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의 바른 길로 이끄는
환자와 함께하는 리더
재활의학의 미래를 열어가는 노련한 안내자 김덕용 교수
하다못해 방송국에서 들었다 해도 이렇게 낯설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청률이 가장 높은 황금시간대를 그렇게들 부르니까. 응급실에서 들었다면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환자의 생사가 갈리는 현장이니 그런 말이 오가고도 남을 법하지 않은가! 하지만 재활병원에서 듣는 ‘골든타임’ 얘긴 뜻밖이다. 재활이라면 급한 불을 다 끄고 난 뒤에 시작하는 치료가 아니던가. 거기 어디에 그 삼엄한 단어가 끼어들 여지가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도 김덕용 교수는 꿋꿋이 말한다. “적어도 뇌졸중 환자의 재활에는 분명히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골든타임이란 표현은 좀…. 재활은 환자의 형편을 봐서 천천히 시작하는 치료라고 생각했는데요.
환자의 잠재적인 능력을 한껏 끌어내서 최대한 정상적이고 독립적으로 생활하게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시점이 언제냐 하는 문제겠죠. 뇌졸중으로 손상을 입은 뇌는 달라진 조건에 맞춰 스스로 기능을 회복하려는 성향을 보이는데, 이걸 뇌 가소성이라고 해요. 대략 3-6개월 정도 지속되는 이 기간에 서둘러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 범위가 넓어지고 소요 시간도 짧아집니다.관절이 굳어지고 근력이 떨어져서 마비 증세가 심각해지는 걸 막기 위해선 초기 대처가 특히 중요한데, 그러자면 뇌졸중집중치료실이나 중환자실에 있을 때부터, 그러니까 발병 후 초기 3일 이내에 재활을 시작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그때가 재활의 골든타임인 셈이죠.
중환자실부터라고요? 아직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 환자도 있을 텐데요.
세브란스병원에는 3일 이내에 환자 상태를 평가해서 집중치료실에 계실 때부터 적절한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요. 연하 선별검사를 통해 음식을 얼마나 잘 씹고 삼킬 수 있는지부터 살피고요. 증상이 아주 경미한 경우는 바로 보행훈련에 들어가겠지만, 마비가 심하거나 진행할 가능성이 많은 분이라면 일단 관절이 굳는 등의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막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걷고, 손을 쓰고, 말하고, 식사하고, 인식하는 기능이 심하게 떨어지거나 장애가 중복으로 나타나면 집중 재활치료에 들어가죠. 환자의 회복 잠재력을 평가해서 목표치를 정하고 나면 본격적인 치료가 시작됩니다.
환자 한 분 한 분이 저마다 맞춤치료를 받게 되는군요.
환자와 보호자분들에게 세브란스 재활병원의 어떤점이 가장 마음에 드느냐고 여쭤보면 시스템이 잘 돼 있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세요. 모두가 천편일률적인 치료를 받는 게 아니라 환자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지고 거기에 맞춰 자원과 인력, 기구들이 제공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요. 세브란스는 일찌감치 그런 개념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다른 병원들이 다 벤치마킹해서 요즘에는 급성기 뇌졸중 평가에서 조기 재활이 지표에 들어갈 정도로 정착됐어요.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처음 만든 게 세브란스병원이니까 아무래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됐죠.
점령해야 할 고지를 정해놓고 차근차근 전진해가는 전쟁터 얘기를 듣는 것 같아요.
재활에는 네 가지 전략이 있어요. 첫 번째는 합병증을 예방하고 빠른 치료를 통해 2차 장애가 생기지 않도록 막는 보존적인 전략입니다. 두 번째는 자연적 기능 회복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이죠. 뇌가소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약물치료, 물리치료, 작업치료를 비롯해 뇌자극치료 등 갖가지 기법이 동원됩니다. 세 번째는 기능을 대체할 방법을 찾는 겁니다. 더 이상 기능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손발의 마비가 심하면 보조기의 도움을 받게 한다든지, 걷지 못하는 이에게 로봇을 착용시켜 이동하게 한다든지 하는 방식입니다. 네 번째는 신경세포가 다시 자라게 하는 겁니다. 흔히 얘기하는 줄기세포치료가 여기 해당되겠죠. 이런 전략들을 적절히 구사해서 목표까지 나아가는 겁니다.
환자 하나하나에 맞춰 재활치료를 하려면 엄청난 자원과 인력이 필요하겠어요.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거동장애, 손기능 장애, 언어장애, 인지장애 등 여러 문제를 복합적으로 지니고 있어서 재활의학 전문의뿐만 아니라 재활전담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심리치료사, 보조기사, 사회사업사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으로 접근합니다. 다학제 회의를 해서 환자 예후와 상태에 따라 여러 요소들을 조율하는 거죠. 치료를 담당하는 식구들이 전략을 공유하지 못하면 효율적인 치료가 어렵잖아요. 세브란스병원은 대학병원이니만큼 이렇게 초기 치료에 집중하고 재활의 틀이 제대로 잡히면 회복기 재활의료기관을 추천해드립니다.
로봇은 먼 미래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미 현장에서 많이 쓰이는 모양입니다.
세브란스 재활병원은 2018년에 국내 최초로 로봇재활치료센터를 열었습니다. 창의적으로 재활에 접근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죠. 차츰 경험이 쌓이고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더 다양한 로봇들을 도입해서 운용하고 있습니다. 관절마다 정밀센서가 부착된 로봇다리를 착용하고 가장 적합한 걸음걸이를 연습하는 로코맷과 엔젤렉, 중추신경계 손상을 입은 환자에게 전기 자극을 주어 보행을 학습시키는 에리고, 상지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상지로봇 등을 비롯해 다양한 로봇들을 도입해서 운용 중입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재활치료실도 준비를 마치고 가동을 앞두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디지털 거울치료기라든지 가상현실을 이용한 보행, 인지치료 등 첨단기기를 활용해 환자들의 재활을 돕게 됩니다.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딱 한 가지를 조언한다면 무슨 말씀을 하시겠어요?
무슨 문제든 스스로 예단하지 말고 재활의학 전문가와 상의해서 풀어가자고 부탁드리고 싶어요. 환자의 상태를 의학적인 면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추후 장애로 남을 부분과 재활치료를 통해 해결 가능한 부분을 슬기롭게 가려가며 재활치료를 진행해야 하는데, 그걸 가장 올바르게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재활의학 전문가들입니다. 땅을 딛는 데서 시작해서 한 발 한 발, 차근차근 앞으로 나가는 게 도리어 빠른 길입니다. 그런 과정을 건너뛰어 단숨에 현재 의료기술로 해결할 수 없는 단계까지 가려 하거나, 지레 겁먹고 먼저 포기하면 도리어 길을 잃고 헤매게 될 공산이 크죠.
교수님의 다음 목표를 듣고 싶어요. 더 도전해보시고 싶은 숙제가 있습니까?
재활의 여러 영역 가운데 저는 보행에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뇌졸중 환자와 보호자의 관심사는 다시 걸을 수 있느냐가 전부였어요. 스스로 화장실에 다닐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들 하셨죠. 하지만 초기 치료와 재활의 성과가 좋아지면서 환자들의 눈높이도 썩 높아졌어요. 걷는 건 기본이고 걸음걸이까지 자연스러워졌으면 좋겠다는 욕구가 커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결과물들과 재활의학을 접목시켜서 그 필요를 해결하는 쪽의 연구를 더 해보고 싶습니다.
재활치료의 성패는 환자의 의지에 달렸습니다. 치료 목표와 방향 설정, 치료사의 역량, 치료 방식이 모두 중요하지만, 열쇠는 결국 환자와 보호자가 쥐고 있어요. 재활의 주인공은 환자 자신입니다. 의사는 그분들을 응원하고 이끌어주는 동반자라고 해야겠죠.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환자와 의료진을 신뢰하고 능동적으로 따라오는 환자의 치료 결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명의의 특강 │ 뇌졸중 재활치료
재활은 끊임없는 반복, 모두 한 팀이 되어야
뇌는 우리 몸의 모든 것을 관장하는 핵심 장기로, 뇌졸중은 손상된 뇌 부위와 손상 정도에 따라 매우 다양한 장애를 일으키며, 가족에게도 심각한 정서적, 경제적 부담을 준다. 뇌졸중 재활은 장애를 최소화함으로써 최상의 기능 향상을 도모해 최대한의 독립적 생활 달성, 사회 복귀와 삶의 질 향상에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
글 김덕용 교수(재활의학과)
뇌졸중은 뇌혈관의 폐쇄 또는 파열로 인해 갑작스럽게 국소적인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해 24시간 이상 지속하는 경우로 정의된다. 주요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하며, 성인에서 장애를 일으키는 여러 질환 중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이다. 주로 고령에서 발병하는 뇌졸중은 치매, 암과 함께 노인이 가장 피하고 싶어 하는 질환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전형적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뇌졸중 발생 뒤 급성기 치료 후 약 80%의 환자에서 독립적으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기능 장애를 초래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다행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회복되어 발병 3개월 후에는 50%, 6개월에는 약 35%, 발병 2년까지 추적 관찰하면 각 30%에서 기능장애가 남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생산적인 활동이 많은 젊은 성인에서도 뇌졸중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조기 집중재활, 뇌졸중 후 첫 6개월에 주목
뇌졸중 환자의 기능장애를 최소화하고 재활의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조기 집중재활, 적절한 재활 계획 수립, 환자 맞춤형 기능 중심의 다학제 팀 접근법을 통한 포괄적 재활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는 뇌졸중이 발생하면 안정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발병 이후 1-2개월이 지나면 재활치료를 하는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여러 연구들에 의해 급성기부터의 재활치료가 안전하며 회복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증명되었다. 이는 급성기 때 발생할 수 있는 근감소증, 관절 구축, 욕창, 폐렴, 영양실조 등 다양한 2차 장애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급성기의 사망률을 감소시키며, 뇌졸중집중치료실에서 재활전문병원으로의 전원 또는 사회 복귀를 조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한다. 뇌졸중 초기, 특히 뇌졸중 발병 후 첫 6개월이 기능 회복이 많이 일어나는 시기로 손상된 뇌에서 활발한 뇌 가소성(plasticity)을 더욱 증진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가 급성기 치료를 받는 기간에, 늦어도 발병 후 3일 이내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환자 맞춤형 재활치료가 시작되어야 한다. 환자의 급성기 신경학적 상태가 안정되면 최대한 빨리 운동능력과 사회화, 일상생활 훈련 등을 위한 포괄적 재활치료 전략을 세워야 한다. 재활의학과로 전과한 후의 집중적인 재활치료는 일반적으로 신경학적 장애가 더 진행되지 않는 발병 후 초기, 최대 1주 이내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 후 기능 회복에 필요한 뇌 가소성 증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은 무엇보다도 집중적이고 강력한 재활치료를 수행하는 것으로,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에서 적절한 치료 강도의 설정은 기능 회복에 중요한 요소다. 집중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예후를 기반으로 잘 조직된 재활치료팀에 의해 일주일에 최소 5일간, 하루 3시간 이상 시행한다.
일주일에 최소 5일, 하루 3시간 이상
뇌졸중 후 기능 회복에 필요한 뇌 가소성 증진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략은 무엇보다도 집중적이고 강력한 재활치료를 수행하는 것으로, 뇌졸중 환자의 재활치료에서 적절한 치료 강도 설정은 기능 회복에 중요한 요소다. 집중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예후를 기반으로 잘 조직된 재활치료팀에 의해 일주일에 최소 5일, 하루 3시간 이상 재활치료를 하는 것이다. 집중치료를 통해 장애를 줄이고 의미 있는 기능 향상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으며, 특히 여러 장애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중증 환자에서 더욱 효과적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동일한 시간과 강도, 동일한 종류의 재활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발병 후 기간과 환자 나이, 장애와 신체 상태, 순응도에 따라 치료 강도와 종류 등의 조절이 필요할 수 있다. 즉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뇌졸중 재활전문팀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앞서 언급했듯이 뇌졸중은 매우 다양한 장애를 유발하고 그 장애의 정도 역시 천차만별이다. 어떤 환자는 초기 치료만으로도 정상으로 회복되며, 단순한 감각 이상 또는 손기능이나 언어기능이 조금 떨어져 생활에 불편은 다소 있으나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환자도 있다. 반면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외부 자극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식물인간 상태와 같이 매우 심한 장애가 나타나는 환자도 있다.
또한 운동장애, 이동장애, 손기능 장애, 인지장애, 언어장애,삼킴장애, 정서장애, 통증 등 여러 장애가 뇌졸중으로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환자의 회복 정도도 매우 다양하다. 재활치료의 종류 역시 물리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 인지치료, 전기치료, 보행훈련, 수(水)치료, 로봇재활치료, 디지털 재활치료, 뇌자극 치료, 통증물리치료, 약물치료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 및 예후를 정확히 파악해 환자 맞춤형으로 적절한 재활치료 방법을 선택하고 시행하는 것은 재활의학과 전문의 혼자서는 불가능하다. 뇌졸중 재활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뿐 아니라 재활전문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뇌졸중 재활전문팀, 즉 다학제 팀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뇌졸중 환자는 대부분 고령이어서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있으므로 타과와의 협력도 필수다.
뇌졸중이 발생하면 의료진과 의논해 최대한 빨리, 집중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환자마다 상태와 예후가 매우 다양하므로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함께 예후에 따른 장기 재활 계획을 세우도록 한다. 무엇보다 재활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이 함께 맞춤형 재활치료를 끈기 있게 지속해야 한다.
환자와 가족 모두 재활에 적극 참여해야
뇌졸중 환자 맞춤형 재활치료를 위해 우선 환자만의 고유한 장애를 평가하고, 향후 장기간의 예후를 정확히 예측하는 과정을 통해 현실적이고 도달 가능한 목표를 정한다. 이후 각 문제에 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포괄적이고 체계적인 재활치료를 시행하며, 각 문제에 대한 호전 정도를 재평가해 주기적으로 목표를 조정한다. 이러한 접근은 환자에게 불필요한 치료를 줄이고, 적절한 강도의 재활치료를 회복 가능한 장애에 집중하게 한다. 이를 통해 일반적인 고식적 재활치료에 비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으며, 기능을 더욱 향상시키고, 보다 많은 환자들이 퇴원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재활치료가 잘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족들이 재활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이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환자의 상태 및 재활 계획을 정확히 인지시키고, 향후 환자의 예후를 이해하게 함으로써 더욱 적극적인 재활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환자와 가족들의 불필요한 두려움을 줄이고 정서적 안정에 기여하며, 나아가 가족들이 환자에 대한 장기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준다.
로봇재활치료, 더 안전하게 효과적으로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로봇재활치료, 디지털 재활치료 등 새로운 재활치료 기법이 개발되고 있다. 세브란스 재활병원은 국내 최초로 로봇재활치료센터를 개소해 활발한 진료, 교육 및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독립적인 보행이 어려운 환자에서 보행훈련을 하려면 과거에는 2-3명의 치료사가 서기 균형을 유지하면서 하지의 움직임을 도와줘야 하므로 매우 어려운 작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보행 시 환자의 하지 움직임을 감지해 정상인의 걸음걸이에 가장 근접한 보행 양상을 유도하는 로봇이 임상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로봇재활치료는 일반적인 물리치료에 비해 더욱 안전한 환경에서 제대로 된 보행훈련을 무한정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상현실과 접목해 환자의 흥미를 배가시키며, 정상 보행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걸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어, 뇌졸중 환자에게 하지 운동능력과 보행능력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특히 독립적인 보행이 어려운 6개월 미만의 아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경우, 로봇재활치료가 기존의 보행훈련에 비해 2-3배 정도 더 독립 보행을 가능하게 함을 확인했다. 상지 로봇치료는 실제와 유사한 삼차원 가상현실을 대형 화면으로 보면서 팔 보조기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신체능력 내에서 최대한 정밀하고 섬세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상지 기능 회복 및 일상생활 동작 수행 향상에 도움을 준다.
디지털 재활치료로 표준화된 치료 제공
재활은 무수한 반복을 통한 재학습(re-learning)의 과정이라고 이야기해도 과장이 아니다. 그래서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 즉 하고자 하는 의지나 동기 부여가 없으면 효과가 반감된다. 기존의 재활치료는 이러한 무수한 반복으로 인해 지루함을 유발하고 동기를 약화시키며, 치료사의 숙련도에 따라서도 치료 효과에 차이가 났다.
이를 극복하는 데 디지털 재활치료가 도움이 된다. 최근 임상에 적용 중인 디지털 재활치료기는 C-mill+VR, 디지털 거울치료기, 전산화 인지치료기, Raphael, 가상현실 재활치료기, 디지털 균형 훈련기 등으로, 모니터 화면이나 가상현실 속에서 훈련하는 동안 여러 피드백을 제공해 동기를 유발하는 효과가 있다. 또 환자 상태에 따라 가장 적절한 표준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인지기능 특히 무시현상, 운동기능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디지털 재활치료는 향후 재활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큰 흐름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