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폐쇄성 폐질환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CO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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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란?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이하 COPD)은 유해한 입자나 가스의 흡입으로 기도와 폐 실질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숨을 내쉴 때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 기류 제한을 특징으로 하는 호흡기 질환입니다.
문제는 COPD라는 질병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입니다. 국내의 COPD 환자는 약 300만 명으로 예상되지만, 이들 가운데 실제로 치료 중인 환자들은 3%도 채 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대부분 숨이 차고, 기침과 가래가 계속 나와도 나이나 흡연 탓이려니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 중 COPD로 진단받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기종은 COPD의 특징 중 일부분을 대표하는 조직학적인, 그리고 임상적인 표현입니다.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기종이 있다고 모두 COPD 환자는 아니며, 폐기능 검사를 통해 기류 제한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성 기관지염은 소기도에 만성 염증이 생기면서 기도 섬유화와 같은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소기도가 좁아지는 질환입니다. 폐기종은 신체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가스 교환이 일어나는 구조인 폐포가 파괴되면서 폐포와 소기도의 연결이 끊어지고 폐의 탄성이 감소되어 숨을 내쉴 때 기도가 좁아지거나 열리지 않음으로써 기류 제한이 발생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소기도 이상과 폐 실질 파괴는 대부분 같이 나타나지만, 환자에 따라 한쪽의 특징이 주가 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증상
만성 기관지염
만성 기관지염의 가장 주요 증상은 기침을 동반한 가래입니다. 대부분 초기에는 평상시에 가래만 조금씩 나오고 계단을 오르는 등의 심한 운동이나 힘든 일을 할 때만 숨이 차지만,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이 발생하면 기침과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가래도 화농성으로 변하면서 양이 증가하게 됩니다. 병이 더 진행하면 평소에도 가래가 심하고, 평지를 조금만 걷거나 세수나 목욕 등 일상적인 일을 할 때도 숨이 차게 됩니다.
폐기종
폐기종 환자는 적은 운동량에도 숨을 헐떡이는 호흡곤란을 주로 호소합니다. 심한 폐기종 환자 중에는 집 안에서 화장실을 갈 때나 잠깐 허리를 숙이는 것만으로 숨을 헐떡이며 지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숨이 가쁜 증상으로 인해 환자는 일상생활에서 제한을 받고, 호흡곤란 때문에 불면증으로 고생하기도 하며, 기력도 크게 쇠해집니다. COPD가 진행되어 폐기능이 심하게 저하되면, 신체에 충분한 산소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아 산소 부족 현상으로 손톱과 입술이 푸르게 변하는 청색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원인
외부 인자
흡연(직접, 간접), 직업성 분진과 화학물질, 대기오염(특히 이산화황가스 등) 등의 외부 유해물질, 사회/경제적 빈곤, 호흡기 감염
숙주 인자
저체중 출생, 유년기의 호흡기 감염, 폐 성장 장애, 성별(남성), 기관지 과민성, 유전자(알파-1 항트립신 결핍증)
-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진단
COPD를 진단하기 위해서는 폐활량 측정이 반드시 필요하며,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은 만성 기관지염이나 폐기종의 상태 및 정도를 영상학적으로 진단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COPD로 진단되면 폐기능, 호흡곤란 정도 및 급성 악화력을 평가하고, 이에 따라 치료를 계획하게 됩니다.
- 만성 폐쇄성 폐질환의 치료
COPD 치료에 사용되는 많은 약제들 중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 약제는 좁아진 기도를 확장시키기 위한 흡입 기관지 확장제입니다. 알약이 아닌 흡입제 형태가 주로 사용되는 이유는 약제를 흡입하면 약제가 기도 안으로 들어가 직접적인 효과를 볼 수 있고, 경구용 약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신 흡수를 통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흡입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해도 반복적인 급성 악화와 호흡기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에는 두 종류의 흡입 기관지 확장제 병합 요법 또는 흡입 스테로이드 병합 요법을 시행합니다.
흡입제는 에어로졸이나 분무 또는 건조 분말 형태의 약제가 다양한 흡입기에 들어 있습니다. 약제 형태와 흡입기 사용법이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환자는 처방받은 약제의 효능과 흡입기 사용법을 충분히 숙지하고 연습해서 정확한 약제의 효능을 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흡입기에 따라 사용법은 상이하지만, 기본적으로 흡입 전에 폐 안에 있는 공기를 가능한 한 모두 밖으로 배출시키고, 약제를 흡입할 때는 무조건 빠르고 강하게 흡입하기보다는 폐 안 깊숙이 약이 들어갈 수 있도록 깊게 흡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흡입 스테로이드는 입안에 남은 약제가 구내염이나 아구창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흡입 후에는 반드시 구강 가글로 입을 헹궈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 COPD 환자의 일상생활 수칙
1) 금연
폐기능 악화 속도를 늦추고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간접 흡연은 물론 먼지 등 호흡기를 자극하는 물질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고, 가정에서 적절한 습도와 청결을 유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2) 약물 사용법 숙지
좁아진 기도를 확장시키기 위한 흡입 기관지 확장제는 환자마다 약제 종류와 형태, 사용법이 모두 다릅니다. 환자는 처방받은 약제의 효능과 사용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올바르게 사용해야 합니다.
3) 급성 악화에 주의
호흡기 증상이 평소보다 나빠지는 급성 악화는 시간에 따라 호전되는 경증, 외래 진료를 통해 추가적인 약제 치료가 필요한 중등증, 응급실 방문이나 입원이 필요한 중증 악화로 분류됩니다. COPD 환자에서 급성 악화의 주요 원인은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입니다.
4) 예방접종 필수
독감이나 폐렴과 같은 급성 호흡기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년 독감이 유행하기 전에 정기적으로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환자의 연령 및 기존 폐렴구균 예방접종력에 따라 적절한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5) 적절한 운동과 충분한 영양 섭취
걷기나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체력 증진에 좋으며, 호흡 재활은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일상생활에서 신체적, 정서적 참여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COPD 환자는 호흡재활 건강보험 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심한 운동을 하면 체내 산소 농도가 급격히 저하되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본인 최대 운동 능력의 70%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COPD 환자는 호흡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가 커서 체중이 줄어들고, 특히 노인에서는 근육량 감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충분한 영양 섭취, 특히 단백질 섭취를 권장합니다. 식사량이 많으면 위가 팽창하면서 횡격막에 영향을 주고 숨 쉬는 데 장애를 일으키므로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좋으며, 탄산음료처럼 가스를 생성하는 음식은 위를 팽창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복부 비만도 동일한 이유로 호흡 곤란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조절이 필요합니다.
6) 기력 보존과 스트레스 해소
일상에서 작은 생활 수칙을 실천해 기력을 보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옷 갈아입기, 화장, 음식 조리 등 가능하면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하고, 가급적 몸을 구부리거나 물건을 들어 올리는 일은 하지 말고 허리 높이에서 일하는 것이 좋습니다. 집안을 정돈하거나 물건을 나를 때는 바퀴 달린 손수레를 이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식사 후에는 충분히 소화될 때까지 휴식을 취하도록 합니다. 스트레스는 호흡곤란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요가나 기도, 명상으로 편안한 심적 상태를 유지하도록 합니다.
7) 호흡 연습
입술을 오므리고 풍선을 불듯이 내쉬는 호흡법인 주머니 호흡법, 숨을 천천히 깊게 쉬어 흉곽 팽창을 돕는 흉곽팽창호흡법과 횡격막호흡법 같은 호흡재활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8) 산소요법
저산소증 소견이 나타날 때는 치료 및 합병증 예방을 목적으로 산소요법이 처방됩니다. 저산소증이 있는 환자에서 가정에 산소발생기를 설치해 적당량의 산소를 흡입하게 하는 산소요법은 폐동맥 고혈압에 의한 심장 부담을 감소시키고 ‘폐성심’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하며 심부전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휴대용 산소공급기가 나와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들 모두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산소를 단순히 신선한 공기로 생각하고 무조건 많이 흡입한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특히 평상시 저산소증과 함께 고이산화탄소혈증이 심한 환자에서 과산소 흡입은 오히려 호흡이 억제되어 생명까지 위태로운 이산화탄소 중독을 유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산소요법은 반드시 주치의의 지시를 따라야 합니다.
<글 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정지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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