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나들이나 운동 등 야외활동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가을철 야외활동 증가와 함께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있습니다. 바로 쯔쯔가무시병,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입니다. 이 질환들은 9월에서 11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가을철 급성 발열 질환입니다. 초기에 발열과 두통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며, 방치하거나 심할 경우 다장기 부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가을철 야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1.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은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에 감염된 털진드기 애벌레에게 물려 발병하는 질환입니다. 1~3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갑작스러운 발열과 오한, 두통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며, 이후 기침과 구토, 근육통, 복통 등이 동반됩니다.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피부 발진,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형성되는 괴사 딱지인 '가피(eschar)' 그리고 림프절 비대가 관찰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다장기 기능 부전과 저혈압, 뇌증, 신부전, 호흡 부전 등 중증으로 진행하여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진단은 혈액검사로 가능하며, 조기에 항생제를 투여하여 치료합니다. 현재 효과적인 예방백신이 없으므로, 야외활동 시에는 긴 옷을 착용하여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신증후군출혈열
국내에서 매년 300~4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쥐를 비롯한 설치류가 주요 매개체입니다.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나 서울바이러스(Seoul virus)에 감염된 쥐의 소변, 타액, 대변 등이 건조되어 배출된 바이러스가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침투하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게 직접 물렸을 때 전파됩니다.
잠복기는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6주에 달하며, 무증상부터 발열, 출혈, 신부전 등의 특징적인 증상과 함께 오한, 근육통이 나타납니다. 중증으로 진행되는 경우 소변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시기를 지나 하루 1~2리터 이상 소변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이뇨기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신증후군출혈열은 혈액검사로 진단하며, 수액 등의 대증요법으로 치료합니다. 농부나 작업장 인부, 군인, 관련 연구원 등 바이러스 노출 위험이 높은 환경에 노출된 경우 제한적으로 예방접종이 권고됩니다.
3.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보균 동물의 소변을 통해 배설된 렙토스피라균이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 강 등을 오염시켜 발생합니다. 등줄쥐 같은 야생 설치류뿐만 아니라 개, 소, 돼지 등도 보균 동물이 될 수 있습니다.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물이나 흙에 직접 접촉되거나 간접적으로 노출되어 감염이 발생합니다.
초기에는 두통, 근육통, 오한을 동반한 발열이 나타나며 구토, 결막 충혈, 복통, 피부 발진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피가 섞인 가래(객혈)가 관찰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은 경증으로 호전되지만, 환자의 5~10%는 중증 황달, 신부전, 저혈압, 출혈을 보이는 바일씨병(Weil's disease)으로 진행되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혈액 및 소변 검사로 진단하며, 대증 치료와 함께 신속한 항생제 투여가 필수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