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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형 로봇재활치료로 더 나은 미래 꿈꾸는 박하빈 양과 주치의 나동욱 교수 
뇌병변 장애1급으로 평소 휠체어 생활을 하는 하빈이에게 방학은 설렘과 기대의 시간이다. 세브란스 재활병원에서 착용형로봇 엔젤슈트를 입고 보행혼련을 할 수 있기 때문. 다리 근력도 키우고 잠시나마 걷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는 로봇재활치료는 하빈이에게 만족도 최고의 운동이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엔젤슈트 입고 다리 힘이 쑥~!
똑같은 이란성 쌍생아에 30개월 미숙아로 태어났어도 제때 뒤집기도 하고 기어다니기도하는 첫째와 달리, 유독 발달이 느렸던 둘째 하빈이. 혹시나 하는 불안을 떨칠 수 없었던 엄마는 생후6개월 아기 하빈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았고,뇌성마비라는 가슴아픈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시작할 땐 그래도 걸을 순 있겠지 싶었는데, 결국은 못 걷더라고요" 서너 살 무렵 나동욱 교수(소아재활의학과)를 처음 만났을 때 하빈이는 혼자앉기도 힘들 만큼 하지 강직이 심했다. 꾸준한 재활치료에 굳은 관절을 완화시키기 위한 정형외과 수술, 근육 경직을 줄이기 위한 신경차단술, 보툴리눔 독소 주사치료 등 여러 힘든 치료 과정을 거치며 다행히 아이의 상태는 서서히 좋아졌다. 평범하게 학교 다니며 또래와 함께하는 소소한 재미도 누리고 있다.
학기 중엔 대구의 인근병원에서, 방학 때면 세브란스 재활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는 일정은 10년 넘게 지속중인 또 하나의 일상이다.        


그렇게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며 최선의 치료법을 제시했던 나교수는 지난해 하빈이에게 로봇재활치료 임상 연구를권했다. "뇌성마비 아이들은 대개 급성장기에 근력이 극복할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키와 덩치가 훌쩍 자라면서 오히려 팔다리 기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빈이가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현재 세브란스에서 개발 중인 착용형 로봇을이용해 걷기 운동을 해보자고 추천했습니다.”

엔젤슈트의 효과는 그야말로 대만족! 다리 근력이 기대이상으로 좋아진 데다가 이로인해 상체에 무리한 힘이 가해 지는 일이 줄어들면서 상체의 균형 또한 좋아진 것.
로봇재활치료의 효과를 직접 본 적이 없어 고개를 갸우뚱 했던 대구 병원의 의사는 방학이 지날때마다 쑥쑥 좋아지는하빈이의 상태에 깜짝놀라며 엄지척을 했다고.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주는 기쁨 
“아무래도 몸을 더 많이 쓰니까 로봇재활치료가 확실히 힘들어요. 그래도 정말 재밌어요 무엇보다도 다리 힘이 좋아지는게 스스로도 느껴지니까 집에 가서도 더 열심히 운동하게 돼요" 한결같은 나교수의 칭찬과 지지, 격려 덕분에 재활치료가 더 즐겁게 느껴진다며 환한 미소를 보여준 하빈이.
같은 맘으로 나동욱 교수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 엄마는 엔젤슈트를 입고 걷는 하빈이의 모습이 같은처지의 엄마들에겐 또 하나의 희망이 된다고 덧붙였다.
사실 엄마들이 바라는 건 결국 어떻게든 아이를 걷게 해주는 거니까요.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날이 길고, 또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하빈이가 일상에서 입고 걸어다닐 수 있는 로봇도 개발되지 않을까요? 그날을 위해,오늘 당장눈에 띄는 변화가 없더라도 꾸준한 재활치료를 통해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을 최대한 넓혀 주는게 엄마로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재활치료를 좀 더 효과적으로
로봇재활치료의 선두 주자 나동욱 교수
 


어린아이들은 주로 어떤 질환으로 재활치료를 받게 되나요? 선천적 질환이 대부분을 차지하나요?
잘 알려진 뇌성마비부터 수술치료 후 재활이 필요한 경우, 뇌염이나 뇌전증 등으로 장애가 생겼거나 발달이 저해된 아이들, 사고로 복합 골절을 당한 아이들, 뼈의 기형이나 변형과 같은 근골격계의 선천적 질환을 가진 경우 등이 재활치료의 대상이 됩니다. 이 중 소아에서 비교적 흔한 뇌성마비는 태아기부터 만 2세 이전의 영유아에서 어떤 이유로든 뇌가 손상을 받아 팔다리에 마비가 발생한 여러 질환을 총칭합니다. 뇌 손상의 원인은 전혀 알 수 없는 경우부터 태내 환경 이상, 조산, 저체중아, 뇌염, 뇌출혈, 황달 등 아주 다양한데, 최근에는 조산아와 저체중 출산아에서 뇌성마비 아이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대부분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발생하지만, 앉고 서고 걷는 등의 대운동기능과 인지기능의 중증도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으며, 아이들마다 중증도의 차이가 커서 경증의 아이들은 잘 치료하면 큰 문제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뇌성마비에서도 최대한 빨리 재활치료를 시작하는 게 좋은가요?
당연히 더 좋은 예후를 위해서는 빠른 진단과 조기 치료가 기본 원칙입니다. 사람의 뇌는 아주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발달합니다. 출생 당시에는 눈도 못 맞추던 아기가 1년 만에 앉고, 서고, 걷고, 엄마 아빠를 말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뇌가 이렇게 빨리 발달한다는 건 그만큼 변화의 여지가 크다는 뜻인데, 이는 결국 치료를 통해 좋은 경험을 주면 좋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반대로 방치할 경우 그만큼 빨리 악화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인들도 운동하지 않으면 점차 몸이 굳고 기능이 하락하는데,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운동을 비롯한 재활치료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다만 물리치료, 작업치료, 인지치료 등 구체적인 치료 시작 시기는 아이의 발달 상태에 따라 최적의 시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심한 뇌 손상으로 마비가 심하고 팔다리가 뻗쳐서 아이가 많이 힘들어하는 경우에는 생후 100일 이전에도 근육을 이완하도록 도와주고 자세도 잡아주는 등의 재활치료를 시작하지만, 대개 집중적인 기능 훈련은 100일 이후 진행합니다..

         

소아 재활은 성인에서의 재활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성인과 구별되는 소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발달과 성장을 한다는 점입니다. 성인의 재활치료는 손상된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반면, 소아에서는 미성숙했던 뇌와 신체가 성장, 발달하는 단계에 맞춰 아이들이 새로운 기능을 습득하도록 이끌어줘야 합니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 성취 정도에 따라 구체적인 치료 목표를 설정하고 또 수정해줘야 하지요. 영아를 예로 들면 눈 맞추기, 목 가누기, 뒤집기, 혼자 앉기 등 보통의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습득하는 기능들을 재활치료를 통해 발달시켜주는 것입니다. 아이의 나이와 현재 가능한 수준을 보고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발달을 유도해줘야 하므로 소아 전문 치료사들도 성장과 발달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춰야 합니다.

  

 

보호자들에게 건네는 나동욱 교수의 따듯한 한마디
_ 재활치료의 궁극적 목표 잊지 말기 재활치료 자체가 절대적인 목표인 것처럼, 모든 일상을 뒤로 한 채 재활에만 전념해선 안 된다. 재활치료는 아이가 신체적, 사회적 기능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하나의 방편이자, 아이를 사회의 일원으로 길러내는 과정일 뿐이다. 학교에 다니면서 비장애인 친구들과 어울리고, 취미 생활도 하고, 가족과 여행을 다니는 등의 일상과 균형을 이룬 재활치료가 가장 좋은 재활치료다.
_ 지치지 않도록 페이스 조절하기 뭐라도 해주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지나치게 열심을 내다가 마음과는 다른 아이의 상태에 좌절하거나 치료를 포기해버리는 안타까운 부모들이 적지 않다. 재활치료는 장기전이다. 당장의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먼 미래를 내다보며 여유를 갖는 태도가 필요하다.


 

최근 로봇재활치료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소아에서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나요?
로봇재활치료의 강점 중 하나는 정량화된 강도의 반복 훈련이 아주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척추 손상으로 인한 하지마비 환자를 예로 들어볼까요? 환자가 하루 30분 이상 보행재활훈련을 꾸준히 할 경우, 걷는 기능자체는 회복되지 않지만 다리 근육이 생기고 뼈가 튼튼해지면서 몸 전체의 균형이 전반적으로 향상됩니다. 폐기능이나 콩팥기능, 심장기능 등도 함께 좋아지고요. 문제는 이러한 보행훈련을 하려면 여러 명의 치료사가 환자의 양쪽 다리와 상체를 각각 붙잡고 움직임을 유도해줘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반면 로봇을 이용하면 환자의 몸을 좀 더 수월하게 지지하면서 안전하게 보행훈련을 시켜줄 수 있으므로 치료사와 환자의 부담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무엇보다 로봇이 환자의 움직임을 도와주는 정도를 수치화해서 환자의 근력 향상과 기능 발달에 가장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제공할 수 있으니까 치료 효과는 더욱 좋아지고요. 당연히 뇌가소성이 높은 소아에서는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수 있습니다.

        

현재 세브란스 재활병원에서 로봇재활치료를 받는 소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몸이 불편한 아이들에게 재활치료는 결국 운동학습입니다. 현재의 장애 정도, 성장 및 발달 단계, 향후 기대 수준 등에 알맞은 적절한 강도의 반복 훈련을 시행해 신체를 단련하고 필요한 기능을 학습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운동학습이효과적이려면 동기 부여가 잘돼야 하지만, 재활치료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소아에게는 재미없고 힘들기만 한 반복 훈련은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세브란스 재활병원 로봇재활치료센터는 로봇과 컴퓨터 게임을 접목해팔운동을 하는 만큼 점수가 쌓인다든지, 환자가 걷는 속도대로 3D 화면 속 아바타가 걷는 식으로 여러 기술이 병합된 다양한 재활로봇이 있어서 환아와 보호자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습니다. 특히 서는 것조차 힘든 중증의 장애아들에게는 비록 로봇의 도움을 받을지라도 혼자 서서 걸음을 떼보는 것 자체가 상당히 특별한 경험이 됩니다. 진료실에서 부모님들이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 “우리 아이가 걸을 수 있나요?”라는 사실만 봐도, 환아나 보호자에게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을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계십니다. 최종 목표는 환자들이 이 로봇을 입고 일상생활을 하는 건가요?
재활의학에 로봇이 적용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는 앞서 설명한 대로 신체 부위별로 필요한 기능을 훈련하는 재활치료용 로봇이고, 또 하나는 휠체어처럼 일상에서 사용하면서 불편을 덜어주는 로봇보조기라 할 수 있습니다. 눈이 나쁜 사람들이 안경을 쓴다고 시력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생활에서의 불편을 덜 수 있는 것처럼, 장애가 있는 사람이 착용형 로봇보조기를 이용한다고 보행기능 자체가 회복되지는 않지만 훨씬 편안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로봇 개발은 로봇재활 분야에서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라고 할 수 있지만, 일상에서의 다양한 변수들을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아직은 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현재 세브란스 재활병원에서 개발 중인 착용형 보행 보조 로봇의 경우 치료실, 나아가 가정에서 기능 회복과 유지를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소아 재활 환자들의 든든한 평생 동반자 나동욱 교수(소아재활의학과)
진료 분야 : 소아재활, 미숙아, 뇌성마비, 발달장애, 언어장애, 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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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뇌성마비 등 뇌 손상으로 장애를 입은 환아들의 재활치료가 전문 영역이며, 로봇과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을 재활치료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들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불편한 몸으로 열심히 치료받는 환아에게는 아낌없이 칭찬과 격려를 쏟아붓는 반면, 보호자들 앞에서는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말을 아끼는 편이다. 장애아의 치료와 양육을 위해 자기 인생을 걸고 희생하는 부모에겐 섣부른 조언이 더 큰 힘겨움이 될 수 있음을 알기 때문. 장애아와 부모에게 보다 나은 치료 결과를 주고 싶은 그는 의사로서 선택의 순간에는 늘 “내 아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기준으로 신중하게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