 공급되어야 수부가 생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50건 정도의 수부이식이 시행되었는데, 연구에 따르면 이식 환자의 약 60-70%에서 급성 거부반응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에는 약 2-3주간 입원 치료를 시행하면서 혈류가 잘 유지되는지, 염증이나 급성 거부반응은 없는지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합니다.
이식한 손은 언제부터 움직일 수 있나요?
수술 직후부터 연결된 힘줄을 통해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은 가능하지만, 매우 제한된 수준입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 이식 수부가 안정되면 관절 구축 예방을 위한 재활을 시작하고, 3주째부터는 내재근 마비에 의한 갈퀴손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특수 맞춤 보조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시행합니다. 감각은 대략 1년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고, 1년 반 정도 지나면 자율신경계가 회복되어 손에 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환자분들의 경과를 보면 감각 회복은 거의 정상에 가깝고, 악력은 반대쪽 손의 약 50%까지 회복됩니다. 손을 쥐고 펴기, 손가락을 맞대 물건을 집기, 손가락을 구부려 물건을 걸고 들기 등 기본적인 기능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입니다. 다만 주먹을 꽉 쥐거나 정교한 힘 조절이 필요한 동작은 환자마다 차이가 있으며, 손상 부위와 수술 시기, 재활 등도 회복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식한 손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2017년 발표된 해외 연구에 따르면 1999년 미국 루이빌대학교에서 미국 최초로 성공한 수부이식 환자의 이식 손은 해당 시점까지도 잘 유지된 것으로 확인됩니다. 또 북미와 유럽에서는 환자의 약 90%에서 이식 한 손이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면역억제 제 조절에 실패하면 거부반응으로 다시 절단하는 비극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전문가의 면역억제제 조절과 환자의 복용 순응도가 이식한 손의 장기 생존에 결정적인 요소임을 알 수 있습니다.
수술 전 상담부터 수술, 이후 재활까지 쉽지 않은 여정으로 보입니다.
수부이식은 전문의 한 사람이나 어느 한 진료과의 힘으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수술 전 환자 상담부터 수술, 이후 회복 과정에서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긴밀한 협진은 필수입니다. 이식 후 평생에 걸친 면역억제제 조절과 거부반응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이식외과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그 외에 장기이식코디네이터, 마취통증의학과, 중환자실 의료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협력과 헌신이 필요합니다. 2018년 법제화 이후 세브란스가 국내 수부이식을 선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처럼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었기 때문입니다.

최윤락 교수 정형외과
진료 분야 : 손, 손목, 주관절(팔꿈치), 말초신경의 외상 및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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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과 손의 외상이나 질환으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주로 만난다.
수부외과 및 미세수술 분야의 권위자로, 2015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팔 관통상 수술과
2021년 법제화 이후 국내 첫 수부이식에 성공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흉곽출구증후군 등 고난도 신경압박질환 치료에 집중하고 있으며, 뇌졸중 후 편마비 환자의 기능 회복을 위한
상완신경총 수술 등 새로운 치료 영역에서도 다학제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항상 환자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든든한 조력자가 되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진료실을 지키고 있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6년 4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