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인공판막 넣어주는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


세브란스병원 소아심장과 최재영 교수



▲ 최재영 교수

태어나자마자 생체 징후가 유지되지 않을 정도로 치명적인 경우부터, 심장 이상을 전혀 모르고 살다가 성인이 되어 진단받는 정도로 증상이 미미한 환자까지 다양합니다. 선천성 심장병하면 평생 치료되지 않는 심각한 질병이라고 오해하는 이들이 많은데, 선천성 심장병 가운데 가장 많은 질환은 단순 결손입니다. 대부분 한 번의 수술이나 시술로 완치할 수 있으며, 결손 부위가 저절로 막히거나 특별한 치료 없이 관찰만으로 충분한 환자도 있습니다. 또 복잡 심장기형이라 하더라도 현재의 의료 수준으로는 정상적인 심혈관 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치료가 가능합니다. 


1. 선천성 심장병의 구조적 문제와 판막 질환

날 때부터 심장과 혈관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는 경우를 모두 선천성 심장병이라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아주 다양한 질환으로 구분됩니다. 좌심방과 우심방, 또는 좌심실과 우심실 사이에 구멍이 뚫린 결손, 출생 후에 정상적으로 막혀야 할 혈관이 막히지 않은 경우, 판막이나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좁거나 막힌 경우, 심방과 심실 및 혈관의 위치와 연결이 잘못된 경우 등 다양한 조합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혈관이 잘못 연결되어 있거나 좁거나 막힌 경우, 판막이 제 역할을 못 하는 경우, 심장벽에 구멍이 있는 등의 문제로 심장과 혈관에서 혈액의 흐름, 압력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선천성 심장병에서 판막 문제는 주로 폐동맥판막에서 발생하며, 협착 등이 있는 경우 경피적 풍선판막성형술, 스텐트 삽입술과 같은 중재술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협착 정도가 심하거나 팔로사징, 양대혈관 우심실기와 같은 복잡 심장기형에 폐동맥과 폐동맥판막의 협착이 동반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2.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의 원리와 장점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은 수술하지 않고 다리 혈관을 통해 폐동맥에 인공판막을 넣을 수 있는 중재적 시술을 말합니다. 이전에 개심술이나 시술로 인공판막을 삽입한 환자에서도 여러 차례 재시술이 가능합니다. 환자의 고통, 입원 기간, 일상 복귀 등 여러 면에서 장점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인공판막의 수명에 따라 판막 교체가 필요한 환자들의 개심술 횟수를 줄여줌으로써 환자의 장기 생존율 증가에 크게 기여합니다. 

수술보다 환자의 고통이 적고, 회복과 일상의 복귀가 빠릅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소아심장과는 2015년 국내 최초로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으며, 현재 국내 최다 시행 건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3. 경피적 폐동맥판막 삽입술이 필요한 환자

대부분의 환자에서 수술을 대체할 수 있지만, 원래 가진 심장기형의 심한 정도, 수술적으로 교정된 상태, 수술 방법 등에 따라 인공판막을 효과적, 한정적으로 설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술과 경피적 치료법 각각의 위험과 이득을 정밀히 따져 치료법을 결정해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하이브리드 시술, 즉 수술로 가슴을 연 후 심장을 정지시키지 않고 우심실 유출로에 관을 삽입해 판막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치료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다른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따로 시술하기보다는 수술 시 판막 교체를 같이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선천성 심장병 환자의 관리

수술이나 시술과 상관없이 인공판막을 넣은 환자는 반드시 세균 감염에 주의해야 하며, 평소 구강과 치아의 위생관리는 필수적이고 치과 치료 전에 반드시 의사에게 인공판막 삽입 사실을 알리고 예방적 항생제를 먼저 처방받아 복용 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 일상생활 중의 상처나 종기 등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는 환경에서 세균 감염이 진행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소아심장과 최재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