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Bladder cancer


  • 방광암이란?

방광암은 소변을 만들어 배출하는 요로(신우, 요관, 방광, 그리고 요도의 일부분)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으로, 요로계에서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흔한 암입니다. 고령인 60~70대에 주로 발생하며, 남성의 발병 위험도가 여성보다 3-4배 높습니다.
방광암은 세포 종류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뉘며, 각기 다른 세포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방광암의 약 90%는 이행세포암에 해당하고, 6~8% 정도가 편평세포암, 약 2%가 선암에 해당합니다.


  • 방광암의 증상 

방광암의 증상 가운데 전형적이고 가장 흔한 증상은 혈뇨입니다. 방광암 환자의 약 80~90%에서는 이 증상이 첫 번째로 나타납니다. 소변이 명백하게 붉은색으로 보일 수도 있으나, 갈색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배뇨통을 동반하지 않고 혈뇨만 있는 사례도 흔히 존재합니다. 한편 방광암으로 인한 출혈은 항상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일시적으로 호전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성인에서 육안으로 명백하게 혈뇨가 보일 때는 혈뇨가 한 번만 나타났다가 사라지더라도 반드시 방광암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합니다.
또한 방광암으로 인해 빈번한 배뇨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방광암은 방광 상피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므로 정상 방광 상피의 변화로 인해 정상보다 더 자주 소변을 보고 싶어지거나, 갑자기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드는 절박뇨 같은 배뇨증상이 동반되는 것입니다. 방광염을 진단받고 항생제를 일정 기간 복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도 반드시 방광암 발생에 대해 주의 깊은 검사가 필요합니다.
신장에서 방광으로 소변이 내려오지 못하는 요관 폐색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측복부 통증, 하지 부종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병이 더 진행하면 골반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기도 합니다.


  • 방광암의 원인

방광암의 원인은 일부만 알려져 있습니다. 방광암 가운데 이행세포암은 담배 연기, 특정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과 관련이 있습니다. 방광암 환자 중 흡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절반에 불과하지만, 일반적으로 흡연자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보다 2~4배 정도 더 많이 방광암에 걸립니다. 이 외에 직업적 원인으로 인해 각종 화학약품에 노출되는 경우, 커피, 진통제, 감염, 방광결석, 인공감미료, 방사선 조사, 항암제 등도 방광암의 원인이 됩니다.


  • 방광암의 진단

방광암 의심 증상이 있으면 요세포검사와 방광경검사를 시행해 방광 내 발생한 종양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후 병의 진행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영상검사를 시행합니다.
방광경검사는 의사가 요도를 통해 방광에 내시경을 삽입해서 방광 내부를 관찰하는 검사입니다. 외래에서 국소마취 하에 시행하는 검사이기 때문에 방광 내 발생한 종양의 조직을 제거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 조직검사를 통한 확진을 위해서는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이 필요합니다.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은 입원 후 수술실에서 마취 하에 시행하며, 방광암 확진뿐 아니라 근육 침윤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으로 방광 안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종양의 개수가 많은 경우 또는 종양이 크거나 절제가 어려운 위치에 있는 경우에는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을 2회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을 통해 방광암을 확진한 후, 상부 요로인 신우 및 요관에도 요로상피암이 동시에 존재하는지 확인합니다. 또한 암의 원격 전이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 골반 전산화단층촬영(CT)과 폐 전이를 확인하기 위한 폐 CT, 그리고 골 전이를 확인하기 위한 골스캔검사 등을 시행합니다.


*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 후 주의사항
1) 수술 후 한달 이내에는 소변이 분홍빛(석류주스 색)을 띌 수 있습니다. 금기가 아니라면 충분한 수분 섭취는 혈뇨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소변을 볼 때 작열감(화끈거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수일 이내 자연적으로 소실되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3) 하복부(방광 부위)를 따뜻하게 하고, 좌욕을 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4) 방광을 자극하는 카페인 음료(차, 이온음료, 커피 등) 섭취와 음주, 흡연은 삼가도록 합니다.


  • 방광암의 병기와 예후

방광암 환자의 예후는 종양의 등급과 병기에 따라 결정됩니다. 방광암의 종양 등급은 암의 재발 및 진행 가능성에 따라 고등급과 저등급으로 나뉘며, 저등급 방광암에 비해 고등급 방광암에서 재발과 진행 위험이 높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방광암의 병기는 3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됩니다. 첫째는 종양이 방광 표면에만 국한되었는지, 아니면 방광 근육과 방광 주위의 조직 또는 주변 골반 장기를 침범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는 종양이 주변 림프절에 전이되었는지 여부이며, 셋째는 종양이 원격 신체 부위까지 전이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합니다. 이러한 요인에 따라 병기를 평가하고 치료 방법을 결정합니다.


  • 방광암의 치료

방광암은 암의 방광 근육 침범 여부에 따라 비근육침윤성(표재성) 방광암과 근육침윤성 방광암으로 분류합니다.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은 진단 당시 전체 방광암의 70~80% 정도를 차지하나, 재발률이 60~70%에 이르며, 전체 환자의 약 20~30%는 더 나쁜 종양으로 진행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의 치료는 경요도적 방광종양절제술이 기본입니다. 절제술 후 조직학적 등급, 종양의 개수와 크기, 재발 기간 등을 고려해 재발의 위험이 높은 경우 방광 내 BCG, 항암제 등을 주입하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또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일지라도 재발이 빈번하거나 심각한 혈뇨를 유발하는 경우에는 방광적출술 등의 침습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방광암은 흔하게 재발하므로 지속적인 추적검사는 필수입니다. 근육침윤성 방광암에 대해서는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비롯한 침습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치적 방광적출술은 암 제거를 위해 방광을 완전히 절제한 뒤 소변 배출을 위해 장을 절제해 요루를 설치하는 수술 또는 인공방광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큰 수술로, 수술 자체의 이환율과 사망률이 높습니다. 따라서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충분히 고려해 수술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방광암의 병기가 높은 경우에는 근치적 방광적출술 시행 전후로 항암치료를 병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방광 보존을 희망하는 경우 또는 전신 상태의 불량으로 근치적 방광적출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항암방사선치료를 통해 방광을 보존하면서 근육침윤성 방광암의 치료를 시도합니다. 최근에는 근육침윤성 방광암에 대한 항암방사선치료의 성적이 많이 향상되어 점차 그 시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편 원격 전이가 발생한 4기 방광암의 경우는 항암화학약물치료가 표준치료입니다. 항암화학약물치료에 실패하거나 신기능의 저하로 인해 항암화학약물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면역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방광암 치료는 개발된 치료 약제가 많지 않아 오랜 기간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의 재발 억제를 위한 약제로 방광내 BCG 투여만 주로 사용했으나, 그 효과가 제한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4기 방광암에서는 1차 항암화학약물치료가 실패하면 이후 사용할 약제가 마땅히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여러 면역항암제들이 개발되어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의 재발 억제는 물론, 4기 방광암의 치료에서도 치료 약제 선택의 기회가 점차 넓어지고 있습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비뇨의학과 함원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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