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치료와 최상의 교육,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다 췌담도 수술과 치료의 명인 김경식 교수
“담도암 환자 중에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만 믿고 지레 치료를 포기하려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인터넷 정보는 철저히 경계해야 합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효과로 환자의 마음을 유혹하는 잘못된 정보가 환자를 벼랑으로 내몰기도 하거든요. 막대한 비용을 소모할 뿐만 아니라, 치료가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허위 정보에 속아 치명적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서둘러 달려온 기색이 역력하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품새며, 자리를 안내하는 몸놀림, 빠른 말투에서 김경식 교수(간담췌외과)의 시간표가 얼마나 숨 가쁘게 돌아가는지 또렷이 감지된다. 수술이 늦어져 점심도 못 챙겼다니, 시쳇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런 느낌 탓일까? 사진기자의 명함을 받으며 김 교수가 건넨 한마디가 유난히 낯설게 들린다. “저도 취미가 사진입니다. 자연, 그중에서도 별 찍는 걸 좋아해요.” 분초를 쪼개 사는 처지에 별을 보러 다닌다고?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그런 짬을 내는 거지? 궁금증 게이지의 바늘이 한 뼘쯤 쑥 올라간다.
별을 보러 다니신다고요? 그거 시간이랑 품이 제법 드는 취미일 텐데요.
자연, 특히 별 사진을 찍습니다. 하늘이 잘 보이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빛이 없는 데를 찾아다니고. 누구랑 같이 다니지도 않아요. 어떨 때는 무섭기도 하지만, 취향이 다르면 서로 방해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시작한 지는 꽤 됐는데, SNS 같은데 올리거나 무슨 전시회에 내보내거나 하진 않아요. 아직 그만한 수준이 안 돼서요. 시간에 쫓기는 건 사실이지만, 의지가 중요하죠. 여유는 만들어내기 나름이니까요.
혹시 간과 쓸개, 췌장 가운데 비교적 한가한 분야를 보는 건 아니실 것 같은데요.
수술 건수도 비교적 적지는 않은 편입니다만, 간담췌 영역은 가리지 않고 다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는 게 옳다고 믿습니다. 간담췌는 해부학적인 구조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냥 한 동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부 담도암과 췌장암은 수술 방법도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러니 “난 담도암 전공이어서 췌장암은 몰라”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죠. 그래도 굳이 헤아리자면, 담도암을 가장 자주 봅니다. 내과에서 발견해서 보내주는 환자들이 많거든요.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지만, 간은 수술 외에도 다양한 치료법이 있는 데다가 저 말고도 담당하는 외과 선생님들이 세 분이나 계시거든요.
수술이 많다고요? 담낭암이나 췌장암은 워낙 치명적이어서 칼을 대봐야 소용없다던데요.
담낭암은 예후가 몹시 나쁜 게 사실입니다. 6개월 정도면 더는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2013년에 수술한 환자인데, 간과 대장까지 전이가 돼서 더없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처음 진단받았을 때 치료를 했더라면 훨씬 쉬웠을 텐데, 환자가 지레 포기하고 시간을 낭비한 탓에 먼저 방사선화학요법을 쓰고 나서야 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대장과 간을 잘라내는 큰 수술이었는데, 다행히 경과가 좋아서 지금껏 잘 지내고 계십니다. 덤으로 산다면서 항상 고마워하시고, 병원에 오면 빼놓지 않고 인사하고 가시죠. 물론, 누구나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쪽으로든, 부정적인 쪽으로든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섣불리 예단하거나 일반화해선 안 됩니다.
세브란스 초창기에 본국에서 의사로서 얼마든지 높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었던 분들이 조선이라는 낙후된 나라에 온 까닭은 무엇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누누이 강조했어요. 그때는 도대체 그들과 내가 무슨 상관인가 했지만, 차츰 그 정신이 스며들어 무언가 남들에게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약력을 찾아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교육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더군요.?
전임의 시절, 은사이신 김병로 교수님 영향이 커요. 말하자면 도제 시스템을 통해 배운 셈이죠. 의과대학 교육개혁위원회에서 일하시던 교수님이 컨퍼런스에 데리고 다니셨어요. 새로 나온 교육이론 같은 걸 논의하고 의견을 주고받 는 자리였어요. 그때는 아는 것이 거의 없어 뭐라고 이야기할 수준이 아니라서 잠자코 따라다녔죠. 그때마다 생각했어요. ‘저런 세상도 있네. 나는 간담췌 수술만 생각하고 있는데…. 아, 교육 시스템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구나.’덕분이었을까요? 저는 교육, 그중에서도 전공의 교육제도에 관심이 많아요. 교육 시스템이 정말 체계화되어 있느냐, 그럼 그런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과연 역량 있는 의사가 되느냐 하는 문제죠. 그걸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일부터 최대한 힘을 기울여볼 생각입니다.
글쎄요,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교육 방식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요?
인지적 도제제도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전문가가 먼저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인지하고 행동하는지 보여주고, 학생으로 하여금 그걸 관찰하고 숙고하면서 인지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자율적으로 과제를 해결해가게 하는 거죠. 우리는 ‘도제’라고 하면 “교수가 이렇게 수술하라면 할 것이지, 무슨 잔말이 많아!”라고 윽박지르는 장면부터 떠올리지만, 그건 제도의 참뜻과는 동떨어진 형태입니다. 교수는 “나는 이렇게 하는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묻고, 학생은 “논문과 책에는 다른 방법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라고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이 전수되고 능력이 길러지는 게 진정한 도제제도의 모습입니다.
그림이야 좋은데, 그 뜻을 이루는 과정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좋은 제도를 마련해 정착시키는 과정은 적잖이 고통스럽겠지만, 합당한 방향이라면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하고 설득하면서 그쪽으로 나가야 할 겁니다. 저희가 의예과에 다니던 시절, 교수님들은 세브란스 정신을 이야기하는 데 강의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세브란스 초창기에 본국에서 의사로서 얼마든지 높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었던 분들이 조선이라는 낙후된 나라에 온 까닭은 무엇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누누이 강조했어요. 그때는 도대체 그들과 내가 무슨 상관인가 했지만, 차츰 그 정신이 스며들어 무언가 남들에게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교육자로서 교수님이 궁극적으로 닿고 싶은 목표 지점은 어디입니까?
총명한 의사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마음에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성실한 의사, 단적으로 표현하면 의사 잘못 만나서 손해 봤다는 생각을 갖지 않게 하는 의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담석으로 담도가 막힌 환자를 고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붙잡고 수술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소화기내과에서 담도내시경으로, 혹은 영상의학과에서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검사를 하면서 처치하면 전신마취조차 필요 없이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할 수 있는 환자를 어떻게 외과의사가 다른 과에 넘기느냐고 생각할지 몰라도,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프지 않게 고쳐주는 게 정답이겠죠.
서둘러 달려온 기색이 역력하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품새며, 자리를 안내하는 몸놀림, 빠른 말투에서 김경식 교수(간담췌외과)의 시간표가 얼마나 숨 가쁘게 돌아가는지 또렷이 감지된다. 수술이 늦어져 점심도 못 챙겼다니, 시쳇말로 ‘안 봐도 비디오’다. 그런 느낌 탓일까? 사진기자의 명함을 받으며 김 교수가 건넨 한마디가 유난히 낯설게 들린다. “저도 취미가 사진입니다. 자연, 그중에서도 별 찍는 걸 좋아해요.” 분초를 쪼개 사는 처지에 별을 보러 다닌다고?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그런 짬을 내는 거지? 궁금증 게이지의 바늘이 한 뼘쯤 쑥 올라간다.
별을 보러 다니신다고요? 그거 시간이랑 품이 제법 드는 취미일 텐데요.
자연, 특히 별 사진을 찍습니다. 하늘이 잘 보이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빛이 없는 데를 찾아다니고. 누구랑 같이 다니지도 않아요. 어떨 때는 무섭기도 하지만, 취향이 다르면 서로 방해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습니다. 시작한 지는 꽤 됐는데, SNS 같은데 올리거나 무슨 전시회에 내보내거나 하진 않아요. 아직 그만한 수준이 안 돼서요. 시간에 쫓기는 건 사실이지만, 의지가 중요하죠. 여유는 만들어내기 나름이니까요.
혹시 간과 쓸개, 췌장 가운데 비교적 한가한 분야를 보는 건 아니실 것 같은데요.
수술 건수도 비교적 적지는 않은 편입니다만, 간담췌 영역은 가리지 않고 다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보는 게 옳다고 믿습니다. 간담췌는 해부학적인 구조가 연결되어 있어서 그냥 한 동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하부 담도암과 췌장암은 수술 방법도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러니 “난 담도암 전공이어서 췌장암은 몰라”라고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죠. 그래도 굳이 헤아리자면, 담도암을 가장 자주 봅니다. 내과에서 발견해서 보내주는 환자들이 많거든요. 간암센터장을 맡고 있지만, 간은 수술 외에도 다양한 치료법이 있는 데다가 저 말고도 담당하는 외과 선생님들이 세 분이나 계시거든요.
수술이 많다고요? 담낭암이나 췌장암은 워낙 치명적이어서 칼을 대봐야 소용없다던데요.
담낭암은 예후가 몹시 나쁜 게 사실입니다. 6개월 정도면 더는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하지만 이런 사례도 있습니다. 2013년에 수술한 환자인데, 간과 대장까지 전이가 돼서 더없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처음 진단받았을 때 치료를 했더라면 훨씬 쉬웠을 텐데, 환자가 지레 포기하고 시간을 낭비한 탓에 먼저 방사선화학요법을 쓰고 나서야 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대장과 간을 잘라내는 큰 수술이었는데, 다행히 경과가 좋아서 지금껏 잘 지내고 계십니다. 덤으로 산다면서 항상 고마워하시고, 병원에 오면 빼놓지 않고 인사하고 가시죠. 물론, 누구나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므로 긍정적인 쪽으로든, 부정적인 쪽으로든 부정확한 정보를 토대로 섣불리 예단하거나 일반화해선 안 됩니다.
세브란스 초창기에 본국에서 의사로서 얼마든지 높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었던 분들이 조선이라는 낙후된 나라에 온 까닭은 무엇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누누이 강조했어요. 그때는 도대체 그들과 내가 무슨 상관인가 했지만, 차츰 그 정신이 스며들어 무언가 남들에게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약력을 찾아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교육에도 신경을 많이 쓰시더군요.?
전임의 시절, 은사이신 김병로 교수님 영향이 커요. 말하자면 도제 시스템을 통해 배운 셈이죠. 의과대학 교육개혁위원회에서 일하시던 교수님이 컨퍼런스에 데리고 다니셨어요. 새로 나온 교육이론 같은 걸 논의하고 의견을 주고받 는 자리였어요. 그때는 아는 것이 거의 없어 뭐라고 이야기할 수준이 아니라서 잠자코 따라다녔죠. 그때마다 생각했어요. ‘저런 세상도 있네. 나는 간담췌 수술만 생각하고 있는데…. 아, 교육 시스템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구나.’덕분이었을까요? 저는 교육, 그중에서도 전공의 교육제도에 관심이 많아요. 교육 시스템이 정말 체계화되어 있느냐, 그럼 그런 교육을 받았다고 해서 과연 역량 있는 의사가 되느냐 하는 문제죠. 그걸 가늠할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일부터 최대한 힘을 기울여볼 생각입니다.
글쎄요,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교육 방식이 정말 있기는 한 걸까요?
인지적 도제제도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전문가가 먼저 복잡한 문제를 어떻게 인지하고 행동하는지 보여주고, 학생으로 하여금 그걸 관찰하고 숙고하면서 인지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자율적으로 과제를 해결해가게 하는 거죠. 우리는 ‘도제’라고 하면 “교수가 이렇게 수술하라면 할 것이지, 무슨 잔말이 많아!”라고 윽박지르는 장면부터 떠올리지만, 그건 제도의 참뜻과는 동떨어진 형태입니다. 교수는 “나는 이렇게 하는데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고 묻고, 학생은 “논문과 책에는 다른 방법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이런 방법은 어떨까요?”라고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이 전수되고 능력이 길러지는 게 진정한 도제제도의 모습입니다.
그림이야 좋은데, 그 뜻을 이루는 과정은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좋은 제도를 마련해 정착시키는 과정은 적잖이 고통스럽겠지만, 합당한 방향이라면 긴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화하고 설득하면서 그쪽으로 나가야 할 겁니다. 저희가 의예과에 다니던 시절, 교수님들은 세브란스 정신을 이야기하는 데 강의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습니다. 세브란스 초창기에 본국에서 의사로서 얼마든지 높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었던 분들이 조선이라는 낙후된 나라에 온 까닭은 무엇이고, 그렇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누누이 강조했어요. 그때는 도대체 그들과 내가 무슨 상관인가 했지만, 차츰 그 정신이 스며들어 무언가 남들에게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는 의식이 자리 잡았습니다.
교육자로서 교수님이 궁극적으로 닿고 싶은 목표 지점은 어디입니까?
총명한 의사도 중요하지만, 환자의 마음에 큰 희망을 줄 수 있는 성실한 의사, 단적으로 표현하면 의사 잘못 만나서 손해 봤다는 생각을 갖지 않게 하는 의사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담석으로 담도가 막힌 환자를 고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제가 붙잡고 수술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소화기내과에서 담도내시경으로, 혹은 영상의학과에서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검사를 하면서 처치하면 전신마취조차 필요 없이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할 수 있는 환자를 어떻게 외과의사가 다른 과에 넘기느냐고 생각할지 몰라도, 환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아프지 않게 고쳐주는 게 정답이겠죠.

교육행정가나 철학자가 되셨어도 잘하셨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는 법대에 갈 마음으로 문과를 선택했어요. 그런데 어린 생각에, 법을 다루는 이는 누군가에겐 칭찬을 받겠지만 상대편에게는 더없이 못마땅한 존재가 되기 십상이겠더라고요. 반면에 의사는 좀 다를 것 같더군요. 아버님도 의사셨는데, 여기저기 봉사하러 다니시는 모습을 보니까 숱한 이들의 적이 되는 일은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어렵게 이과로 방향을 돌리고 이 길에 들어섰죠. 앞으로 얼마나 더 환자를 보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은퇴하고 나면 <어느 외과의사의 경험(One Single Surgeon’s Experience)> 같은 책을 쓰고 싶어요. 미국의 위대한 외과의사이신 크리스토퍼가 쓴 100페이지 남짓 되는 서적인데, 자신의 실수들을 정리하고 후배들에게는 그런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당부하는 글입니다. 완벽한 치료를 하느라 최선을 다했지만, 제게도 예상치 못한 사태로 아찔했던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에디터 최종훈 포토그래퍼 최재인
명의의 특강│담도암
안구와 소변 색깔, 체중 변화를 눈여겨보자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종양이 커지면서 담도를 막으면 황달을 특징으로 하는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얼굴과 눈 흰자위에 노란 빛이 돌고, 소변 색깔이 점차 진해지며, 체중 감소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면 최대한 빨리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도록 한다.
글 김경식 교수(간담췌외과) 포토그래퍼 최재인
담즙은 황금빛이 도는 노란 분비물로, 날마 다 약 250-1,000cc(농축 전)가 간에서 생성 되고 끊임없이 분비된다. 우리가 식사를 하면 담낭에 저장되어 있던 담즙이 배출되어 음식물과 섞이는데, 이때 담즙은 음식물 속 지방을 녹이는 훌륭한 유화제 역할을 한다.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간세포를 둘러싸고 있는 모세담관 → 간내 담로 → 좌우 간관 → 총간관 → 담낭관을 거쳐 담낭에 저장되고, 음식을 먹으면 다시 담낭관 → 총담관 → 십이지장 유두를 거쳐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어 지방 소화를 돕는다. 이렇게 담즙이 이동하는 경로를 담도라고 한다.
통증 없는 황달, 진한 갈색의 소변
담도암(담관암)은 담관 상피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간 안쪽에 생기는 간내 담관암(간세포성 간암과 구별 필요)과 간의 바깥쪽에 생기는 간외 담관암으로 구분된다. 담도암의 약10%는 간내 담관에, 40-60%는 간문부 및 상부 담도, 20-30%가 중하부 담도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 많이 발생하며, 특히 여성보다 남성에서 1.3배 더 많이 발생한다. 아직 원인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20-30%의 환자에서 담석을 동반 하고 있어서 담도 결석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도암의 증상은 종양의 발생 위치와 침범 정도에 따라 다르다. 초기 단계일 때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이 없으나, 종양으로 인해 담도가 막히면 통증이 없는 황달과 황달뇨(진한 갈색의 소변)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그 밖에 피부 가려움증, 복통과 체중 감소, 발열, 회색변, 소화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상복부 통증은 담석의 산통과는 성질이 다르며,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이미 병이 진행한 것을 의미한다.
암의 크기와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치료 등 여러 방법을 병합해 치료하기도 한다.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황달을 감소시키기 위해 내시경적 또는 경피적으로 스텐트 등을 삽입해 담즙 정체를 해소하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조영술, 진단과 담즙 배액 치료 동시에
진단 시 대부분의 환자들은 혈액검사에서 폐쇄성 황달을 특징으로 하는 간기능 이상 소견을 보인다. 혈청 빌리루빈, 알칼라인 포스파타아제, 감마 글루타밀 전이효소가 상승하면 담도 폐쇄를 의심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간기능 이상 시 흔히 보이는 혈청 아미노 전이효소의 상승은 담도암에서는 미미하며, 많이 진행된 경우에만 급격한 상승을 보인다. 암 표지인자인 CA19-9나 CEA는 담도암 환자에서 증가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진단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래서 복부 초음파, 복부컴퓨터단층촬영, 복부 자기공명영상 등의 영상검사를 시행한다.
식도와 위를 지나서 십이지장까지 내시경을 삽입해 조영제를 주입하는 검사인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그리고 피부를 통해 담도로 가느다란 바늘을 넣고 담관을 직접 보는 방법인 경피경간 담관 조영술을 통해 담관의 협착과 폐쇄, 담관 침윤 범위 등을 확인하고, 담관의 영상을 얻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동시에 담즙 배액술 등의 치료를 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보통 담도암 환자들은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특히 간 절제를 시행한 경우에는 남은 간의 기능이 잘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 췌장과 십이지장을 함께 절제한 경우에는 소화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담도암의 위험 인자
_ 만성 간담도 내 기생충 감염
_ 담관 확장을 동반한 선천성 기형
_ 경화성 담관염과 만성 궤양성 대장염
_ 오래된 담관 결석과 담관 선종
_ 담도암 유발 인자에 직업적으로 노출된 경우(고무공장 또는 자동차 공장에서의 근무 경험)
_ 흡연
_ 비만
담즙 정체, 담도 넓혀 담즙 배출 후 수술
담도계 악성 종양의 치료 역시 다른 소화기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을 해서 암을 완전히 절제 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담도계 악성 종양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 까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우며, 진단 당시 이미 주변의 주요 장기로 침윤해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암의 크기와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치료 등 여러 방법을 병합해 치료하기도 한다.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황달을 감소시키기 위해 내시경적 또는 경피적으로 스텐트 등을 삽입해 담즙 정체를 해소하는 고식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담즙이 잘 배출되면 황달 수치(빌리루빈)가 감소하는데, 환자마다 빌리루빈 수치가 감소하는 속도는 차이가 있다.
보통 담도암 환자들은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특히 간 절제를 시행한 경우에는 남은 간의 기능이 잘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 췌장과 십이지장을 함께 절제한 경우에는 소화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담도계 악성 종양의 치료 역시 다른 소화기 암과 마찬가지로 수술을 해서 암을 완전히 절제 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담도계 악성 종양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 까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서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우며, 진단 당시 이미 주변의 주요 장기로 침윤해 근치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암의 크기와 위치, 병기, 환자의 나이와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치료 방법을 선택한다. 한 가지 방법으로 치료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치료 등 여러 방법을 병합해 치료하기도 한다.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황달을 감소시키기 위해 내시경적 또는 경피적으로 스텐트 등을 삽입해 담즙 정체를 해소하는 고식적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담즙이 잘 배출되면 황달 수치(빌리루빈)가 감소하는데, 환자마다 빌리루빈 수치가 감소하는 속도는 차이가 있다.
보통 담도암 환자들은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특히 간 절제를 시행한 경우에는 남은 간의 기능이 잘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 췌장과 십이지장을 함께 절제한 경우에는 소화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종양의 침범 위치에 따라 다양한 수술법
담도에 생긴 종양은 담도를 절제하면 되지만, 간내 담도에 생긴 종양이나 간문부에 생긴 종양은 간을 함께 절제해야 한다. 종양이 위치한 부위에 따라 간 절제 범위가 달라지는데, 특히 많은 양의 간을 절제할 경우 수술 후 간기능이 나빠져 생명이 위험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간은 2개의 혈관, 즉 간동맥과 간문맥을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으며, 재생력이 매우 높은 장기다. 그러므로 수술 후 남겨지는 간이 적을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수술 전에 절제될 간(종양이 위치한 간)으로 가는 문맥의 피를 수술 후 남겨지는 간으로 가도록 해서 간을 키우는 간문맥 색전술을 시행한다. 간문맥 색전술 후 약 3-4주가 지나면 CT 촬영을 시행해 간이 충분히 자란 것을 확인한 뒤 수술을 진행한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할 때는 종양과의 안전거리를 최대한 확보하고, 충분히 절제해야 하며, 암이 퍼져나가는 경로인 림프절 등을 제거함으로써 재발을 줄일 수 있다. 즉 종양만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종양의 침범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수술 방법이 결정된다.
간문부 혹은 상부 담도암에서는 종양이 자란 담도와 간까지 절제해야 하고, 또 담즙 배출을 위해 담도와 소장을 연결해줘야 한다. 이 경우에는 암의 세부 위치에 따라 여러 수술법이 적용될 수 있다. 또 중부 및 하부 담도암은 십이지장과 췌장의 머리 부분까지 함께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위를 보존하거나 위의 일부만 절제하기도 한다. 이때는 췌장액의 배출과 음식물의 소화를 위해 췌장과 소장, 담도와 소장,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다행히 간과 췌장 등으로 침윤이 없는 중간부 담도암일 경우, 일부에서는 담도만 절제하는 수술이 가능할 수 있다.
췌두부 절제 시 췌장액 누출 주의
보통 담도암 환자들은 간기능이 저하되어 있고, 특히 간 절제를 시행한 경우에는 남은 간의 기능이 잘 회복될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또 췌장과 십이지장을 함께 절제한 경우에는 소화 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 췌두부를 절제한 경우에는 췌장액 누출로 인한 복강 내 감염이나 출혈이 발생할 수 있고 상처 치유가 지연될 수 있어서, 췌장액을 줄이기 위한 약물 요법과 경정맥 영양 요법 등 여러 치료를 병행한다.
여러 치료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잘 호전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수술 후 담도염 등 감염의 위험이 있으며, 심한 경우 패혈증에 이르기도 한다. 균 배양을 통해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하며, 조직검사 결과에 따라 항암치료 혹은 방사선치료 등이 필요하다.
정기적인 경과 관찰을 통해 전신 상태를 점검하고 재발 여부를 확인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특히 담도암 환자들은 수술 후 체중이 현격히 줄어들면서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한 경우가 많고,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치료를 병행 중인 환자들에서는 골수 억제로 혈액 수치가 비정상인 경우가 많아 이에 따른 적절한 제제를 투여해야 한다. 수술을 받았다고 모든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므로 지속적으로 외래를 방문해 주치의의 지시를 반드시 따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