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암 환자 5명 중 1명은 위암입니다. 위암 환자의 평균 연령은 51세지만, 20대 위암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맵고 짠 음식 섭취, 과도한 음주, 흡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 감염 등이 한국인에서 위암의 발생 원인으로 흔하게 꼽힙니다.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명치 부위의 통증, 속 쓰림, 체중 감소, 흑색변, 구토 등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무 증상 없이 지내다가 덜컥 암 선고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게다가 위암 증상은 위염이나 위궤양 같은 일반적인 위장관 질환의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증상만으로 조기에 진단하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며, 실제로 조기 위암은 검진 중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위암 중 조기 위암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암 환자의 약 50%가 조기 위암으로 진단받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조기 위암은 30% 정도에 머무르는 실정입니다.
정기적 내시경검사, 위암 조기 진단의 핵심
만 40세 이상 성인의 경우,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해 2년마다 위 내시경검사나 상부위장관조영술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상부위장관조영술은 내시경에 비해 고통이 적고 위의 전체적인 병변 형태를 그릴 수 있으며, 내시경검사에 따르는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합니다.
소화기 증상이 있거나 위암 가족력 또는 위암의 선행 병변이 있는 경우에는 만 40세 미만이거나 이전 검사 후 2년이 경과하지 않았더라도 일찍 검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내시경검사가 고통스럽고 불안한 사람은 수면내시경으로 좀 더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빛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암의 특수한 성질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는 새로운 내시경 장비가 개발되어 일반적인 시야로 확인할 수 없는 위암 병변까지 찾아내고 있습니다. 또한 캡슐 내시경이 개발되어 환자가 고통 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식도와 위는 물론 일반 내시경검사로 볼 수 없었던 소장까지 생생한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암 진단 후에는 병기를 설정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 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 고주파의 초음파 진동자를 내시경 말단에 부착해 초음파검사를 하는 내시경 초음파를 비롯하여 복부전산화단층촬영검사, 복부 초음파, PET-CT, 복부 MRI 등을 시행하여 위암의 위벽 침윤 정도, 위 주변의 림프절 전이나 주변 장기의 암 침습여부 등을 확인합니다.
암이 파고든 정도가 점막층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조기 위암 중 병변이 작고 다른 부위의 전이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내시경치료술(내시경점막절제술, 내시경점막하박리술)로 수술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내시경치료술은 마치 생선회를 발라내듯 암 부위만 도려내는 치료술로, 점차 적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전신마취 없이 수술이 이루어지므로 입원 기간도 짧고 치료비 부담도 적으며, 흉터가 전형 남지 않고 감염이나 수술 합병증에 대한 위험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를 그대로 보존하기 때문에 암 절제술과 비교했을 때 환자의 삶의 질이 월들히 높습니다. 암을 도려내면서 생긴 위궤양은 한 달 정도 위궤양 약을 복용하면 큰 문제없이 아물게 됩니다. 수년 동안 세브란스병원의 치료 성적을 보면 조기 위암에서 내시경점막절제술은 완치율이나 재발률에서 수술과 거의 유사한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내시경치료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레이저나 플라스마 빔 등을 이용해 조직을 태워 없애는 소작술 치료, 광과민제를 이용한 광역동 치료 등을 시행해 병변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들이 아직까지는 림프절 전이를 100% 발견할 수 없다는 점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최소 침습적 치료술은 복강경수술과 함께 상호 보완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습니다.
진행성 위암 치료도 내시경으로
내시경치료술이나 수술로 완치를 기대할 수 없는 경우에는 면역치료,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의 복합 요법을 적용해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내시경치료가 부분적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위암이 진행되면서 암 덩어리가 위장관을 막아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경우, 과거에는 소장을 위에 연결하는 수술을 시행해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었습니다. 그러나 전신마취와 개복수술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았습니다. 현재는 내시경을 이용한 풍선확장술이나 탄력을 가진 고강도의 도관(스텐트)을 위장관에 넣어줌으로써 환자가 편안히 식사를 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아울러 위암 병변에서 다량의 출혈이 일어난 경우에는 내시경을 이용하여 전기, 플라스마 빔, 레이저 등을 조사해 지혈시킬 수 있으며, 내시경시술로 지혈클립이나 지혈제를 직접 주입하여 위암으로 인한 합병증을 치료하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