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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재활과 면역억제제 복용,
수술만큼 중요하다
손의 외형과 기능 복원해 심리적 결손까지 채우는 최윤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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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부이식수술은 골절이나 힘줄 파열 등을 치료하는 일반적인 정형외과 수술과 어떤 점이 다른가요?
손·팔의 접합수술은 본인의 조직을 다시 연결하는 과정이므로 뼈의 모양과 길이, 힘줄의 장력 등이 기본적으로 일치하는 상태입니다. 반면 수부이식은 기증자와 환자의 팔 길이부터 혈관과 힘줄의 굵기 등 각 조직의 크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수술 과정이 훨씬 까다롭습니다. 또한 접합수술은 절단 사고 직후 진행되는 반면, 수부이식은 사고 후 최소 6개월 이상, 대부분은 수년이 지난 뒤 시행합니다. 그 사이 남아 있는 부위의 뼈와 근육, 힘줄, 신경이 변형되고 서로 유착됩니다. 이렇게 엉겨 붙은 조직을 하나하나 분리한 뒤, 기증자의 팔과 환자의 팔 내부 구조를 현미경으로 보면서 20여 개가 넘는 힘줄과 3개의 주요 신경, 뼈와 혈관을 하나씩 연결해야 하므로 고도의 정밀함이 요구됩니다.
수부이식은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협력 수술이 특히 중요하다고 하던데요. 수술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뼈와 힘줄, 신경 연결은 정형외과에서, 혈관과 피부 등 연부조직은 성형외과에서 맡아 서로 릴레이식으로 협력해 수술을 진행합니다. 먼저 정형외과에서 미리 계산해둔 길이에 맞춰 뼈를 잘라 고정하고, 손등 쪽의 펴는 힘줄을 연결합니다. 이어 성형외과에서 주요 혈관을 신속하게 연결해 피가 통하게 한 뒤, 다시 정형외과에서 굽히는 힘줄과 큰 신경들을 연결합니다. 이후 성형외과에서 남은 혈관과 미세신경을 연결하고 피부를 봉합해 수술을 마무리합니다. 뼈, 힘줄, 신경, 혈관 가운데 어느 하나만 잘 연결된다고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이 모든 조직이 조화롭게 연결되어야 손이 제대로 살아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수술 전부터 성형외과와 정형외과의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수술 계획을 수립하고, 수술 중에도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수부이식은 수술만큼 재활도 중요합니다. 재활운동은 상처가 완전히 아문 뒤에 시작하나요?
수술 후 일주일쯤 지나 이식한 손의 혈류가 안정되면 관절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 재활운동을 시작합니다. 3주 차부터는 손가락이 뒤로 젖혀지는 갈퀴손 변형을 예방하기 위해 맞춤형 보조기를 착용한 채 적극적인 재활에 들어갑니다. 이때 무리하게 힘을 쓰면 봉합한 힘줄이 재파열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후 초기 6주 동안은 본인의 힘을 쓰지 않고 보조기의 구동력을 이용하는 수동적 운동을 시행합니다. 6주 차부터는 스스로 근육을 움직이는 능동적 운동이 가능하며, 힘줄 봉합 부위가 안정되는 3개월 이후부터 본격적인 근력 강화 운동을 시작합니다. 특히 초기 3-4개월 동안은 보조기 착용과 적절한 운동으로 관절의 가동 범위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갈퀴손 변형으로 관절이 굳어버리면 이후 신경이 회복되더라도 손이 제 기능을 못 하기 때문입니다.

신경을 연결하면 곧바로 감각이나 움직임이 회복되는 건가요?
신경을 봉합했다고 바로 기능이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의 신경이 이식된 손 쪽으로 천천히 자라 내려오면서 감각기능과 운동기능이 서서히 회복됩니다. 환자들에게는 신경 자라는 속도가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와 비슷하다고 설명합니다. 초기 6개월 정도는 감각이 거의 없어서 뜨겁거나 날카로운 물체를 만져도 잘 느끼지 못합니다. 대개 6개월부터는 감각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해 1년에서 1년 반 정도 지나면 거의 정상에 가깝게 회복됩니다. 자율신경계가 회복되어 손에서 땀도 나고요. 감각도 없고, 손이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이 1년 반의 시간이 고비인 셈입니다. 재활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면서 이 고비를 잘 견뎌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의 기능 회복은 어느 정도까지 기대할 수 있나요?
손상 부위와 시기, 남은 조직의 상태 등에 따라 개인차는 있지만, 손을 쥐고 펴고, 물건을 집고, 손에 가방을 거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동작은 가능합니다. 다만 악력은 대체로 정상 손의 절반 수준까지 회복되고, 섬세한 동작이나 강한 힘이 필요한 작업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수술 후 1년 6개월 정도 지나 신경의 자연 회복이 마무리되면, 손의 기능을 평가하고 남아 있는 기능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추가 수술을 검토합니다. 세브란스병원 수부이식 환자들의 경우, 엄지손가락의 기저 관절을 물건 집기에 가장 편한 각도로 고정해주는 관절유합술 등의 2차 수술을 시행해 부족한 기능을 보완했습니다.
수부이식은 생명을 구하기 위한 수술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치료입니다. 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환자들이 이해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다른 장기이식과 마찬가지로 수부이식 후에는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특히 피부는 면역반응이 강한 조직이어서 다른 장기이식에 비해 면역억제제의 혈중 농도를 높게 유지해야 합니다.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 우리 몸의 면역력이 낮아져 감염에 취약해지고, 암을 비롯해 다른 질병의 발병 위험은 다소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 손과 팔은 외부로 노출된 장기인 만큼, 기증자의 손을 자신의 신체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정신건강의학과 평가도 받아야 합니다. 수술 후 곧바로 손을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약 1년에 걸친 꾸준한 재활치료가 필요합니다. 손은 생명 유지에 필수 장기는 아니지만, 다양한 기능으로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따라서 수부이식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 부담, 긴 재활 과정까지 충분히 이해한 뒤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수부이식은 환자 선정부터 수술, 이후 재활과 면역억제제 관리까지 여러 의료진의 협력, 환자의 의지와 노력, 뇌사 기증자와 유가족의 숭고한 선택 등 모두의 마음이 모여야 가능한 치료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수부이식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손은 기능적으로 중요한 기관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표정이나 말투처럼 사회적 소통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악수하면서 인사를 나누고, 손을 맞잡고 격려를 나누기도 하고, 상대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반가움이나 위로를 전하기도 합니다. 저희 환자 중 한 분은 사고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반갑다며 손을 잡았다가 차갑고 딱딱한 의수에 놀라는 상황이 참 불편했다는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수부이식을 통해 온기가 도는 손을 갖게 된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고, 이것이 결국 심리적 회복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환자분들이 이식 전엔 스스로 결함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이식 후 다시 온전해진 느낌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수부이식은 손의 외형과 기능을 복원함으로써 환자의 정서적 어려움과 사회적 관계까지 회복시켜주는 치료입니다.

<이식받은 소중한 손, 오래 잘 쓰기 위한 필수 원칙!>
- 감각 회복 전에는 손에 상처가 나더라도 알아채기 어려우므로 눈으로 손 상태를 자주 살핀다.
- 외부활동 시에는 장갑을 착용해 손을 보호하고, 뜨겁거나 차가운 물건을 만질 때는 반드시 반대쪽 손으로 먼저 온도를 확인한다.
- 자율신경 회복 전까지는 땀이 나지 않아 손이 건조하므로 핸드로션을 자주 바른다. 피부 트러블과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의료진의 재활 수칙을 잘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힘줄이 완전히 아물기 전(수술 후 약 6주)까지는 무리하게 힘을 주지 말고, 보조기 착용 시간을 꼭 지킨다.
- 면역억제제는 반드시 정해진 시간에 처방대로 복용한다. 임의로 약 용량을 조절하거나 복용을 중단하면 거부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작은 상처도 가볍게 넘기지 말고, 이상이 느껴지면 바로 의료진과 상의한다.

최윤락 교수 정형외과
진료 분야 : 손, 손목, 주관절(팔꿈치), 말초신경의 외상 및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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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부외과 및 미세수술 분야의 탁월한 실력자로, 외상과염과 건초염, 방아쇠 수지 같은 힘줄 질환부터 흉곽출구증후군, 수근관증후군 등 고난도 말초신경 압박병증, 복잡 골절과 절단 외상에 이르기까지 팔과 손의 기능 회복을 위한 치료를 전문으로 한다. 2015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의 팔 관통상 수술, 2021년 수부이식 법제화 이후 국내 첫 수부이식 성공 등 굵직한 수술을 이끌며 국내 수부외과의 새 지평을 열었다. 환자와 같은 곳을 바라보며 몸과 마음의 회복을 함께 돕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는 것을 진료의 가장 큰 가치로 삼고 있다.
월간 <세브란스병원> 2026년 8월호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