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도 설명도 모두 잘해주셨어요

민병소 교수의 적극적 로봇수술로 직장암 극복한 서은숙 씨  

평소 국가건강검진을 꾸준히 받아왔던 서은숙 씨는 지난해 초 분변잠혈검사에서 혈변이 발견돼 의료진의 권고대로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았고, 대장 용종 중 일부에 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들었다. 갑작스러운 암의 충격을 안고 그녀는직장암 로봇수술의 명의 민병소 교수를 찾아왔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뒤늦게 깨달은 암 조기 발견의 중요성

“사실 대장내시경 절차가 다른 검사보다 좀 복잡하잖아요. 3일 전부터 음식도 조절해야 하고, 특히 약을 먹고 장을 비워내는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더라고요. 건강은 문제없다고 과신했어요. 이런저런 이유로 대장내시경은 미뤄두고 분변잠혈검사만 받았던 거죠.”

자칫 분별잠혈검사에서 혈변이라는 신호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평소처럼 대장내시경을 건너뛰었을 거라며 서은숙 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는 아무런 증상도 없이 난데없이 암 환자가 되었다는 충격, 그래도 암을 일찍 발견했으니 천만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뒤섞여 있었다. 

“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들었을 땐 설마 하는 마음, 믿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컸어요. 진짜 암이라면 어떻게 수술을 받아야 할까 많이 고민하고 여기저기 알아보면서도, 이상하게 실감이 안 나더라고요. 또 한편으로는 아직 엄마가 필요한 아들딸을 위해 빨리 건강을 회복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껴졌어요. 골반 구조 때문에 수술이 까다로운 직장암에서는 로봇수술이 좀 더 효과적이고, 또 통증도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로봇수술을 선택했습니다.”

정밀검사 후 직장암 1기를 진단받은 그녀는 지난해 3월 민병소 교수(대장항문외과)의 로봇수술로 몸속 암을 깨끗하게 제거했다. 잘 회복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수술 경과는 놀랄 만큼 좋았다고. 수술 다음 날부터 병실을 열심히 돌아다니며 운동을 할 정도로 통증도 적었다며 그녀는 민 교수의 로봇수술 실력에 엄지 척 최고 만족을 보냈다.


 

모든 암 환자들이 주치의를 믿고 암을 이겨내길

암 치료도 끝났고 추적 관찰에서 꾸준히 좋은 결과를 얻고 있지만, TV 드라마나 건강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또 건너건너 들려오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암의 치명적 결과가 담겨 있을 때면 문득 재발의 공포가 닥쳐오기도 한다. 그때마다 그녀는 “괜찮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며 무심한 듯 툭 건네주는 남편의 격려와 진심, 그리고 주치의 민 교수의 차분한 설명을 되새기며 또다시 힘을 얻는다. 서은숙 씨는 직장암 진단과 치료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삶의 다양한 면들을 배웠다며 겸손한 고백을 했다. 무엇보다 암 조기 발견을 위한 성실한 건강검진, 그리고 주치의를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태도가 암 치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열쇠인지 깊이 깨달았다고.

“외래 진료를 오가며, 또 병동에서 많은 암 환자들을 봤어요. 부모님을 모시고 온 어느 보호자가 ‘이미 암이 많이 진행됐는데 연세 많은 부모님이 고생해가며 그 힘든 항암치료와 수술을 받을 필요가 있겠느냐’고 간호사에게 반문하는 경우도 있었고,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있는데도 어린 자녀들을 생각해 끝까지 치료를 포기하지 않는 젊은 엄마도 있었어요. 저마다 나름의 사정이 있겠지만, 그래도 주치의를 믿고 열심히 치료받는 게 최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조기 진단과 적극적 수술, 완치의 비법 
대장암 치료의 명의 민병소 교수
 



대장암 환자를 위한 Dr. 민병소의 특급 조언
•[란셋 종양학(The Lancet Onc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대장암 치료 성적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최근에는 수술 기법과 항암제 등의 꾸준한 발전으로 성적이 더욱 향상되어 재발이나 전이가 있더라도 열심히 치료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우측 결장암 수술 후에는 수분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변이 무를 수 있고, 직장을 수술한 경우에는 배변 후에도 잔변감이 남는 등 대장암 수술 후에는 배변 습관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대장의 각 부분이 담당하던 고유 기능이 수술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수술 후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일 뿐 몸의 이상신호는 아니므로 자연스러운 회복 과정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장루가 두려워 암 수술을 거부하면 암의 진행으로 생명이 위태로워질 뿐 아니라 삶의 질 또한 심각하게 저하된다. 장루 사용 방법만 잘 터득하면 직장생활은 물론 여행도 즐기면서 풍성한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주치의와 적극 상의하면서 최선의 치료법을 찾아가자.



 

최근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률은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힐 정도로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잘 아시다시피 육류나 고칼로리 음식 섭취, 즉 식생활의 서구화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국가건강검진의 분변잠혈검사, 대장내시경의 보편화 등에 힘입어서 조기에 대장암을 발견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또 대장내시경을 통한 적극적 용종 절제로 대장암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대장암의 발생 빈도가 최근에는 조금 둔화되는 양상입니다. 대장암은 조기 발견을 하면 치료 성적이 아주 좋아서 1기 대장암 환자의 무병 생존율은 95% 이상, 2기에서도 80%가 넘습니다. 대장암 조기 발견에 가장 효과적인 검사는 대장내시경이고요. 대장내시경 검사를 위해 미리 식사를 조절하고 대장정결제를 이용해 장을 비워내는 과정이 다소 힘들더라도, 만 50세 이상에서는 대장내시경을 꼭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장암 가족력이 있으면 아무래도 더 위험하겠지요?
가족력이 있으면 고위험군에 속합니다. 보통 유전성 대장암이 서구에서는 전체 대장암 환자 중 약 10-15%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다행히 그것보다는 훨씬 낮은 빈도입니다. 유전성 대장암은 크게 가족성 대장 용종증과 비용종성 대장암 증후군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가족성 대장 용종증은 대장 전체에 수천 개의 용종이 발생해 암으로 진행되는 질환으로, 보통 10대 후반 즈음 용종이 발생하고 대개 40세 이전에 암으로 진행됩니다. 이 경우에는 예방적으로 대장 전체를 절제하는 치료가 시행됩니다. 반면 용종이 생기진 않지만 젊은 나이에 대장암이 많이 생기는 경우가 비용종성 대장암 증후군에 해당됩니다. 일가친척 가운데 젊은 나이에 대장암에 걸린 사람이 있는 분들은 대장내시경뿐 아니라 좀 더 면밀한 검사를 통해 유전적 소인이나 또 다른 위험 요인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변에 피가 보이면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나요?
대장암의 증상은 암의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 보통 항문에 가까울수록 조금 더 빨리 증상이 나타나는 편입니다. 배변 시 혈변이 자주 나온다던가 점액질의 물질이 섞여 나올 수 있으며, 배변 습관과 관련해 잔변감(화장실을 다녀와도 시원하지 않고 계속 변이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이 항문 가까이에 직장암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우측 결장에 암이 발생한 경우에는 아주 늦게까지 증상이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간혹 60세 이상에서 이유 없는 빈혈이 있어서 검사를 해보면 우측 결장암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암이 그렇듯 대장암 또한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고, 이렇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습니다. 검진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대장 용종은 모두 다 암으로 변하나요?
대장 안쪽으로 볼록 튀어나온 혹을 용종이라 하는데, 이 용종도 겉모양은 비슷하지만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그에 따라 암으로 변화될 위험성 또한 조금씩 다릅니다. 모든 용종이 다 암으로 변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용종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적어도 25% 이상에서는 암으로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실제로 내시경으로 제거한 용종을 검사해보면 그중 일부에서 암세포가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용종은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요. 다행히 용종은 긴 시간에 걸쳐 서서히 암으로 변화되므로, 특별한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4-5년 간격의 꾸준한 대장내시경검사만으로 용종 제거와 대장암 조기 발견이 가능합니다.

  

   

결장암이나 직장암은 치료법이 비슷한가요?
항문에 연결된 직장, 그리고 직장을 제외한 나머지 대장인 결장은 해부학적 구조가 달라서 치료법에도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 보통 결장암에서는 특별한 위험 인자가 없는 2기 초기까지는 수술만으로도 완치율이 90% 가까이에 이릅니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에서 암이 더 진행된 것으로 판단되면 보조 항암치료를 진행합니다. 한편 직장암은 좁은 골반 안에 위치한 특성으로 인해 결장암에 비해 수술 난이도가 높은 반면 인접한 장기가 많지 않아 방사선치료가 상대적으로 용이합니다. 따라서 전이가 없는 진행성 직장암에서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먼저 하고 이후 수술을 진행합니다. 또 진단 당시 간이나 폐, 대동맥 주변의 임파절 등으로 전이되어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선행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통해 암 크기를 줄인 후 적극적 수술로 완치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대장암 치료에서 로봇수술은 어떤 장점이 있나요?
로봇수술은 수술 시야가 좁고 움직임이 제한되는 골반 내에서도 정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므로 대장암수술 가운데 더 고난도인 직장암 수술에서 좀 더 효과적입니다. 좀 더 섬세한 수술이 가능하니까 암 재발률 감소와 같은 종양학적 측면뿐 아니라 수술 후 배뇨기능이나 성기능을 유지하는 데도 유리하고요. 수술이 까다로운 하부 직장암일수록, 해부학적으로 골반이 좁은 남성에서 로봇수술의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납니다. 반면 결장암은 시야나 공간의 제약이 적기 때문에 복강경수술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암이 주변 장기를 침범해 광범위한 절제가 필요하거나 암이 커지는 과정에서 장을 막은 경우에는 개복수술이 필요하고요. 암의 위치와 진행 정도, 해부학적 구조, 환자 상태 등에 따라 가장 적합한 수술법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대장암 치료의 The First and the Best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다학제 진료의 강자 대장항문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간담췌외과 등 전문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정확한 진단을 내리고 최상의 치료 계획을 세우는 다학제 진료를 시행 중이다.

대장암 수술치료의 선두주자 세계 최초로 대장암 로봇수술을 시도했으며, 암의 발생 부위와 병기에 따른 최적의 수술법을 연구, 개발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각국의 외과의들이 수술법을 배우러 올 정도로 뛰어난 수술 술기를 가지고 있다.

대장암 코디네이터와 장루전담간호사 대장암 코디네이터가 주치의와 환자 사이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식생활 교육 등 환자의 일상 회복을 돕고 있으며, 장루전담간호사가 장루 관리에 대한 전문 교육과 상담,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대장암 환자의 완치는 물론 삶의 질 향상을 돕는 최고의 우군들이다. 



대장암 수술을 하면 반드시 장루(인공항문)를 달아야 하나요?
장루는 임시 장루와 영구 장루로 나뉘는데, 장루를 해야 하는 이유에 차이가 있습니다. 수술로 암 부위를 제거한 후 문합한 부위가 잘 아물지 않을 경우 장 안의 대변이 새어나와 배 안에 퍼지면서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위험이 있는 환자에서 임시 장루를 만들게 됩니다. 장 연결 부위가 완전히 아문 후, 또는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 등 암 치료가 완료된 후 복원 수술을 진행합니다. 반면 암이 항문 아주 가까이에 있거나 괄약근을 침범한 경우에는 온전한 암 치료를 위해 항문을 같이 절제할 수밖에 없어서 영구 장루가 필요합니다. 최근 연세암병원 통계에 따르면 전체 직장암 환자 가운데 영구 장루가 필요한 경우는 5% 미만, 결장암에서는 그보다 더 낮은 비율입니다.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장루 걱정이 없다는 뜻이지요. 또 장루가 있어도 관리법을 제대로 익히면 얼마든지 건강한 사회생활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 환자들 중에는 영구 장루를 하고도 고객을 상대하는 서비스 직종에서 활발하게 일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장루에 대한 두려움이나 거부감으로 암 치료를 거부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환자와 함께 최선의 치료법 찾아가는 주치의 민병소 교수(대장항문외과)
진료 분야 : 대장암, 직장암, 유전성 대장암, 최소 침습 수술(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


대장암 최소 침습 수술의 전문가로, 로봇내시경수술센터 소장을 맡고 있다. 민병소 교수는 암 치료에서는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암 진단 후 처음 치료가 미진하면 나중에는 치료 효과가 떨어져 바로잡기가 힘들어지는 일이 많기 때문. 그래서 그는 마치 돌다리를 두들겨보듯 철저하게 검사 결과지를 들여다보고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 무엇일지 항상 고민한다. 그리고 각 치료법의 장단점을 환자에게 솔직하게 설명한 후 함께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동반자적 주치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