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생과 영양 상태가 불량하면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만연해 후진국형 질병으로 알려진 결핵. 2022년 기준 OECD 38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두 번째로 높은 결핵 발생률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결핵균이 척추에 침범하여 척추가 녹고 신경이 압박받아 변형이 발생하는 질환이 바로 척추결핵입니다. 신경 마비와 척추 변형의 원인이 되며, 치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잦은 재발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1. 척추결핵이란

결핵균은 신체 어느 부위에나 기생하여 염증을 발생시키며, 폐결핵이 가장 흔하게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뼈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척추에 생겼을 때를 척추결핵이라고 합니다. 전체 결핵 중 약 10%가 뼈나 관절에 나타나며, 이 중 50~60%가 척추에 집중됩니다. 통상 전체 결핵 환자의 5~6%가 척추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척추결핵은 척추뼈를 녹이고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두 가지 큰 문제를 일으킵니다. 신경 압박에 의한 마비 증상과, 뼈가 녹아 발생하는 척추 변형입니다. 과거 꼽추로 잘 알려진 곱사등이 척추 변형은 대부분 척추결핵이 남긴 후유증으로 발생했습니다. 이 질환은 적절한 시기에 정확히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진행되며, 절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습니다. 최근 20대 청년층의 척추결핵 비율이 높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독립 가구가 늘면서 제대로 된 식사 대신 인스턴트 식품으로 대체하거나 음주, 흡연을 즐기는 등 건강 관리에 소홀해진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척추결핵의 증상

척추결핵이 발생하면 등, 허리, 목에 통증이 느껴집니다. 전신이 피곤하며 체중이 감소하고 수면 중 식은땀을 흘리기도 합니다. 질환이 가속화되면 신경을 눌러 팔다리 통증과 마비가 일어납니다. 휘청거리는 걸음, 계단 오르기의 어려움, 심한 변비, 소변 불쾌감, 성기능 감소 등 대소변 및 성기능 장애가 찾아오기도 합니다. 척추결핵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폐결핵이 함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반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나, 대부분 폐결핵 없이 독립적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척추결핵이 발견되었다면 신장이나 폐 등에도 결핵이 있는지 정밀 검진이 필요합니다.


3. 척추결핵의 치료

척추결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 치료입니다. 과거에 다른 결핵 병력 없이 갑자기 발생했다면 약물에 거의 100% 반응을 합니다. 발견되는 즉시 항결핵약을 투여해야 하며, 동시에 결핵균 배양에 따른 약물 감수성 여부도 측정해야 합니다. 요즘 결핵약은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이어서 대부분 약물만으로 결핵균을 퇴치할 수 있습니다. 초기 단계이거나 어느 정도 진행되었더라도 척추가 녹은 부위가 넓지 않고 신경 압박이 없다면 수술 없이 완벽한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단, 중간에 절대 중단하지 않고 꾸준히 복용해야 하며 완치를 위해서는 6~9개월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척추뼈가 많이 녹아 변형이 심한 경우, 신경 압박으로 마비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농양(고름집)이 너무 커져 배농을 시행해야 할 때도 적용됩니다.

수술은 척추염 부분을 절제하고 눌린 신경을 풀어주며, 굽은 척추를 똑바로 세우는 순서로 진행됩니다. 수술을 시행한 후에도 약물 치료는 꾸준히 병행해야 합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