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원인 진단과 교정, 보조생식술까지 통합 관리
난임 부부들의 믿음직한 동반자 윤보현 교수
결혼과 출산 건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난임은 계속 증가한다는 기사가 많습니다.
여성의 임신에서는 나이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므로 결혼이 늦어질수록 난임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자궁내막증을 비롯해 임신을 어렵게 하는 여성질환이 증가하는 것도 영향이 있습니다. 반면 남성은 약 50세 이전까진 나이가 임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정자 수가 적다든지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진다든지 기형 정자의 비율이 높다든지 등의 이유로 자연임신이 어려운 남성이 통계적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어요. 그 원인에 대해서는 환경호르몬 같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대한 노출, 흡연, 비만, 운동 부족 등 다양한 의견이 존재합니다.
요즘은 결혼 전에 미리 검사를 해서 난임 여부를 알아보기도 한다던데요.
난임은 부부 8쌍 중 한 쌍 정도에서 볼 수 있는 비교적 흔한 문제로, 부부가 1년 동안 피임 없이 규칙적인 성관계를 했음에도 임신이 되지 않을 때 난임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난임 부부들의 약 30%는 난임검사에서 정상으로 나타납니다. 난임이 아니라는 의미가 아니라, 검사의 한계로 난임의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자궁내막증은 수술 후 병소를 직접 확인해야만 확진이 가능하고 이전까지는 증상으로 추정 진단만 내릴 수 있기 때문에 난임검사에서 정상이어도 자궁내막증이 숨겨져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난임검사는 단순히 난임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난임 부부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의료진이 어떤 방법으로 임신 시도를 도와주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지 알아보기 위한 검사입니다. 아내의 월경 주기에 맞춰 부부가 동시에 받는 게 원칙입니다. 남성은 정액검사, 여성은 혈액검사와 호르몬검사, 초음파검사, 자궁난관조영술등을 진행하며 의심 질환에 따라 관련 검사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난임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인공수정을 가장 먼저 시도하나요?
난임의 원인에 따라 치료도 달라집니다. 만약 난관이나 자궁에 치료 가능한 문제가 있는 게 확인된다면 해당 질환을 치료하는 게 우선이겠지요. 배란이 안 되거나 불규칙한 여성에서는 배란 유도를 위한 약 또는 주사를 처방할 수 있고요. 배란 유도 뒤에는 부부의 나이나 난임 기간, 경제적 형편 등에 따라 배란기에 맞춰 자연임신을 시도할 수도 있고, 곧바로 보조생식술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보조생식술은 크게 인공수정과 체외수정으로 나뉘는데, 인공수정은 정액을 특수 배양액으로 처리한 뒤 운동성이 좋은 정자를 모아 여성의 자궁 안에 직접 넣어주는 시술로, 이후 수정과 착상 과정은 자연임신과 똑같습니다. 임신 성공율은 약 18-20%로 알려져 있고요.
과배란 유도가 조기 폐경을 유발한다고 걱정하는 여성들도 많습니다.
출생 당시 여자의 몸에는 100만 개 이상의 미성숙 난자가 존재하며, 그중 평생 동안 배란되는 난자는 약 400개에 불과합니다. 과배란 유도는 여기서 퇴화되는 난자 가운데 극히 일부를 성숙시켜 배란을 유도하는 것이므로 조기 폐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다만 과배란 유도 시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아랫배가 뻐근하고 붓는 증상을 비롯해 생리주기에 나타나는 변화들이 좀 더 도드라지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과배란 유도 합병증으로 난소가 과하게 붓고 복수가 차기도 하며 혈전 위험도 높아지는 난소과자극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나, 다낭성 난소증후군이 있거나 마르고 젊은 여성 등 고위험군에는 예방약을 처방할 수 있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대부분 적절한 치료로 해결이 가능합니다.
✔비만과 임신의 상관관계
비만은 남성 난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지방에서 에스트로겐 전환이 일어나기 때문에 남성은 비만할수록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아지고 정자의 질이 떨어진다. 여성에서는 비만 자체가 난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나, 일부 비만 여성에서 배란장애가 나타나 임신율이 낮아질 수 있고, 무엇보다 임신 성공 시 합병증의 위험이 굉장히 높아진다. 따라서 자녀 계획이 있다면 남편과 아내 모두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최근 장도연 등 여자 연예인들이 난자 동결 사실을 밝히면서 난자 동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현재 임신과 출산이 어려운 경우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나 정자, 배아를 동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방암이나 혈액암처럼 항암치료로
인해 생식기능 저하가 우려되는 젊은 암 환자는 항암치료 전에 미리 난자나 정자, 배아를 동결했다가 암 치료 후 임신을 시도할 수 있는 거죠. 미혼 여성에서는 난자 동결이 유일한 가임력 보존 방법이지만, 기혼 여성에서는 배아 동결이 권유됩니다. 난자는 세포 크기가 크고 세포 내 수분 함량이 높아 냉동과 해동을 거치면서 손상될 위험이 좀 더 높거든요. 반면정자는 채취하기도 쉽고 냉동과 해동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남성에서 가임력 보존이 필요한 경우에는 미혼이든 기혼이든 정자를 동결합니다.
세브란스 난임클리닉의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최근에는 남편이나 아내, 또는 부부의 가족 중에 유전질환이 있는 경우, 동일한 질환이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는 걸 막기 위해 시험관시술과 착상 전 유전진단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세브란스병원 난임클리닉은 희귀 유전질환에 대한 경험이 풍부한 임상유전과와의 긴밀한 협진을 통해 유전 상담과 검사, 이에 대한 예방이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강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중증 질환을 가진 환자들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도록 가임력 보존을 위한 협진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특히 40세 미만 또는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유방암 환자에게는 첫 진료부터 가임력 상담을 함께 진행한 뒤 정기적 난소기능 평가와 관련 치료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난임 상담과 원인 진단, 부인과 질환에 대한 교정 치료, 보조생식술 등 전 과정을 주치의 한 사람이 전담하므로 정확한 원인 진단에 따른 개인별 맞춤 치료, 통합 관리가 가능합니다.
윤보현 교수(산부인과)
난임, 생식내분비질환, 부인과 양성질환이 진료 영역이다. 생명을 주관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의 최선의 진료를 통해 그분의 특별한 계획하심이 드러나기를 기도하며 감사의 마음으로 진료실을 지키고 있다. 난임 환자의 간절함, 반복되는 기대와 실패로 인한 좌절감까지도 공감하는 윤보현 교수는 난임클리닉에 첫발을 들이는 부부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의학적으로 난임의 원인이 누구에게 있건 절대 상대를 탓하지 말고, 부부의 공동 책임으로 여기고 서로 지지해주세요. 특히 난임시술은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여성이 더 큰 부담을 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편이 아내의 예민함을 이해하고 많이 격려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