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더 긍정적으로, 좀 더 재밌게 사는 일상이
정말 중요합니다
천의 얼굴 가진 파킨슨병의 면면 밝히는 임상과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이필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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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은 비슷한데 묘하게 다른 구석이 있어 진료실에 들어오는 환자를 언제나 매의 눈으로 관찰하는 이필휴 교수(신경과). “파킨슨병의 양상은 너무나 다양합니다. 약으로 잘 조절되는 환자도 있지만, 파킨슨증후군을 앓는 분들은 정말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대개 보행장애와 인지장애를 동반하고 있어 환자의 일상은 더 어둡기만 하다. 이필휴 교수는 매년 파킨슨병 관련 십수 편의 주목할 만한 논문을 발표하며 파킨슨병의 기전 연구를 통해 치료와 예방의 길을 찾고 있다. 그는 “곧 좋은 소식이 들려올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희망을 내다봤다.
에디터 이나경 포토그래퍼 최재인

파킨슨병 환자들의 걸음걸이는 눈에 띕니다. 어떤 점에 유념해야 하나요?
종종걸음을 하는 분도 있고, 동결보행이라고 한 발 떼는 것을 힘들어하는 분도 있습니다. 걷는 게 어려워지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지요. 나이 든 분들은 근력, 뼈, 척추의 문제로 보행이 어렵기도 하고,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을 앓는 분들은 뇌의 문제로 정상적인 보행이 힘듭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퇴행성 뇌질환의 경우, 보행의 문제가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는 점입니다. 병적인 보행은 걷는 속도, 자세, 균형에 문제가 있는데, 정형외과적인 문제나 근력 문제가 아니라면 거의 퇴행성 뇌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래서 보행장애라기보다는 보행질환이 맞다고 봅니다.
보행장애를 넘어 보행질환이라는 표현을 쓰실 만큼 파킨슨병에서 보행의 문제가 중요한가요?
어르신이 걷는 게 이상해지면 나이가 들어서, 또는 평생 시골에서 농사지으며 살아서 그런 거라고 당연하게 치부합니다. 하지만 보행 문제는 퇴행성 뇌질환의 중요한 실마리가 됩니다. 더구나 퇴행성 뇌질환에서 동반되는 보행 문제는 인지기능장애, 즉 다양한 원인의 치매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임상적으로 중요한 증상입니다. 요즘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새로운 약제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약들이 파킨슨병 초기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보행 문제의 신호를 일찍 간파해 병원을 찾는다면, 파킨슨병의 조기 발견을 통해 환자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아주 큽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이 보이는 양상이 아주 다양하다고요.
도파민은 중뇌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도파민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운동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는 기저핵이라는 뇌 부위가 정상적인 운동명령을 내리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걸음이나 손동작, 말 등이 느려집니다. 그와 반대로 운동성이 과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틱장애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툭 하고 움직이게 되는 간대성근경련이나 무도증 같은 것들이죠. 도파민이 매개된 이런 느린 또는 과한 이상운동들 외에도 파킨슨병의 증상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우울증, 인지장애, 자율신경계 문제로 생기는 기립성저혈압, 배뇨 문제와 변비를 비롯해, 온갖 감각 증상들로 환자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소위 ‘비운동성’ 증상들은 도파민 시스템과 연관성이 없어서 일반적으로 도파민 약제 보충요법에 대한 반응이 없거나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기도 합니다. 즉 파킨슨병은 도파민 약제로 조절 가능한 증상도 있지만, 생활요법 혹은 운동요법으로 조절하거나 적응해야 하는 증상도 많습니다. 그래서 쉽지는 않지만, 환자들에게 “낙천적으로 살라”고 항상 강조합니다. 환자가 겪는 어려움과 예민함에서 벗어나려면 의식적으로 그렇게 노력해야 합니다.
일반인들이 파킨슨병에 대해 오해하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을 지적해주신다면요.
보통은 걸음걸이, 떨림 같은 게 문제가 되었을 때 파킨슨병을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10여년 전부터 변비, 후각기능의 감퇴, 어지러운 증상 등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지요. 즉 눈에 띄는 운동성 증상이 드러나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 몸의 멀티 시스템에 의한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납니다. 또 파킨슨병의 10-15% 정도는 유전자 돌연변이에의 한 것이기도 하고요. 이미 많이 알려진 렘수면 장애가 있다면 파킨슨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아, 일년 에 약 7% 내외로 파킨슨질환으로 발현됩니다. 게다가 이름이 파킨슨병이라고 해도, 그 아형은 아주 다른 모습일 때가 많습니다. 얼굴이 다양하다고 해야 할까요? 뇌에서, 장에서 혹은 몸에서 시작되는 파킨슨병 등 여러 타입이 있으며, 각각의 파킨슨병이 증상 발현 혹은 악화 정도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파킨슨병은 곧바로 도파민 치료를 떠올리게 됩니다. 치료 약제의 진보가 궁금합니다.
파킨슨병은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도파민이라는 약으로 오래 버틸 수는 없습니다. 한계가 오지요. 용량의 증가는 피할 수 없고, 그만큼 약에 대한 부작용도 나타납니다. 진단 후 10년 정도 지나면 약 40%의 환자에게 치매가 옵니다. 알츠하이머 치매보다 파킨슨병에서 동반되는 치매가 훨씬 힘들고 경제적인 부담 또 한 큽니다. 또 한 앞서 이야기드린 파킨슨병 아형의 분류가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는 각각의 아형에 맞는 치료법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머지않은 미래에 곧 그 길이 열릴 거라고 봅니다.
최근에 파킨슨병의 진단과 치료에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모든 퇴행성 뇌질환을 요즘은 단백변성질환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뇌에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 어떤 이유로 뇌에 쌓이고 신경을 죽이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겁니다. 특이한 점은 퇴행성 뇌질환마다 일차적 책임이 있는 단백질이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이용한 퇴행단백 검출이 퇴행성 뇌 질환 진단 기법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나 타우단백 검출이 상용화되었는데, 파킨슨병의 경우 가장 큰 문제가 그동안 그런 바이오마커가 없었다는 겁니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파킨슨병에서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의 문제를 찾아내고 시드 기반 응집(Seed-based Aggregation), RT-QuIC 기술 등을 통한 파킨슨병의 조기 발견, 파킨슨병과 파킨슨증후군의 구별 등에서 진척이 있었습니다. 진단의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져, 수많은 파킨슨병의 다른 양상에 맞춤한 치료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매년 유의미한 많은 논문을 발표하며 파킨슨병 연구에 매진하고 계십니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계신지요?
현재 파킨슨병의 기본 치료는 도파민 보충을 통한 운동 증상 호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제가 이끌고 있는 연구팀은 파킨슨병이라는 만성질환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병리를 늦출 수 있는 질환조절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중뇌에 있는 도파민세포가 절반 이상 사멸했을 때 느림이나 떨림 같은 운동성 증상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중뇌세포가 죽기 전에 먼저 질환을 조절하는 겁니다.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독성단백이 더 퍼지기 전에 차단한다면, 파킨슨병의 운동 증상이 발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보는 겁니다. 또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 부분에서도 기존 줄기세포 치료의 한계를 넘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정도로 진척이 있습니다.
파킨슨병 연구를 선도하시는 지금, 앞으로 연구 방향과 주제가 궁금합니다.
요즘 제 주관심 분야는 장입니다. 파킨슨병의 시발점을 찾는 일인데요. 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독성단백질의 시발점이 되는 씨앗 세포가 분명히 있을것 이라 생각하고, 우리 연구팀은 임상 환자들의 장 조직을 이용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구를 통해 파킨슨병 치료를 넘어 파킨슨병의 예방으로까지 확장하는 일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서 예를 들었던 변비에서 시작된 독성단백이 미주신경을 타고 뇌까지 올라가 운동 증상이 나타나고 나아가 치매가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2-3년 동안 그 씨앗이 장이라는 환경에 있을 것이라는 가설 아래 파킨슨병 기전을 밝히는 연구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환자들에게 제발 긍정적으로 변하라, 재미있게 사시라고 신신당부합니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사회적 소외와 고립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는 비운동성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의 고리가 됩니다. 이런 분들은 도파민 처방의 증량이 가파르고,
파킨슨병 치매로도 더 빨리 넘어갑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매번 환자들에게 더 당부드리고 잔소리도 하고 있습니다.
명의의 특강
병파킨슨병
심한 잠꼬대와 뒤척임, 단순 잠버릇 아닌 파킨슨병의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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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은 알츠하이머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비록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다.
변비, 후각 저하, 렘수면 행동장애, 보행장애 등 일상의 작은 변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글 이필휴 교수(신경과)

렘수면 행동장애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의 전조 증상이므로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또한 손발이 떨리고 동작이 둔해진다면, 특히 보행이 이전과 달라졌다면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운동성 증상, 도파민이 60% 이상 떨어져야 발생
파킨슨병은 나이 들면서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가 사멸하면서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도파민이란 인체의 운동기능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도파민의 생성이나 분비에 문제가 생기면 손이 떨리고, 몸이 뻣뻣해지면서 걸음걸이가 느려지고, 자세가 구부정해지는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이러한 운동성 증상은 파킨슨병이 비교적 많이 진행된 상태, 즉 도파민이 정상보다 60% 이상 떨어졌을 때 나타난다. 이는 환자가 몸의 이상을 처음 인지했을 시기보다 적어도 수년 전에 파킨슨병이 발병했음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의 환자들이 고령이어서, 보행장애가 나타나면 노화로 인한 뼈나 관절의 문제로 생각해 정형외과를 먼저 찾는다는 점이다. 게다가 증상이 매우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몸의 이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다가,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증상이 반복된 후에야 뒤늦게 신경과를 내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고령에서는 평소 걷는 자세와 속도 등에 변화가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무릎이나 허리의 통증 없이 걸음걸이만 변한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아보기를 권한다.
렘수면 행동장애, 변비, 어지럼증
일반적으로 파킨슨병은 이러한 운동성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렘수면 행동장애, 변비, 어지럼증, 후각 저하, 우울증 등의 비운동성 증상이 선행한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비운동성 증상을 알아채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변비나 어지럼증 같은 비운동성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물질이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뿐 아니라 자율신경계도 손상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파킨슨병 초기의 어지럼증은 주로 앉았다 일어날 때 혈압이 뚝 떨어지면서 생기는 기립성 어지럼증으로 주로 나타난다. 갑자기 눈앞이 하얘지는 것처럼 어지럼증을 느끼고, 심한 경우 실신하기도 한다.
파킨슨병의 전조 증상 가운데 특히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것은 렘수면 행동장애다. 렘수면 행동장애란 수면 중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움직이는 등의 격렬한 행동을 보이는 수면질환을 뜻한다. 심하게 몸을 뒤척이다 침대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심지어 자다가 옆 사람을 때려 응급실에 올 정도로 수면장애가 심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정작 환자 본인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렘수면 행동장애는 향후 파킨슨병이나 루이소체 치매 등의 퇴행성 뇌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이러한 수면질환이 있다면 다른 증상이 없더라도 신경과에서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파킨슨 증상,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서도 나타난다
손떨림, 뻣뻣함, 보행장애 등의 파킨슨 증상은 파킨슨병뿐만 아니라, 약물 또는 뇌병변에 의한 이차성 파킨슨증이나 파킨슨 증후군(다계통 위축증, 진행성 핵상마비 및 피질기저핵 변성) 은 물론, 치매 증상을 동반하는 다른 퇴행성 뇌질환에서도 나타난다. 따라서 올바른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검사와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환자가 내원하면 먼저 걸음걸이, 떨림, 근육 강직, 운동능력 저하 등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상세하게 확인한다. 최근에는 보행 분석검사를 통해 보행 속도, 보폭, 보행 시 발에 가해지는 압력 등을 측정해 보행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후 PET-CT, MRI 등의 뇌 영상검사를 통해 도파민 분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특히 보행장애는 인지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고 파킨슨병 환자에서 치매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인지 기능평가를 비롯해 다양한 검사를 병행한다.
도파민 보충으로 운동성 증상 조절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파킨슨병은 완치가 불가능하며, 약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면서 일상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치료 목표가 된다.
파킨슨병의 운동성 증상은 뇌 기저핵의 도파민 부족이 원인이므로 외부에서 도파민을 보충해주면 증상을 충분히 완화시킬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이고 널리 사용되는 약물은 도파민 전구체인 레보도파(levodopa)로, 뇌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어 운동성 증상을 개선시킨다. 도파민 수용체를 직접 자극해 도파민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도파민 효현제도 사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도파민 분해효소를 억제함으로써 도파민 보충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COMT 억제제나 MAO-B 억제제, 안정 시 떨림증상을 조절하기 위한 항콜린성 제제 등 다양한 약제가 사용된다. 환자 상태와 나이, 동반 질환, 현재 사회적 활동 정도, 발생 가능한 약물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제를 선택한다.
약 복용은 처방대로, 부작용은 솔직하게
파킨슨병 초기에는 소량의 약제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환자들이 거부감 없이 약을 잘 복용하는 편이다. 다만 퇴행성 뇌질환이라는 특성상 시간이 흐를수록 파킨슨병이 악화되어 약이 듣지 않는 증상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결국 약물 용량도 점차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파킨슨병 약을 오래 먹으면 내성이 생긴다고 오해해 의사의 처방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을 참아가며 약을 복용하지 않으려는 환자들도 있다. 병이 진행하면서 약에 대한 반응이 이전보다 떨어질 수 있으나, 이것은 병의 악화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기 때문에 약을 적게 복용한다고 해결되지는 않는다.
파킨슨병 약을 4-5년 이상 복용하면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지는 약효소진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초기에는 하루 2-3회 소량만 복용해도 증상이 잘 조절되지만, 나중에는 반나절만 지나면 약 기운이 떨어지면서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고 행동이 느려지는 등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다. 일부 환자들은 이를 참지 못해서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약을 추가로 복용하고,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약 복용 시기나 복용량을 환자가 임의로 조절하면 부작용이 더 심해지므로 약은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 복용해야 한다.
약효가 있을 때 몸이 저절로 움직이는 이상운동증도 대표적인 후기 부작용이다. 일부 환자에서는 충동이 잘 조절되지 않아 도박 중독, 쇼핑 중독 등에 빠지는 경우도 있으며, 환시나 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특히 환시는 향후 인지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성 사인이고 약제 조절이 반드시 필요한 증상이기 때문에 주치의에게 꼭 알려야 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대부분 약물 자체보다는 병의 진행과 약의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며, 환자마다 증상과 예후도 모두 다르다. 따라서 약물 내성이나 부작용을 지나치게 두려워하 기보다는, 약 복용 중 불편한 증상들을 주치의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치료 먼저, 수술은 제한적으로
약물치료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이상운동증이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수술의 목적은 파킨슨병의 운동성 증상을 호전시키고, 약물 복용량을 줄여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하루 중 약물 농도에 따르는 증상 변화를 완화시켜 보다 편안하게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다.
대표적 수술 방법은 뇌심부자극술로, 운동성 증상을 유발하는 주요 부위에 작은 전극을 삽입한 뒤 전기 자극을 가해 증상을 개선한다. 고집적 초음파뇌수술은 피부 절개 없이 MRI로 목표 부위를 보면서 초음파 에너지를 집중시켜 고열을 발생시킴으로써 치료 효과를 유도하는 방법으로, 파킨슨 증상과 더불어 떨림을 개선하는 데 특히 효과적이다.
치료 효과 높이는 운동, 선택 아닌 필수
파킨슨병에서 약물치료와 더불어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파킨슨병은 뇌세포가 소실되면서 계속 악화되는 질환인데, 운동을 하면 뇌의 가용성이 증가하면서 질병과 싸우는 힘이 좋아진다. 또 뇌가 젊어지면서 도파민을 비롯한 좋은 물질들이 더 많이 분비되기도 한다. 실제로 평소에 자주 많이 걷고 근력운동까지 병행하는 환자들은 똑같은 증상이라도 약 복용량이 적고 병의 악화 속도도 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파킨슨병 환자는 낙상 위험이 높기 때문에 운동 시 안전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파킨슨병은 비록 완치는 어렵지만 조기에 진단받고 꾸준하게 관리하면 증상을 조절할 수 있고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된 정보를 따라야 한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떠도는 풍문이나 다른 환자의 경험담에 의지하기 보다는, 병원이나 학회의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 전문가가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이 밝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손발이 떨리고 동작이 느려지는 증상 때문에 위축되어 집 안에만 머무른다면 증상 악화를 앞당길 수 있다.
열심히 운동하고 여행도 다니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이 좋다.

이필휴 교수
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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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세브란스병원> 2026년 6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