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성 심근병증
Dilated cardiomyopa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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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장성 심근병증이란?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 근육의 병으로, 심장을 이루고 있는 주머니가 커지고 심장의 근육이 얇아져서 수축력이 감소하는 질환입니다. 고무풍선에 공기를 불어 넣으면 풍선이 점점 커지면서 고무가 얇아지듯이 확장성 심근병증에서도 심장에 유사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심장 근육은 강하게 수축하면서 피를 온몸으로 보내주는데, 얇아진 근육은 수축하는 힘이 떨어져서 전신에 필요한 혈액을 원활하게 공급하지 못하고, 전신에서 심장으로 피가 들어오지 못하는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확장성 심근병증의 증상
심장에 있는 2개의 심실과 2개의 심방 중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역할을 좌심실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주로 좌심실에서 시작되며, 다양한 원인에 의한 심근 세포의 손상으로 좌심실의 심근이 얇아지고 심근의 수축력이 저하됩니다. 이렇게 심근 수축력이 저하되면 이에 대한 보상 기전으로 좌심실이 더욱 확장되고 비대해집니다. 이러한 변화는 결국 우리 몸에서 필요로 하는 만큼의 심박출량을 더 이상 맞추기 어려운 상태를 만들며 결과적으로 심부전이 발생합니다.
확장성 심근병증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심부전이 발생하면 체액 저류가 생기면서 다리, 폐, 복부 부종이 생기고 숨이 차고 쉽게 피곤하며 누우면 더 숨이 차서 밤에 자기 어려운 증상 등이 생깁니다. 더욱 진행하면 확장된 심실이나 심방 내에 혈전이 생겨 뇌경색 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심장의 전기 신호에 문제가 생겨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부정맥, 이로 인한 실신이나 급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확장성 심근병증의 원인
확장성 심근병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알려져 있고 이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들이 알려져 있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 심근염이나 고혈압, 당뇨와 같은 질환들도 확장성 심근병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 마약, 그리고 특정 항암제들의 부작용으로도 확장성 심근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확장성 심근병증의 진단
심부전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에서 심부전의 원인을 찾는 검사들을 통해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하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 환자들은 증상 없이 우연히 심장 검사를 받다가 진단 받기도 합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은 흉부 X-선 촬영에서 커진 심장을 확인할 수 있고 심전도 검사에서 다양한 이상소견들이 나타납니다. 혈액검사에서는 심장 근육과 관련된 수치들의 이상이 나타납니다. 심장 초음파 검사는 확장성 심근병증을 진단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로, 심실과 심방의 크기, 심장 수축능력 등을 평가합니다. 관상동맥조영술이나 심장 컴퓨터단층촬영, 심장 자기공명영상, 우심도자술, 심근 생검 등의 검사들도 확장성 심근병증의 진단 및 원인 감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확장성 심근병증의 치료
확장성 심근병증 치료의 목표는 심장 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유지하고 심부전의 발생과 재발을 막아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입원과 사망을 줄이는 것입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의 기본적인 치료는 심부전에 대한 치료입니다. 즉 염분 섭취를 줄이고 지속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심부전 약제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심부전 약제에는 앤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 앤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 앤지오텐신 수용체-넬프릴리신 억제제, 베타차단제, 알도스테론 길항제, 나트륨 포도당 공동수송체-2 억제제, 이뇨제 등이 포함됩니다.
페이스메이커(박동조절기)를 심장에 삽입해서 전기신호로 심장 박동을 조절하거나 이식형 제세동기 등을 삽입해서 나쁜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 예방을 위한 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치료를 계속해도 심장 기능이 계속 악화하면 좌심실의 기능을 보조해주는 심실보조장치(LVAD)를 삽입하거나 심장을 이식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서는 심장 기능이 호전되거나 완전히 회복되기도 합니다.
- 기타
확장성 심근병증의 예후는 남아있는 심장 기능에 따라 상이합니다.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의사와 운동의 종류와 강도에 대해서 상의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며 음주와 흡연은 삼가야 합니다. 의사와 영양사의 지시에 따라 건강하고 나트륨이 적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글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이찬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